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우물 속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비록 물은 맑지만 너무 심한 굴절을 일으켜서, 말들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일그러지는 것이 보이는 듯했으니, 아이의 마음 바닥에 어떤 무늬를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자기도 논문이나 쓰는 머리 좋은 남자들, 찰스 탠슬리라든가, 그런 사람들보다는 다소 둔한 편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제임스는 취향이 비슷해서 함께 있으면 편안했다.

왜들 그렇게 빨리 자라는 거지? 왜 학교에 가야 하는 거지? 그녀는 언제까지나 어린아이가 있었으면 했다. 아기를 품 안에 안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아이의 머리칼에 입술을 대어 보며, 이 아이도 다시는 이렇게 행복하지 않겠지, 하고 생각하다 멈칫했다.

이상한 일이지만, 그는 평소에 우울하고 낙심해 있으면서도, 전반적으로는 그녀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것이 사실이었다. 인간적인 근심 걱정을 덜 겪어서 ─ 아마 그래서일 것이었다. 그는 항상 자기 일로 돌아가면 그만이었으니까

삶이란, 하고 그녀는 생각했지만,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가 없었다. 그저 흘긋 바라볼 뿐이었다. 삶이 거기 있다는 것은 분명히 감지할 수 있었지만, 그 느낌은 확실히 실감되면서도 자기만의 것이라 자식들과도 남편과도 나눌 수 없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삶과,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진행 중이었고, 그 거래에서 그녀는 삶을, 삶은 그녀를 줄곧 서로 이기려 들었다

자신이 삶이라 부르는 그것이 끔찍하고 적대적이고 틈만 보이면 공격을 해올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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