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버지를 사랑했어.’ 이것은 진실이었다. ‘난 지금 마땅히 슬퍼해야 해. 뭐든 감정을 느껴야 해.’
그러나 그가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는 ‘이것은 중요한 사실이다’라는 것뿐이었다.
다른 사실들과 똑같았다.

할렉의 말이 생각났다. "기분은 가축을 돌볼 때나 사랑을 할 때 필요한 겁니다. 싸움은 필요해서 하는 거예요. 기분이 어떻든 상관없어요!"

‘어쩌면 그 때문인지도 몰라.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걸 미루고 있는지도……. 나중에 시간이 생겼을 때로.’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슬픈 일이죠. 장소는 장소일 뿐입니다."

폴의 이러한 능력을 훈련시키는 데 그녀가 일조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폴의 능력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공작의 편안한 품이 그리워졌다. 눈시울이 뜨거웠다.

‘사랑의 시간이 있으면 슬픔의 시간 또한 있는 법.’

이 아이는 죽음의 한가운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생명이야. 내가 이 아이를 임신한 건 명령 때문이 아니라 나의 본능 때문이야.’

‘난 왜 아버지의 죽음이 슬프지 않은 거지?’
온몸의 세포가 애타게 슬픔을 분출하고 싶어 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런 일은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얻을 때가 있으면 잃을 때가 있는 법.’

‘지킬 때가 있으면 버릴 때가 있다. 사랑할 때가 있으면 증오할 때가 있다. 전쟁이 지나면 평화가 찾아온다.’

"난 부모라면 누구나 바라는 걸 바랐어. 그러니까 네가…… 더 뛰어나고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란 거지."

‘네가 만나는 것들을 제대로 인식할 준비를 하라’

‘저는 씨앗이에요.’
그는 이 순간 자신이 떨어진 땅이 얼마나 비옥한 곳인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 깨달음과 함께 끔찍한 목적이 그의 의식을 가득 채우며, 텅 비어 있는 그의 마음속에서 슬금슬금 움직였다. 슬픔 때문에 목이 메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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