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책에서 1



일반적으로 여자는 남자에 비해 뇌세포 수가 적기 때문인지(일본인 뇌 무게의 평균치는 남자 1372.9그렘, 여자 1242.8 그램) 천박함과 어리석음을 그 바탕으로 하며, 또 그것이 매력이 되기도 하지만 천박함과 어리석음이 이렇게까지 심해지면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된다. 

_ 다치바나 다카시,「시대와 상황의 병리학」,『문명의 역설』에 수록



우먼 리브는 일부일처제가 여자의 성적 욕구를 봉쇄한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그녀들이 정신적 불구임을 공표하는 것과 같다. 정상적인 여성의 성 심리에서는 여성 스스로가 일부일처를 원한다는 사실이 모든 심리학적 데이터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 음란한 여자, 여러 남자를 원하는 여자는 예외 없이 냉감증, 불감증이다. 오르가슴 부전이 님포마니아와 우먼 리브를 낳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길 원한다면 오르가슴을 느끼게 해주는 남자를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

_ 다치바나 다카시, 위의 책


와, 아무리 옛날 글이라지만, 다치바나 다카시 진짜 개실망...... 후에 문고판으로 재발매 될 때도 전혀 개정이나 삭제를 하지 않았다는군요.




오늘 읽은 책에서 2




남성 우월주의는 어떠한가?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다윈주의를 남성 우월주의의 일종이라고 비난해 왔다. 다윈 이래 생물학자들은 암컷과 수컷의 차이를 강조하고 이를 토대로 남녀의 사회적 역할이나 기능을 설명하려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합당한 논의와 '오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다윈주의는 규범적 입장이 이념과 무관하다. 더구나 준거점을 언급하지 않고 무조건 수컷이 암컷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구체적인 기능을 제시하지 않으면 평가적인 언명도 자기 선호 표현에 지나지 않게 된다. "남자는 여자보다 잘났다."고 말하는 것이나, "난 남자가 좋아."라고 말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윈주의가 스테레오타입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엉렵다. 다만 그것이 전적으로 다윈 탓인지는 의문이다. ....(중략)..... 하지만 성선택 이론을 수컷 우월주의로 착각하는 일부 때문에 다윈주의를 남녀 차별을 용인하거나 조장하는 입장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핵전쟁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때문이라고 질책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다윈주의자와, 다윈주의를 빌미로 남성 우월주의를 조장하는 이데올로그는 구문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_정연교,「윤리의 세방화를 촉진시킨 다윈과 다윈주의」


이런 글을 보면 눈쌀이 찌푸려지는 것이 syo 뿐입니까. 다윈주의자와 다윈주의를 빙자하는 이데올로그를 왜 구분하지 못하냐고, 그 책임을 페미니스트에게 따져 묻는 것이 전적으로 온당한 일인가?


이 판에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글쓴이가 주장하는 순수한 정통 다윈주의자 A, 다윈주의를 빌미로 남성 우월주의를 조장한다는 '착각하는 일부' B, 그리고 다윈주의도 잘 모르면서 남성 우월주의의 일종이라고 비난하는 페미니스트 C. 


그러니까 글쓴이의 말은, B가 다윈주의라는 객관적이과 과학적인 학문을 비틀어 C를 공격했고, C는 A와 B를 구분하지 않고 욕하고 있다는 건데, 이 말만 들어도 저자가 얼마나 젠더 문제를 방관하고 있으며 학문적 고고함만 지키려 하는지 눈에 선명히 보인다. 세상 어느 B가 자신이 B라고 하며 C를 공격하겠는가. 자기가 A라고 하며 공격해 오는 B를 보며, 얻어맞는 C가 너는 A가 아니라 B야, 하고 다정하게 정정을 해주면서 얻어맞아야 한다는 말인가. 글쓴이가 A로써, 정말 진정한 다윈주의를 오염시키는 세태를 바로잡고 싶다면, C에게 눈을 뜨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B를 축출하는데 앞장서야 할 게 아닌가. 다윈주의에 똥물을 타고 있는 것은 C가 아니라 B인데. B가 모조리 없어지면 C가 다윈주의를 오해할 일이 없겠으나, C가 모조리 없어진다 한들 B가 남아 있다면 진정한 다윈주의를 향한 A의 꿈은 이룰 수 없는 게 아닌가?


첫번째 문단에서 글쓴이는 B를 공격한 척 하는데, 눈가리고 아웅도 정도껏이다. 글쓴이의 눈에 B가 하는 짓은 잘못이 아니라 '오버'일 뿐이다. 글쓴이는 '준거점을 언급하지 않고' 깝치는 B를 욕하는 척 하지만, 실제 그런 B는 없고, 있어도 C가 알아서 거른다. 문제가 되는 B들은 진화심리학이든 뭐든 가져와 자신의 주장에 맞게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근거를 만들곤 한다. 그러나 글쓴이는 그런 B를 경계하는 태도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후드러 패면서 객관성을 확보한 척 할만큼 약삭빠른 것인지, 아니면 저래 놓고 정말 스스로 객관적이라고 생각할만큼 순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글쓴이는 '가치 다윈주의'라는 것을 주장하면서, 그 가치 다윈주의가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예쁘지만 허망한 조건을 제시하는데, 정말 옳다. 핵공감.


"우선 가치와 진리가 분리되어야 한다. 가치의 원천을 하늘이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정말 그렇다. 부디, 다윈주의라는 진리의 고결함을 수호하겠다고 사람에게서 눈을 돌리고 귀를 막는 일은 하지 말아주시기를. 


