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가락을 뒤로 꺾어야하는거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한다...)



... 하... 반년만 기다리자아... 

곰곰 생각해보니 UPS에서 오늘 알라딘 책 박스 배달온댔지. ㅋㅋ

내 책은 아니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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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World (Hardcover)
Ishta Mercurio / Harry N Abrams Inc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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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성장을 다루는 그림책은 종종 만나지만, 배율을 조절해가며 성장 과정 자체를 조망하다 처음과 끝을 부드럽게 맞물리는 이 책의 가장 놀라운 부분은 시적 운율감을 살린 본문이 굉장히 수학, 공학적인 시선으로 아이의 성장을 바라보고 또 드러냈다는 데에 있어요.

그리고 결국 그 성장의 끝에서 주인공이 키워 온 세계는 자기의 첫 출발점과 같은 형태로 아름답게 응축되며 매듭지어집니다.

괜히옛날생각 
감동받았어 
시화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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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 책을 무기로 나만의 여행을 떠난 도쿄 서점원의 1년
하나다 나나코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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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블로그를 훑어보는 기분이었다는 거죠...

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어려운 일인지 짐작은 가지만 (책을 쓰는 것도 아니고 번역하는 것만으로도 머리 쥐어뜯는 사람을 아주 가까이서 봤어서), 그래도 책으로 출판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아주 빵빵 터지게 해서 엄청 웃게 해주든가, 나만 이런 생각을 감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니었구나 위로를 얻고 연대를 느끼게 하든가, 전혀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전해준다든가, 편협했던 생각의 방에 문짝을 하나 더 달아 다른 시야를 틔워준다든가,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든가... 뭐 많잖아요. 


가다 만 느낌입니다. 힘들었구나? 알겠어. 그런데 뭐가 어째서 그렇게 힘들었던건지 솔직히 얘기해서 공감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나 되게 힘들었는데, 그래서 이렇게저렇게 나름의 시도를 해서 어떤 돌파구를 찾았어. 이런 프로젝트를 해봤는데, 재미있었고 보람도 있었어. 라는 굉장히 일차원적인 이야기를 들어준 기분이예요. 심하게 말해서 초등학교 저학년이 쓴 일기와 비슷했습니다. 오늘은 뭐뭐해서 이러저러한 날이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것을 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도 보람있는(내지는 재미있는 하루였다. 어쩌라고요?

솔직히 말해 소재와 기획은 아주 참신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어떤 책을, 어떤 이유로 추천하게 되는 것인지가 아주 궁금했거든요. 책 소개도 좀 잘 되어 있으면 더 좋겠다는 기대도 있었고요. 그런데 그 중요한 부분은 너무나 기대 이하이고... 개연성도 없는 거 아닌가 싶고. 만남 사이트로 만나게 된 사람들에 대한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그것도 정말 서점원 출신이 쓴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실망스럽고. 


이렇게 대놓고 '실망스럽다'고 적는 리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책을 사고 읽고 그러다보면 기대 이하인 책은 얼마든지 만나게 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처음으로(마지막이기를 바라지만) 이렇게 궁시렁대는 이유를 강변하자면 책값에 필적하는 배송료를 지불하고 바다 건너에서 받아서 그렇습니다. 책값에 비등한 배송료를 내고 한껏 기대한 책을 펼쳤는데 예상과 달라도 너무 다르면 누군들 짜증스럽지 않겠어요. 책을 구입할 예정이 있으신 분들 참고되시길 바라요. 좋아하는 출판사인데 어째 이 책은 좀... 에러인 듯한 느낌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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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쩌면 기적일수도 있겠다. 습관처럼 입에 올리는 '우리'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단수의 '나'들이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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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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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없이 어른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을까.

성장은 어떤 종류의 통증을 먹고 사는 건 아닐까.

아팠던 시절을 스스로 보듬는 사람도 있고 그냥 그대로 그 시기를 원망으로 채우고 대물림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성장통은, 그게 끄트머리에 이르기 전까지는 내게 필요했던 일종의 통과의례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갈피를 못 잡고 앞으로 갔다 뒤돌아서 돌아갔다를 반복하는 사람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통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계속해서 걷는 것이다. 그냥,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별 것 아닌 일상의 소소함에 마음을 붙이는 것도 좋다. 연두가 생각한 것처럼.


어느 날엔가, 나에게 사회복지사가 올지도 아니면 보라와 영원히 이별할지도 아니면 카페 이상과 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다시 학교로 간다.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다시 학교로. 나는 살아 있으니까. 살아 있어야 하니까. 살고 싶으니까. -217쪽


나는 모든 나쁜 가능성을 날마다 생각해. 그리고 날마다 아주 작은 징조에 희망을 걸기도 해. 햇살에도 나무에도 바람에도 비에도 구름에도 커피 향에도 밀크티에도 우체통에도 방물다리에도 두루내에도 아저씨에게도 그리고 너에게도......

생각보다 일찌감치 독립할지도 모르겠다. 난 살고 싶다. -140쪽


연두는 계모와 이복동생과 함께 산다. 연두는 늘 불안하다. 언제고 다시 혼자가 될까봐, 마음을 주는 것도 힘들어한다. 상처받는 게 무섭기 때문이다. 감정에 휘둘리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우리가 그런 것처럼, 연두도 조금씩 마음을 연다. 코코아 한 잔의 호의를 베풀고 결점두를 골라내는 일을 시켜 마음의 부채를 지우지 않는 카페 주인 아저씨에게서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어른을 본다. 자신을 버린 친엄마를 이해해보려는 해외입양아 마농을 보며 자신의 근원을 아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친구관계에 상처가 있는 유겸이와 두려움과 상처의 경험을 공유한다.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 이규와 한쪽 눈을 잃은 이규의 멘토를 만나서 자신의 본질적인 두려움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타인과의 접점을 늘려가며 충분히 마음을 만지락하게 늘인 연두는 드디어 마음속에 묻어둔 두려움을 꺼내 살펴볼 용기를 갖는다. 이규가 말했듯, 어차피 두려움이란 것은 마음속에 가둬둔다고 해서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니까. 감싸안고 보듬을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감당할 만한 것이 되기도 하니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이 온통 황무지라도 최소한의 격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으로 인해 살 수 있다. -50쪽


내 미래를 기대해주는 누군가 있다는 것. 세찬 비바람을 맞고 있을 때 등 뒤에 따뜻한 모포 한 장이 날아와 감싸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뭐라고, 나 따위가 무엇이라고. -215~216쪽


많이 본 문장이고,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들어앉아있던 문장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 누군가 한 사람으로 인해 살아갈 이유를 얻고 활력을 얻는다. 다만 기대해 주는 것과, 기대버리는 것을 혼동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 종종 기대하기보다 기대는 경우를 본다. 기대하는 것은 내 자리에서 꼿꼿하게 버티고 서서 바라봐주는 것이다. 기댔으면서 내가 너의 앞날을 기대한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살아나가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이끼마냥 들러붙은 것들을 닦아내고 나를 제일 겁나게 하는 것을 똑바로 마주보기. 그리고 거기에 대해 누군가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응원해주기를, 누군들 그렇게 살기를 바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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