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이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 분석해보았을 때 질병, 신체 기능, 인지 기능, 사회 자원 등을 종합한 노쇠 정도(노쇠 지수)는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와 거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세월을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이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앞 장에서 노쇠 정도의 반대말은 내재 역량이라고 이야기했고, 회복 탄력성과도 유사하다고 했다. 어려운 말로는 생리학적 예비능physiological reserve이라는 표현을 쓴다. 앞선 장에서 사람의 내재 역량이 기업의 내재 가치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이는 기업이 재무 구조와 수익 구조가 탄탄하면 예기치 못한 어려운 시기를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과도 비슷하다.

노쇠가 심해진다는 것은 시스템에서 고장 난 부분이 많아지는 것으로, 음의 피드백negative feedback이 충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작은 스트레스에도 파국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리 근육의 성능은 노쇠 정도를 겉으로 가장 쉽게 평가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도 미리 알아두자.

노쇠를 생존과 관련된 도메인(질병, 신체 기능, 인지 기능, 사회적 자원, 기분, 영양 상태)을 설명할 수 있는 변수들을 많이 모아서 30개 이상의 변수 포트폴리오로 만들고, 이 변수의 개수 중에 이상이 있는 것의 개수를 세어서 노쇠 지수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사람의 노화라는 것은 거대한 코끼리와 같아 여기를 만지는 사람, 저기를 만지는 사람이 있지만 결국 그 코끼리는 다 같은 코끼리인 것이다.

근대 산업 사회의 공업 발전이 선진국들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며 제1,2차 세계대전이 지나갔고, 이때를 즈음하여 선진국 사회가 생각하는 질병의 중심이 점차 전염성 질병에서 비전염성 질병으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장년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면서 만성질환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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