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사실 이건 오늘 얘기 아니고 열흘 전 5일 화요일날 얘긴데 거리를 걷다 못 보던 간판을 봤다.
손수조TV (경기 동두천 큰시장로29-1 301호)
내가 아는 손수조는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표 체제가 들어서며 이름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꾼 당이 '박근혜 키즈'로 이준석과 함께 영입해서 부산 사상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랑 붙었다가 떨어지고 2016년 총선에 같은 곳에서 다시 한 번 선거 나왔다가 또 떨어진 뒤 정치 그만두고 장례지도사로 일한다는 사람 뿐이었기에 동명이인인 줄 알았는데..
간판 모양이 유튜브 모양이라 유튜브 찾아보니 내가 아는 그 사람 맞았다!
부산 사람이 북쪽 끝 휴전선 가까운 이 동네에서 뭐 하는 거지 궁금해하며 좀 더 조사해 보니 아예 이 동네로 이사와서 내년 총선에 나갈 생각이란다. 이 동네 현직 의원인 같은 당 김성원이 지난해 물난리 나서 서울 관악구 반지하 살던 서민 가족 죽은 뒤 며칠만에 거짓말처럼 쨍쨍한 날씨 아래 수해피해 돕는 자리 나가서 해맑게 웃으며 '비 좀 왔음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서 여론에 처맞아 지위가 흔들흔들한 걸 노리고 여기까지 올라온 모양인데.. 글쎄, 잘 될까?
어차피 난 누가 국민의힘 후보 되든 그쪽 당엔 표 줄 생각 하나도 없지만 뭐 나도 서울 미친 집값 때문에 밀려나 동두천에 살게 된 지 여섯 해 반쯤 된 굴러온 돌일 뿐이라 동두천에 깊은 애향심을 품었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손수조의 동두천을 '띄엄띄엄하게 보는'(*) 태도는 그런 나에게도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ㄴ. 지난해 10월 20일 쓴 글에서 우리 동네서 드라마 촬영하는 거 보고 관련자에게 드라마 제목이 뭐냐고 물으니 그건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고 내년에 방영된다고 들은 얘기를 썼는데 드디어 그 드라마가 무언지 알아냈다. blog.aladin.co.kr/temper/14026235
현재 jtbc에서 방영되는 '힙하게'라는 작품이다.
어젯밤, 엄밀히는 오늘 새벽, 밤산책하다 tv를 켜 둔 안경가게를 지나는데 어느 중년?노년? 남성이 스크랩북을 살피고 스크랩북에 '무진'이라는 지명이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해 내가 본 촬영장면은 버스에 배우들이 오르는 장면이었는데 버스에 무진이라는 지명이 종점으로 나오길래 '이 드라마 배경은 무진이란 곳이다. 작가가 아마 김승옥 팬일 거다. 내년에 무진이란 지명 나오는 드라마 찾으면 되겠네.' 했는데 거의 11달 만에 비밀이 풀렸다. 왠지 즐겁다.
버스에 배우가 오르는 걸 촬영한 데는 동두천 평화로2313번길27 먹보갈비 앞이다.
오늘 새벽 고맙게도 왜인지는 모르지만 영업 끝났는데도 늘 바깥에서 보이는 tv를 늘 켜둬서 내 11달 묵은 궁금함을 풀어준 안경가게는 중앙로125 영스포렉스113호 글라스미 렌즈미 동두천점이다. 나는 저건 쓸데없는 전기낭비야 하고 평소 이 집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오늘만큼은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