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녀석에게 첼로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에게는
녀석보다 2살 어린 아들(찬이)이 있어서 둘이 잘 어울린다.
N군은 심성이 유약하여 센 아이들 앞에선 기를 못 펴고
그런 아이들을 피해 혼자 노는 데 반해 찬이는 고집도 세며 영리하고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과도 거리낌없이 잘 어울린다.
그래도 찬이는 N군을 '형'이라고 부르며 레슨이 끝나면
찬이네 아파트 놀이터에서 30~40분 정도 뛰어논다.
그동안 나는 첼로 선생님과 수다를 떤다.

오늘은 특별히 두 녀석을 좀 많이 놀렸다.
선생님과 난 "애들은 좀 많이 뛰어놀아야 돼요~."라고
합의 한 뒤인지라 어둑해지려고 했을 때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오는데
뒤에 앉은 녀석들이 귓속말을 하고 있는거다.
무슨 일이냐고 하니
딸아이가 나서서 얘기를 해주는데
내용인즉
"N군이 찬이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현이(이 애는 우리 아파트 같은 라인
7층에 사는아이인데 N군과 같은 반이고 합기도도 같이 다닌다.
그런데 이 아이가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의 얼굴을 때려서
쌍코피를 터트리는걸 목격한 뒤로 N군은 현이를 두려워한다.
더구나 N군은 합기도 검은 띠이고 현이는 파란 띠인데도 불구하고....ㅜㅜ)
닮은 애가 놀이터에서 노는 N군에게 침을 뱉었데요."
나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아니 누가 감히 내 귀한 아들에게 침을 뱉어!! 라며 불끈....
그래서 대뜸
"그래서 넌 어떻게 했는데? 때려주지 가만히 있었어?"하니
N군 한다는 소리....

"착한사람이 어떻게 때려요?"

으으음...그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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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7-02-07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예쁩니다. 그런 순수한 마음을 쉽게 잃지 않게 잘 키워 주세요 ^^

라로 2007-02-0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그게 문제라니까요....ㅜㅜ
엄마로서 자격이 넘 없어요, 저는....부모 교육서를 많이 읽었는데도 이모양이에요. 훌쩍
부모 교육서니 뭐니 보다 제가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할것 같아요.
어쩌면 저먼저 "상처받은 동심을 치유 받아야 하는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는.....

알맹이 2007-02-0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거그거.. 저도 늘 생각하는 거에요. 나부터 치유받아야 하는데 하고.. ^^;;

라로 2007-02-0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정상적으로 어린시절을 잘 보낸 사람들이 없어요. 625이후로....
하지만 그렇기에 우린 더 격려하면서 살아야 하는거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