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h (Paperback) - 느리게100권읽기 4계절과정 (봄) 느리게100권읽기 4계절 봄
피터 H. 레이놀즈 지음 / Walker Books Ltd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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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은 도대체 뭘 그린 거냐며 형에게 비웃음을 당한 뒤부터 그림 그리는 일에서 느꼈던 순수한 기쁨을 상실합니다. 더 이상 그리는 일이 즐겁지 않아요. 고통스럽죠. '제대로' '똑같이 닮게' 그려야 한다는 프레임이 씌워져 버렸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세상에 '실물과 같은' 그림이라는 게 어디 있나요? 그런 사고방식으로 보면 그림은 애초에 다 모조품인 것을요. 

그림책 작가들의 역량은 실로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지 않고 새로운 감동으로 전하는 방식에서 나옵니다. 피터 레이놀즈는 그런 스토리텔링의 대가라고 할 만한 분이죠. 번역서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원문에서 전해져 오는 -ish의 진정한 의미를 새겨보는 것도 좋겠어요. 


가르쳐주고싶은마음 

감동받았어 

너는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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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2-1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서체가 정말 예쁘네요!

라영 2021-02-20 09:58   좋아요 0 | URL
작가 본인의 손글씨예요. 그림도 좋은데 글씨체도 되게 정감있죠. :)
 


요즘 마음이 완전히 동동 떠서 갈피를 못 잡고 방랑하는 와중이라 책은 읽어도 눈으로 읽고 마음까지 머리까지 타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이 없다. 슬프다. 시간은 시간대로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다 투입하고 본전도 못 찾는 느낌. 로맨스 소설을 즐겨읽지는 않지만(삐딱한 심성 반영이랄까. 그래 그땐 세상 모든 게 다 긍정적이고 러블리하겠지. 로맨스가 지나가고 나면 남는 건 현타뿐... ㅋㅋㅋ 그렇다고 연애반대주의자는 아니에요 핏 뭐 나도 한때는 그런 시절 있었으니까 -_-;), 가끔 쉬어가는 기분으로 책과 책 사이에 끼워 읽곤 한다. 일종의 리프레쉬먼트. 

한 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번갈아가며 읽는 몹쓸 습관 덕분에 모드 전환을 위해서 가운데에는 꼭 청소년 소설 또는 어린이 문학, 내지는 잡지... 그리고 로맨스 소설을 종종 읽는데 이렇게 피곤한 로맨스 소설 세상 오랜만이었다. 


나쁘지 않아... 나쁘진 않은데 너무 마음이 피곤합니다(감정이입 잘하는 독자주의보). 


왜 남주와 여주가 다시 만나 해피엔딩을 이루기까지 이토록 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소모되어야 하는걸까. 모르겠고요...


제목 그대로 12월의 어느 날 피곤에 찌들대로 찌든 우리의 여주인공은 관광객에게는 런던의 명물이자 일반 시민에게는 피로도 가중의 원인이기도 한 2층 버스에서 어떤 남자를 우연히 발견한다. 잠깐 멈춰 선 정류장에서, 2층에서 남자를 내려다 본 여자와 문득 고개를 든 남자의 시선이 얽히고 둘의 머릿속에선 아마도 만화스러운 번개 아이콘과 함께 계시적인 깨달음이 온다. 여자는 마음 속으로 남자에게 당장 이 버스에 올라타요, 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아뿔싸, 남자가 버스에 올라타서 그녀를 붙잡기 전에 버스는 떠나버리고 그들의 인연은 여기서 이만 쫑. 

하면 소설이 안 되니까


작가는 그로부터 대략 1년 남짓 후 남자를 여자의 절친의 남친으로 만들어 데려온다. 나빴습니다. 잔인하고 세속적인 설정... 재미와 더불어 굉장히 앞으로 이야기의 여정이 힘들어질 것이 너무나 비디오다. 

여주인공의 천진난만하고 구김살없는 절친은 그와 여주인공이 아주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난감한 바람을 시원하게 드러내고 여주인공은 절친에게 너의 남친이 일년 전 나를 미치게 했던 바로 그 버스보이야... 라는 말은 내가 죽어도 못해! 안할거야! 라고 맹세하며 바야흐로 스토리는 난감함의 끝판왕을 만나러 산을 탄다... 


