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원인으로든, 현재 상태의 자신의 주인은 자기입니다. 그것을 고치든 고수하든 상승시키든 개선시키든 그 모든 것은 원인제공자가, 설령 백 번 개심을 한다 하여도 이제 와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당사자의 자기 연민이나 분노가 해결할 일도 아닙니다.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몫입니다. 자신을 빚어나가는 일을 할 사람은, 자기밖에는 세상에 그 누구도 달리 없습니다.

"지향하며 노력하는 자 우리가 구원할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도도한 서구 문명 3000년을 누빈 듯한 느낌과 함께 방황하는 저 자신도, 방황하는 많은 다른 이들도 껴안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대 ‘선’에 대하여 보답을 받았던가?"
나의 화살은 고운 깃 달고 날아갔다오.
온 하늘 열려 있었으니
어디엔가 맞았을 테지요.

좋은 뜻으로 시작했건만 일은 자주 꼬이고, 좋게 만났건만, 준 것도 많건만 인간관계는 가끔 험하게 틀어지기도 합니다.

제아무리 대가를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제아무리 마음을 비운다 해도 범인인 이상, 뭔가 좋은 일을 하고 난 사람의 마음 바닥 어딘가에는 남아 있게 되는 보상심리의 잔재를 이 물음은 정조준합니다. 그러나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그 열림과 너그러움이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남습니다. 영롱한 오색 깃털을 단 화살이 방금 눈앞을 날아하는 걸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은유의 힘이 참으로 큽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보복의 양형인 것처럼 들리는 이 오래된 함무라비 법전의 경구가, 실은 똑같이 보복해주라는 것이 아니라 응징이 도를 넘으면 안 된다는 경계라고는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여도, 좀 무섭습니다.

네가 겨울 저녁
성난 듯 넘치거나
봄의 찬란함 에워싸고
어린 꽃봉오리 솟거든.
행복하여라, 세상 앞에서
증오 없이 자신을 닫는 이
한 친구를 가슴에 안은 이
더불어 즐기는 이

사람들이 알지 못해도
혹은 유의하지 못해도
가슴의 미로를 지나며
어둠 속에서 오가는 것
그것을 더불어 즐기는 이.

외로움이 하나의 장소 같습니다. 그가 거닐며 살아갈 강가, 삶의 터 같습니다.

것을!
고통 속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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