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관 4
콜린 맥클로우 지음 / 교원문고 / 1994년 4월
평점 :
품절


로마사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96년에 읽으면서부터다.

그러다 가시나무새로 이름난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콜린 맥컬로우가 시오노와 비슷한 시기인 91년 무렵부터 로마 공화정 말기를 무대로 대하소설을 썼다는 걸 알게 됐다. 맥컬로는 모두 여섯 작품을 썼는데 순서대로 First Man in Rome, Grass Crown, Fortune's Favourite, Caesar's Women, Caesar, October Horse 이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해당 부분은 3권 승자의 혼미 2장 마리우스와 술라의 시대에서부터 5권 율리우스 카이사르 후반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연합군이 필리피 전투에서 카시우스와 브루투스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데까지다.

첫 책인 로마의 일인자가 91년에 나왔고 마지막 권 10월제의 말이 2002년에 나왔다. 양으로 따지면 콜린의 6권이 시오노의 15권보다 살짝 긴 거 같다. 예를 들면 로마의 일인자와 풀잎관은 교원문고에서 한국말로 번역됐을 때 둘 다 4권씩으로 쪼개져 나올 만큼 길다. 나머지 네 작품들도 첫 두 작품보단 살짝 짧지만 한국말로 번역하면 세 권 쯤은 될 분량이다.

풀잎관에 한정해서 말하면 마리우스와 술라 시대에서도 동맹시 전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시오노의 책과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읽고 상대적으로 마리우스와 술라 시대를 짧게 다룬 시오노보다 훨씬 자세하게 등장인물들 심리묘사가 돼 있다. 무엇보다 시오노보다 10배에 가까운 분량이다보니 등장인물 수도 훨씬 많고 로마의 풍습, 생활사 묘사를 더 깊게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판매 부진 때문인지 풀잎관을 끝으로 더는 번역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영어 읽을 줄 알고 로마사에 관심 많으신 이들은 여섯 권 모두 도전해 보시기를.

마지막으로 시오노를 너무 혹평한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을 거 같아 미리 밝혀 두는데 난 로마인 이야기를 꽤 재밌게 읽었고 시오노를 좋은 작가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오노는 로마사 전체를 쓰려 한 반면 맥컬로우는 공화정 말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시오노보다 더 촘촘하게 그 시대를 묘사할 수 있었다는 게 내 판단이다.

고침-마지막에서 두번째 문단 중간에 '무엇보다 시오노보다 10배에 가까운 분량'이라고 썼는데 이건 여섯 권 전체가 시오노 15권의 10배 분량이란 뜻이 아니고 마리우스와 술라 시대를 다룬 부분만 비교하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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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니 2
마이클 코다 지음, 공경희 옮김 / 김영사 / 199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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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래도 남자이다 보니 로맨스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심심함에 못 이겨 책장을 뒤지다 찾아냈다. 84년 쯤에 미국에서 영화인을 아버지로 둔 저자가 썼고 미니시리즈가 만들어지기도 한 이 책은 90년대 초반 우리말로 번역됐다. 그러고 보니 미니시리즈를 국민학교 다닐 때였나 중학교 다닐 때였나 본 기억도 난다.

인도인 피가 1/4, 영국인 피가 3/4 흐르는 퀴니는 인도에서 태어나 살지만 행복하지 못하다. 아 참 시대적 배경은 1900년대 초반이다. 그래서 영국으로 삼촌과 함께 도망가지만 이 삼촌이란 사람도 믿을 만한 남자는 못 돼서 팔자는 자꾸 기구해진다. 끝내 스트리퍼로 몰린다. 그러다 기회를 봐서 영화배우로 성공하며 영국에서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그 과정에서 적도 만들고 동료도 만들고 결혼, 이혼 거듭하기도 한다는 얘기.