아무튼, 뭐, 로맨스 소설의 결말이 대략 그러하듯 장르가 이미 스포일러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까닭에 어찌 흘러갈지 방향성은 보이지 않습니까. 될놈될, 만날사람만날... 이런 천연덕스러운 멘트가 어울리는 내용이라는 게 민망쩍을 정도로. 대략 모두가 행복해지는 설정이어서 괜찮다. 누군가 지독히 불행해짐으로써 다른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는 관계망은 너무나 피곤해(나이 탓이다...)


사건의 배경이야 크리스마스 직전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불과 며칠 전에 지나간 밸런타인 데이와도 꽤 잘 어울린다. 풍파를 몇 번씩이나 겪는 커플의 이야기지만 로맨스라면 환영이예요! 라는 분들께 추천. 그런데 또 사실 역경이 없는 로맨스라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너무 어린애들 얘기 같아서 좀 풋내 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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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복잡하게 고민하지 말고 편하게 생각하자... 일 듯. 요시타케 신스케의 책들이 거의 그렇다. 뭘 그렇게 걱정해, 괜찮아, 다 괜찮아. 너 같은 사람 많아. 사실 나도 그런 적 있어. 이런 친구들도 있어, 그러니까 고민하지 마. 낮고 친절하고 유머스럽다. 아이들에게는 공감의 깔깔거림을, 어른에게는 향수어린 고개 주억임을. 



김려령, 배미주, 이현, 김중미, 손원평, 구병모, 이희영, 백온유 작가의 유명한 전작들의 뒷이야기 모음집이라고. 딱히 주인공이었던 인물이 아니라 지나가던 인물의 뒷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전작에서는 크게 비중 없었던 인물이었어도 여기서 다룬 이야기들은 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이야기의 무게중심은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누구나 다 제가끔의 이야기를 품고 사는 존재들이라는 거, 다만 어떤 순간에 주목받는 역할이 아닐 수도 있는 거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기후위기 사회에서의 정치는 어떠해야 하는가, 를 다루고 있는 듯하다. 현실의 부분적 고발, 진단, 비판. 이 주된 내용인 것 같고 제언은 좀 약하지 않을까를 목차만 보고 대강 짐작해 봤는데 뚜껑 열어보기 전엔 모를 일이다. 아무튼, 지금은 정말 닥치는대로 기후문맹이신 분들께 작금의 위기상황을 깨우쳐 주는 게 최우선이므로, 일단 먼저 입을 여신 분들의 말씀을 경청해 보는 것도 좋겠다. 



제목도 표지도 구덩이 같다. 입을 벌리고 선, 뻔히 보이는 구덩이. 왠지 그 안을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과 마주칠 것 같아서 피하고 싶은데 계속 눈길이 가는. 추천사들을 읽어보니 나의 지레짐작과는 많이 다른 모양이다. 독특한 문체, 비범한 시선, 이런 것들이 눈에 띄는데 누구에게나 독창성은 있다. 다만 그 독창성이 나의 어떤 정신적 지점을 매만져주고 갈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고 비껴 지나가고마느냐가 문제인 것이지.



전작을... 구입을 해 놓고도 여즉 못 읽은 1인으로서 저자의 다음 책을 구입해도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약간 소비의 윤리적(제깐에는) 고민을 동반한다. 여하간, <기업가 정신>을 가훈으로 삼고 있는(진짜다. 이게 고색창연한 붓글씨로 씌어져서 표구돼 있기까지 하다 ㅎㅎㅎ) 동생을 둔 누나로서 1인 사업가들의 등장에는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 네, 그래서 다들 창업을 어떻게 해서 어떻게 유지하고 있다고요, 데이비드 색스 씨? (아멜리아라고 쓸 뻔했다) 



나는 고전을 좋아하는 쪽인가, 물으면 우물쭈물 '그래야 한다는 강박은 여전히 부분적으로 남아 있지만 솔직히 다른 재미있는 읽을 거리도 넘쳐나는 세상에 뭘 굳이... 그래도 여전히 제대로 다시 읽어야겠다는 부담은 있고요' 라고 대답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왜 고전이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당기는지, 얼마나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한지, 왜 그것이 유난하고 질기게 장수하고 있으며 어쩌면 불멸할지도 모르는지를 누군가가 이야기해준다면 기꺼이 설득당할 의사가 있다.



