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복잡하게 고민하지 말고 편하게 생각하자... 일 듯. 요시타케 신스케의 책들이 거의 그렇다. 뭘 그렇게 걱정해, 괜찮아, 다 괜찮아. 너 같은 사람 많아. 사실 나도 그런 적 있어. 이런 친구들도 있어, 그러니까 고민하지 마. 낮고 친절하고 유머스럽다. 아이들에게는 공감의 깔깔거림을, 어른에게는 향수어린 고개 주억임을. 



김려령, 배미주, 이현, 김중미, 손원평, 구병모, 이희영, 백온유 작가의 유명한 전작들의 뒷이야기 모음집이라고. 딱히 주인공이었던 인물이 아니라 지나가던 인물의 뒷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전작에서는 크게 비중 없었던 인물이었어도 여기서 다룬 이야기들은 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이야기의 무게중심은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누구나 다 제가끔의 이야기를 품고 사는 존재들이라는 거, 다만 어떤 순간에 주목받는 역할이 아닐 수도 있는 거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기후위기 사회에서의 정치는 어떠해야 하는가, 를 다루고 있는 듯하다. 현실의 부분적 고발, 진단, 비판. 이 주된 내용인 것 같고 제언은 좀 약하지 않을까를 목차만 보고 대강 짐작해 봤는데 뚜껑 열어보기 전엔 모를 일이다. 아무튼, 지금은 정말 닥치는대로 기후문맹이신 분들께 작금의 위기상황을 깨우쳐 주는 게 최우선이므로, 일단 먼저 입을 여신 분들의 말씀을 경청해 보는 것도 좋겠다. 



제목도 표지도 구덩이 같다. 입을 벌리고 선, 뻔히 보이는 구덩이. 왠지 그 안을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과 마주칠 것 같아서 피하고 싶은데 계속 눈길이 가는. 추천사들을 읽어보니 나의 지레짐작과는 많이 다른 모양이다. 독특한 문체, 비범한 시선, 이런 것들이 눈에 띄는데 누구에게나 독창성은 있다. 다만 그 독창성이 나의 어떤 정신적 지점을 매만져주고 갈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고 비껴 지나가고마느냐가 문제인 것이지.



전작을... 구입을 해 놓고도 여즉 못 읽은 1인으로서 저자의 다음 책을 구입해도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약간 소비의 윤리적(제깐에는) 고민을 동반한다. 여하간, <기업가 정신>을 가훈으로 삼고 있는(진짜다. 이게 고색창연한 붓글씨로 씌어져서 표구돼 있기까지 하다 ㅎㅎㅎ) 동생을 둔 누나로서 1인 사업가들의 등장에는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 네, 그래서 다들 창업을 어떻게 해서 어떻게 유지하고 있다고요, 데이비드 색스 씨? (아멜리아라고 쓸 뻔했다) 



나는 고전을 좋아하는 쪽인가, 물으면 우물쭈물 '그래야 한다는 강박은 여전히 부분적으로 남아 있지만 솔직히 다른 재미있는 읽을 거리도 넘쳐나는 세상에 뭘 굳이... 그래도 여전히 제대로 다시 읽어야겠다는 부담은 있고요' 라고 대답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왜 고전이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당기는지, 얼마나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한지, 왜 그것이 유난하고 질기게 장수하고 있으며 어쩌면 불멸할지도 모르는지를 누군가가 이야기해준다면 기꺼이 설득당할 의사가 있다.



나는 이런 분들이 정말 너무 좋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자기 본업에도 더할나위없이 충실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분들. 존경합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삶의 태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을 추구할 것. 



나는 이런 제목... 그러니까 이토록 야심만만한 제목을 보면 마음이 쪼그라든다. 내가 쓴 것도 아닌데 왜때문에 내 마음이 찝찝한 거냐고. 설마 저 장대한 질문을 저자 본인이 다 커버할 수 있다고 정말 믿어서 저런 제목을 붙인 건 아니겠지. 보통 제목은 편집자의 입김이 꽤 들어가는 것 같던데 편집자가 저렇게 붙였을까. 조금만 더 겸손한 제목은 안 되는 거였을까. 문학에 인격이 있다면 너 따위가 감히, 하고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고함쳤을 것만 같단 말이다. 아무튼. 이 야망에 찬 제목은 열외로 하고, 내용만큼은 아주 궁금하다. 



어른 되기가 유예된 사회의 청년들, 이라는 부제를 보자마자 생각난 책이 있다. 엄기호 선생님과 하지현 선생님의 대담집인 <공부중독>에서도 사회에서 1인분의 몫을 해내지 못하고 성장이 멈춰버린 어른 아닌 어른이 되어버리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비중있게 다뤄지는데 이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던가보다. 아이들이 제대로 어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면, 과연 이것은 누가 초래한 문제일까?



끝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만 해도 끝에 관련된 기억들이 좋은 건 별로 없으니까. 끝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라면 한 번쯤 열어보고 싶다. 책은 바로 그런 이유로 읽는 거니까.



스토리킹 문학상은 진작 알고 있었는데 틴 스토리킹은 아마도 10대 대상의 소설로 새로 만들어진 문학상인가보다. 제목 그대로인데 어느 날 갑자기 오빠가 갑툭튀했고 이게 뭔데??? 라고 반발한 주인공이 오빠의 정체를 밝히려는 게 메인 스토리인듯. 우리집 책입맛 다른 아이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은 막 그런 충동이... :)


연휴가 끝났다. 거의 끝나려고 한다. 만만세다. 진짜 힘들었다. 진짜진짜 힘들었다. 다시는 못해먹겠다 싶을 정도로. 난 차라리 차례 지내고 식구들 들러서 한바탕 난리치고 가는 명절 행사가 낫지, 집에서 계속 툴툴대는 소파혼연일체형 아저씨를 계속 봐줘야 하는 명절은 정말 진심 괴로워서 못 견디겠다. 아, 얼른 지나가버려라, 이 연휴야.

내일 출근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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