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조각들뿐만 아니라 전체 그림도 일치해야 한다.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훨씬 어려운 일이다. 같은 것을 봐도 저마다 자신의 경험과 훈련, 지식의 렌즈를 통해 받아들인다. 게다가 우리는 모두 자기 나름의 추정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정보를 접해도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상황 조정실이 현장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급하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하도록 한다. 그렇게 해야 현장에서 일하는 팀이 멀리서 일하는 여러 팀들로부터 오는 끊임없는 정보 요청에 시달리지 않고, 모두가 같은 그림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단점은 상황 조정실에서 잘못된 그림을 그리면 모두가 잘못된 그림을 가지고 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때문에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주기적으로 상황 조정실의 모든 활동과 소통을 멈추고 관련자들 모두에게서 최신 상황을 보고 받아 퍼즐의 그림을 거기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역할이 큰 그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아니다. 핵심적인 일이다.

불은 불편하다고 꺼지지 않는다. 우리도 불편하다고 화재 진압을 그만 할 수 없다.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 순간에 어떤 상황을 예측하면서 그 결정을 내리는지를 의식적으로 검토해보도록 독려했다.

본질적으로 이 기법은 잠재의식을 의식적으로 검토하고, 추정과 직감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수술실에서는 확신을 가지고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외과 의사들은 이렇게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직관에 의지하는 성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소방 지휘관들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개발한 기법을 사용하면 외과 의사들도 자신의 추정에 의식적으로 도전해서 환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일상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우리가 파급 효과에 대해서 전혀 생각지 않고 ‘지금, 여기’에만 집중해서 결정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더 큰 그림이나 영향은 생각지 않고 어떤 생각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추정해버린 적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케이크 한 조각을 접시에 더 담으면서 다이어트 결심을 천 번째 깨뜨리려는 순간 이 기법을 사용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케이크 한 조각 더 먹는다고 얼마나 살이 찌겠나? 흠, 한 조각에 들어 있는 900칼로리의 열량을 다 태우려면 16킬로미터를 넘게 뛰어야 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갑자기 그 케이크 한 조각을 먹어서 뭐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고 만다!

따뜻한 잠자리에 조금만 더 누워 있고 싶다는 유혹을 이기고 벌떡 일어나 운동을 하라고 나 자신을 설득할 때도 이 기법을 쓴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하루 종일 얼마나 기분이 더 좋을지, 그에 비해 아침 내내 잠옷 바람으로 게으름을 피우면 얼마나 멍한 느낌이 들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을 하자면 그 기법이 잘 먹히지 않을 때도 있다. 포도주를 한 잔 더 마시자는 유혹을 거부하고 제때 펍에서 나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그 좋은 예다. 물론 성공적으로 그 기법을 사용하기에는 이미 마신 술이 너무 많긴 했다!

하지만 이 기법을 적용하기 시작하면 가능성은 무한하다. 지금 장을 보러 나설 것이냐, 나중에 갈 것이냐. 지금 텔레비전을 보면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이 너무도 편하지만 오늘 저녁에 미리 애들 학교 준비물을 챙겨둘 것이냐, 내일 아침에 바삐 서두르다 온 가족이 폭발하도록 할 것이냐. 누구나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신이 맞춘 퍼즐 그림, 즉 상황 인식력을 향상시키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