나는 이런 분들이 정말 너무 좋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자기 본업에도 더할나위없이 충실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분들. 존경합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삶의 태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을 추구할 것. 



나는 이런 제목... 그러니까 이토록 야심만만한 제목을 보면 마음이 쪼그라든다. 내가 쓴 것도 아닌데 왜때문에 내 마음이 찝찝한 거냐고. 설마 저 장대한 질문을 저자 본인이 다 커버할 수 있다고 정말 믿어서 저런 제목을 붙인 건 아니겠지. 보통 제목은 편집자의 입김이 꽤 들어가는 것 같던데 편집자가 저렇게 붙였을까. 조금만 더 겸손한 제목은 안 되는 거였을까. 문학에 인격이 있다면 너 따위가 감히, 하고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고함쳤을 것만 같단 말이다. 아무튼. 이 야망에 찬 제목은 열외로 하고, 내용만큼은 아주 궁금하다. 



어른 되기가 유예된 사회의 청년들, 이라는 부제를 보자마자 생각난 책이 있다. 엄기호 선생님과 하지현 선생님의 대담집인 <공부중독>에서도 사회에서 1인분의 몫을 해내지 못하고 성장이 멈춰버린 어른 아닌 어른이 되어버리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비중있게 다뤄지는데 이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던가보다. 아이들이 제대로 어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면, 과연 이것은 누가 초래한 문제일까?



끝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만 해도 끝에 관련된 기억들이 좋은 건 별로 없으니까. 끝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라면 한 번쯤 열어보고 싶다. 책은 바로 그런 이유로 읽는 거니까.



스토리킹 문학상은 진작 알고 있었는데 틴 스토리킹은 아마도 10대 대상의 소설로 새로 만들어진 문학상인가보다. 제목 그대로인데 어느 날 갑자기 오빠가 갑툭튀했고 이게 뭔데??? 라고 반발한 주인공이 오빠의 정체를 밝히려는 게 메인 스토리인듯. 우리집 책입맛 다른 아이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은 막 그런 충동이... :)


연휴가 끝났다. 거의 끝나려고 한다. 만만세다. 진짜 힘들었다. 진짜진짜 힘들었다. 다시는 못해먹겠다 싶을 정도로. 난 차라리 차례 지내고 식구들 들러서 한바탕 난리치고 가는 명절 행사가 낫지, 집에서 계속 툴툴대는 소파혼연일체형 아저씨를 계속 봐줘야 하는 명절은 정말 진심 괴로워서 못 견디겠다. 아, 얼른 지나가버려라, 이 연휴야.

내일 출근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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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비로소 눈 위에 뿌려진 작은 핏자국들을 볼 수 있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새하얀 눈길로만 보였는데. 시력의 문제는 아니었다. 시선의 차이였다. 그것은 한 인간이 속한 세계의 차이와도 같았다. 그의 세상에는 털 없는 원숭이 따위는 들어설 틈이 없는 듯했다. 그냐의 세계에서는 털 달린 동물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236쪽


전염병의 시대에 읽는 전염병 소설이라. 몰입감 쩌는구나(진짜 없어뵈네 이 말... 근데 자꾸 입에 붙는 건 왜때문이냐). 내가 이걸 이 때 읽으려고 입때껏 안 읽고 외면했었던가 이런 헛소리를 지껄이면서 눈이 벌개지도록 (ㅎㅎㅎ) 잠을 깎아먹으며 읽었다.

<28>이 무슨 내용인지 이미 다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결말까지도 본의아니게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모르는 이야기처럼 읽혔던 건 아마 지금 현재의 특수성 때문일거다. 그러니, 한껏 더 괴로워지고 싶은 분들께 바로 이 시점에서 <28>을 권한다. 도대체 이 책 제목은 왜 이래, 오래전에 구시렁거리다가 정유정 작가가 출연한 한 팟캐스트에서 본인이 설명하신 바로 그 의미 그대로... 책을 읽어나가는 도중에 여러번 책 제목을 외칠수도 있다. 소심하게 혹은 대범하게, 찰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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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홀릭 2021-02-0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28이 제가 상상하는 그 말이 맞는건가요?
찰지게...라는 말에서 어쩐지 그런 느낌이...

