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아내는 분명 휴가 날짜를 조정해보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아내의 섣부른 바람이었을 뿐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우리는 너나없이 고통 속에서 태어난 존재들이란다. 아아아아. 그는 비명을 지르며 아이에게 속엣말을 했다. 고통 다음에야 비로소 가족의 이름을 부여받는 거야. 아아아아. 그래서 가족이란 단어는 들으면 눈물부터 나오는 거란다. 그는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되새겼다. 아아아아. 그는 정말이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래도 꾹 참고, 아이를 바라보면서 오랫동안 소리를 내질렀다. 아아아아.

나는 그저 무언가를 다시 해보려고 했을 뿐인데…… 그는 괜스레 케이블TV 속 셰프가 원망스러웠다. 누구에겐 초간단 요리가 또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음을…… 아무도 그것을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노모는 무겁지 않았으나 그래서 더 놓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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