독후감을 잘 쓰지 못해 안타까운데 꽤 단단한 줄거리를 갖춘 로맨스 소설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는 점만 다시 강조해 둔다. 저자가 영화인 아들이라 그런지 헐리우드 뒷얘기 읽는 재미가 스포츠신문 연예기사 읽는 것만큼 재밌다는 것도 덧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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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한 지 두 주 됐다. 처음엔 40개 하다가 차츰 횟수를 늘려 오늘은 80개 했는데 거울 보니 어깨랑 팔이 확실히 달라진 걸 알 수 있었다. 모든 일이 이렇게 금새 효과가 나면 얼마나 살 맛 날까? 대부분 일들은 한참 지날 때까지는 나아지고 있다는 표시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쉬 포기하게 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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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6개였는데

1.All the President's Men - Robert Redford, Dustin Hoffman

2.7인의 사무라이 - 구로사와 아키라

3.하울의 움직이는 성 - 미야자키 하야오

4.오리지널 80년대 촉산 - 서극

5.여자를 사랑한 남자 - 트뤼포

6.Carnal Knowledge - Mike Nichols

이 가운데 1은 디비디에 문제가 있어서 12일날 '헨리 & 준'으로 바꿔 왔다.

내일이면 비디오 가게에 돌려줘야 하는데 아직도 3,4,5는 못 봤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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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가에는 비슷한 주제를 가진 저작이 서로 경쟁하듯이 진행되고 있어 기획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한국문학에 나타난 성풍속도’다. 몇몇 시인출신 소설가들이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보다 먼저 한 경영학 박사가 같은 주제의 책을 펴냈다.’우리의 사랑과 성,어디까지 왔나’(얼과알)란 제목의 책을 펴낸 김진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바니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기업컨설턴트다.

책은 이문열에서 장정일, 하일지, 김한길, 양귀자, 구효서에 이르는 현역작가의 작품에 실려 있는 성묘사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소설에 나타난 성묘사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잘 알려지지 않는 ’첫 남자의 마지막 여자’, ’깜부기’같은 소설도 참고목록일 정도다. 목차도 다분히 자극적이다. 각 사랑의 형태별로 모았다. ’자위와 수음’, ’첫키스 첫 경험’, ’섹스와 사랑’ 등의 항목으로 나눠 각 분야별 소설에 등장하는 묘사만 간추렸다.

저자는 이문열씨의 소설 ’전야,혹은 이 시대의 마지막’이란 소설에 등장하는 사랑의 시간에 대해서도 분석을 가한다. 그 소설에서 남녀가 ’방으로 올라간 시간은 어느새 열한시’였지만 ’침대 머리맡 탁자의 전자시계로 새벽 두시를 확인하고도 한참이나 더 서로에게 빠져 있던 우리는 어느 순간 미리 합의라도 한 것처럼 떨어져 누웠다’라는 부분을 인용하며 ”어느 정도의 과장이 섞인 듯하다”라고 촌평을 붙인다.

물론 책은 자료모음 성격이 강하다. 드러난 자료를 통해 이를 관통하는 문제를 정리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가 내놓는 평가도 단선적인 수준에서 그친다. 이를테면,유명작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섹스회수를 놓고 ”4회 정도가 상식적이지 않을까”라는 평까지 내놓는다.

예를 들어 ’자위와 수음’이란 장에서는 김한길의 ’여자의 남자’, 송기원의 ’열하홉 살의 시’, 이순원의 ’19세’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 등이 등장한다.

”머리를 완전히 비우던가, 아니면 여자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혹은 풍경을 그려 넣는거야. 일테면 복잡한 도심이 교통체증이라든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그것도 아니면 창 밖으로 펼쳐지고 있는 음산한 가을의 하늘.하하하!” 이것이 저자가 찾아낸 하창수의 소설 ’차와 동정’에 실린 자위에 대한 부분이다.

자료로서도 약점이 있다면, 등장작가군이 현대소설가에서 머문다는 점이다. 앞에서 말한 ’한국문학에 나타난 성풍속도’기획은 고전을 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기사 게재 일자 200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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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에서 양귀자 검색어로 넣고 조사하다가 찾은 7년 묵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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