라영 2021-02-09 16:38   좋아요 0 | URL
그 말 맞아요. 그 방송에서 진행자가 딸기홀릭님이 물어보신 바로 이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했더랬죠. 정작가님이 ‘네, 그거죠‘ 그러면서 웃으셨었어요.

딸기홀릭 2021-02-09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아직 이건 못읽고 담아만 놨는데... 읽으면서 찰지게 할 자신있어요 ㅋ

라영 2021-02-10 14:50   좋아요 1 | URL
정말 읽다보면 진심 욕나와요. ㅎㅎ 책 속 이야긴데 이게 너무 현실같아서... ;;;
 


전체 4부 구성인데 각 장의 타이틀이 너무나 재미있다. 1장 쓸 수 없다 2장 그래도 써야 한다 3장 이렇게 글 쓰며 산다 4장 편집자의 괴로움,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마감을 앞둔 작가님들의 고뇌와 문장과의 혈투란... 책 제목보다, 표지 일러스트가 일 다하는 책도 오랜만이네.



일상사물(?)의 재발견 카테고리에 넣어줄 수 있을 듯한 그림책. 머리를 풀어주기에 새로운 시선을 환기하는 책들만큼 적절한 것도 없겠다.



읽는 자에게 질문하는 책은 그가 누군가에게 다시 질문하도록 한다. 답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고 질문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계속해서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어떻게, 누가, 기타 등등을 물어야 하고 함께 질문해야 한다. 함께 이유를 묻기를 권유하는 그런 책일 듯.



젠 캠벨의 <그런 책은 없는데요>가 책과 서점을 통해 읽은 인간군상이라면 이 책은 쓰레기를 통해 읽는 인간 천태만상이겠다. 웃기고 짜증나고 황당하고,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그런데 실제로 있습니다... 의 그 이야기들을 쓰레기수거원의 시점에서 또 읽으면, 되게 함께 열 받고 웃기고 뭐 그럴 것 같다.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해서 이런 책들을 읽을 것이다. 쉽지는 않겠다. 책 소개말 중 이 부분이 눈에 띄었다. 책의 제목은 안토니오 그람시가 쓴 《옥중수고》의 다음 구절을 빌린 것이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사실에 위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공백 상태에서는 아주 다양한 병적인 증상이 출현한다.”



자매서적이라 해야 할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샌드위치 어떻게 조립해야 하나?>를 갖고 있는데 도시락 세 개를 매일 싸야 했던 1년의 시간동안 매우 유용하게 써먹었던지라 호기심이 인다. 



가쿠타 미쓰요가 이런 컨셉으로 쓰는 걸 좋아하는걸까. <프레젠트>,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같은 기획인 듯. 저 책들이 다 재미있었으므로 이 책도 일단은 장바구니로 :)



우리나라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요즘 들어 확신한건데 영미권에서 나누는 연령별 가이드가 middle grade novel - ya(young adult) novel로 넘어간다면 (혹자는 영어덜트는 별도의 장르로 봐야한다고도 하던데, 그건 여기서 얘기할 건 아니니까 넘어가고) 우리나라는 초저-초중-초고- 이러다 청소년 소설로 넘어간다. 얼핏 봐선 MG-YA에 비슷하게 대응하는 것 같은데 몇 권 읽어보면 피부에 와 닿는 감각이 다르다.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엔 MG와 YA사이의 중간지대가 하나 더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소설들은 대개 굉장히 섬세하고 세밀하게 감정을 보여주며 사건을 다룬다. 이렇게 좋은 문학환경이 조성돼 있는데 아이들이 충분히 읽을 시간을 주지 않는 건 정말 너무 아깝고 아깝고 또 아깝다. 이런 열악박복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책 내주시는 출판사 관계자분들 리스펙. 



과학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놓아주는 친절한 책들이 요즘엔 참 많다. 나 어릴 적엔 이런 건 꿈도 못 꿨는데. 

이 책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전반을 다 다루고 있어서 골고루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딱 좋겠다. 



코로나와 같이 산 지 벌써 일 년도 넘었다. 이 놈이 가져온 것들이 무엇인지 남겨놓고 갈 숙제가 무엇인지, 그 안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우리가 겪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들이 뭔지, 한번쯤 숙고해 볼 필요도 있을 듯.