"둘째, 이성에 대한 편집증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어야 한다. 도덕이나 윤리가 고매한 이성을 갈고닦아 발견할 수 있는 진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말 그렇다. 부디, '준거점'이나 '구체적인 기능' 같은 진리의 보조장치들을 휘둘러대며 무언가를 합리화 하려는 시도는 말아주시기를.


"셋째, 문화와 가치의 기능을 효용에서 찾아야 한다. 문화와 가치가 생존 기제의 일부임을 인식하고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상이한 습속과 전통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정말 그렇다. 부디, 젠더 형성 과정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말아달라는 목소리에 지금처럼 힘을 실어주시기를.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한 문화나 가치가 갖추고 있는 공통적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형평과 효율, 배려와 사익, 규율과 자율이 적절하게 배분되지 않을 경우 어떤 가치나 문화도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정말 그렇다. 부디, 형평보다 효율에, 배려보다 사익에 더 큰 무게추를 실으면서도 그것이 적절한 배분이라고 우기는 학자는 되지 말아 주시기를.


마지막으로, 아인슈타인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 사람은 핵폭탄이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그 날 이후 남은 평생 내내 핵폭탄 제조를 독려하는 편지를 보낸 일을 후회하며 살다 갔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에게 던져진 전제와 근거에 따라 추론하는 것에 머물 때, 우리는 '기계 부품'에 머무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그때 생각이 없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 '감히 알려 하고', '감히 문제 삼으로 하는'태도라고 할 수 있다.

_ 고병권 외,『리영희 프리즘』 


진보를 믿는 것, 그것은 진보가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믿음은 믿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_ 프란츠 카프카,「죄와 고통, 희망 그리고 진정한 길에 대한 성찰」 


만약 당신의 그 권위 있는 비평이 우리가 모르는 것를 알려준다면, 왜 세상은 계속 침묵할까요? 왜 우리에게 진실과 돌이킬 수 없는 법을 말해주지 않을까요? 비평이 그것을 안다면 우리에게 길을 제시해주었을 테고,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았을 겁니다.

_ 안톤 체호프 


실상 탈맥락적 보편이란 말은 허구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우리의 위치에서, 말하고 사고하고 행위한다. 철학적 사유는 자신이 거주하는 시간과 공간을 표시하고 말해야 한다. 예전에 만들어진 개념은 당연하게도 새로운 개념과 이론에 의해 비판되며 수정되고 새로 쓰인다. 개념은 그 흔적으로 자신의 자리를 만든다.

_ 김은주,『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모든 진리는 자기 확장적이다. 어떤 관념이 자기를 진리라고 믿을 때, 그것은 맹렬하게 팽창한다. 주먹만하게 줄어들었다가 크게 폭발한 우주처럼. 그러나 그 우주에도 끝은 있다.

_ 김현,『행복한 책읽기』


눈치 없이 혼자 느긋한 이유는 달리 없습니다. 느긋해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느긋한 채로 살 수 있는.쪽과 그렇지 못한 쪽이 정해져 있어서 문재가 되는 상황에서는, 본인이 팔자가 좋다는 걸 드러내지 않는게 예의입니다.

_ 이민경,『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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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놀이 2017-11-09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살 찌푸려지는 것에 대해 참으로 논리적으로 잘 대응하시는구나 감탄합니다! A와 B와 C를 따라가다보니 이해가 쏙쏙됩니다.

syo 2017-11-10 00:18   좋아요 0 | URL
빡쳐서 썼더니 문장이 엄청 투박하고 유아적이네요.... 흥분을 가라앉히는 법을 배워야 될 텐데요ㅠ

풀꽃놀이 2017-11-1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신에 그 때문에 글에 생기가 돌기도 하는걸요. 학술적인 글이나 보도문이 아닌 이상 조금은 흥분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syo 2017-11-10 06:47   좋아요 1 | URL
사실 프로필 이미지부터가 냉정을 상실한 인간형을 보여줍니다.....

다락방 2017-11-10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정을 상실한 프로필 이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치바나 다카시라면 저도 읽은 건 없지만 그 이름은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인데, 하하하하, 진짜,


개빻았네요.

--^

syo 2017-11-10 09:29   좋아요 0 | URL
저 정도로 당당하니까 외려 더 말문이 막히네요.

독서괭 2017-11-1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치바나 다카시 저도 읽은 건 없지만 알고는 있는 인간인데 우와~~ 존스타인벡을 향한 다락방님의 일침이 떠오르네요. “젖도 없는 놈이...” 이거.ㅋㅋ - 다치바나야, 니가 오르가즘을 아니?
ABC 비유 명쾌하고 좋아요! 그런데 ABC라고 써 놓고 보니 지난 페이퍼에서 쓰셨던 “ABC초콜렛은 초콜렛도 아니지 라는 말을 목전에서 들은 ABC초콜렛의 마음”이라는 표현이 떠올라 웃음이.. ㅋㅋㅋㅋ

다락방 2017-11-10 17:2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11-10 17:32   좋아요 0 | URL
아 그 ABC초콜렛 표현은 그 책 <베를린 일기>에 스무 번은 더 나오는 형식을 패러디 한 거였어요. 창작자가 최민석 작가님이지요. 변주도 얼마나 기가막히게 하는지, 제가 흉내낸 건 게중 재미없는 수준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