<페인트> 작가 이희영의 신작이 나왔다. <페인트>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당연히 어떤 이야기를 썼을지 궁금하다. 전작만큼 전위적인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긴 한데 어떻게 풀렸을지가 더 중요하니까.



전에도 쓴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꽤 사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입덕까지는 못함). 이 책은 언어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의 사전이자 문법책이다, 라는 설명을 보자마자 내용이 너무너무 읽고 싶어졌다. 그게 어떤 언어든, 언어를 바르고 아름답게 구사할 수 있게끔 돕는 책들은 늘 어디서든 유용한 법이다. 



이 책의 기획도 대단하다.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민간 설화와 동화, 이야기들을 모으고 모아 편찬한 책이란다. 보통 덕심으로는 못할 일... -_- ... 일반에 흔히 알려진 동화들도 실려 있지만, 미처 발굴되지 못했던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들도 제법 실려있는 듯하다. 일러스트도 환상적이네. 



직장암에 걸린 저자가, 아마도 최대한 자기 자신과 거리두기를 하며 적어내려갔을 글들. 두려움의 대부분은 실제로 두려움에 대한 상상에서 기인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했다는 글쓴이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왜냐하면 바로 최근 내가 그런 공포에 절어있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아닙니다, 소리를 듣긴 했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다. 



이게 다시 나오는구나...

아주 옛날에 친구 하나가 듄을 읽어보지 않았으면 뭐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장광설을 늘어놓아서 그 꼴이 보기 싫어서 당장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내가 너를 밟고야 만다 뭐 이런 일념으로 읽어내려갔던 짜게 식은 추억이 떠오른다. ㅎㅎ 

추억인지 잊고 싶은 기억인지 그런 것들이 들러붙어 있는 책들은 왜 이렇게 더 오래 마음에 남아 있는지 원... 



솔직히 언제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그런데 이런 책들을 꾸준히 사들이는 건, 음... 내가 못 읽어도 함께 서식중인 가족구성원 중 누군가는 읽고 나한테 브리핑을 해 주더라는 거다. 아하하하하하하 



나도 안 사먹는다고는 못하겠다. HMR. 그런데 이런 것들이 계속 잘 되어가는 건 좀 우려스럽다. 자기 손으로 먹을 것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귀찮아하거나, 가치를 두지 않거나, 이런 인구가 늘어갈수록 자연 그대로의 식자재들이 유통되는 채널은 자꾸 줄어들거고, 이러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 혼자 이런 걱정을 막 하는 거다. 계절마다 무슨 식품이 제철인지, 왜 제철식품을 먹는 게 좋은지, 자연 식품을 최소한의 조리과정을 거쳐 먹으면 어떤 맛이 나는지... 그런 것들이 끝까지 살아남았으면 좋겠는 1인으로서 이 책이 반갑고 고맙다.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고 제인 오스틴의 원작 영화들의 영상미를 좋아하는 사람이 놓칠 수 없는 책. 단순히 영화와 원작의 비교분석같은 책이 아닐 거다. 프로페셔널 영화 평론가로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가리켜 짚어주는 분석적인 책일 것 같다. 그래도 재미있을 거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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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21-02-0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걷다 보면』, 『오늘의 급식』,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담아갑니다. ‘새로나온책‘ 길, 잘 지나 왔는데, 라영님 서재에서 딱 걸렸네요.ㅎㅎ

라영 2021-02-08 11:39   좋아요 0 | URL
책들 중에서도 새 책은 역시 최고죠! :) 저도 안 잊으려고 정리해두기 시작한 것을,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다가 스스로 뽐뿌받고... 막 그럽니다... ㅎㅎ
오늘도 즐겁게 읽는 하루 되세요.

얄라알라 2021-02-0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G와 YA
요거 처음 알았습니다용.
저도 출판사 관계자분들께 리스펙트!!!!

라영 2021-02-08 16:05   좋아요 0 | URL
뭔가 새로운 걸 얻어가셨다니 기쁩니다.

얄라알라 2021-02-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간 나름 열심히 찾아다니는데 ‘라영‘님 포스팅에서 주옥같은 책들 처음 알고 담게 되네요. ^^

라영 2021-02-08 16:06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되게 치얼업 ㅎㅎ 되네요. 저는 그냥 신간 올라오는 거 보면서 제 취향인 걸 담아두는 것밖에 없는데 참고가 된다는 말씀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