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4부 구성인데 각 장의 타이틀이 너무나 재미있다. 1장 쓸 수 없다 2장 그래도 써야 한다 3장 이렇게 글 쓰며 산다 4장 편집자의 괴로움,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마감을 앞둔 작가님들의 고뇌와 문장과의 혈투란... 책 제목보다, 표지 일러스트가 일 다하는 책도 오랜만이네.



일상사물(?)의 재발견 카테고리에 넣어줄 수 있을 듯한 그림책. 머리를 풀어주기에 새로운 시선을 환기하는 책들만큼 적절한 것도 없겠다.



읽는 자에게 질문하는 책은 그가 누군가에게 다시 질문하도록 한다. 답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고 질문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계속해서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어떻게, 누가, 기타 등등을 물어야 하고 함께 질문해야 한다. 함께 이유를 묻기를 권유하는 그런 책일 듯.



젠 캠벨의 <그런 책은 없는데요>가 책과 서점을 통해 읽은 인간군상이라면 이 책은 쓰레기를 통해 읽는 인간 천태만상이겠다. 웃기고 짜증나고 황당하고,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그런데 실제로 있습니다... 의 그 이야기들을 쓰레기수거원의 시점에서 또 읽으면, 되게 함께 열 받고 웃기고 뭐 그럴 것 같다. 



앞으로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오차범위를 줄이기 위해서 이런 책들을 읽을 것이다. 쉽지는 않겠다. 책 소개말 중 이 부분이 눈에 띄었다. 책의 제목은 안토니오 그람시가 쓴 《옥중수고》의 다음 구절을 빌린 것이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사실에 위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공백 상태에서는 아주 다양한 병적인 증상이 출현한다.”



자매서적이라 해야 할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샌드위치 어떻게 조립해야 하나?>를 갖고 있는데 도시락 세 개를 매일 싸야 했던 1년의 시간동안 매우 유용하게 써먹었던지라 호기심이 인다. 



가쿠타 미쓰요가 이런 컨셉으로 쓰는 걸 좋아하는걸까. <프레젠트>,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같은 기획인 듯. 저 책들이 다 재미있었으므로 이 책도 일단은 장바구니로 :)



우리나라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요즘 들어 확신한건데 영미권에서 나누는 연령별 가이드가 middle grade novel - ya(young adult) novel로 넘어간다면 (혹자는 영어덜트는 별도의 장르로 봐야한다고도 하던데, 그건 여기서 얘기할 건 아니니까 넘어가고) 우리나라는 초저-초중-초고- 이러다 청소년 소설로 넘어간다. 얼핏 봐선 MG-YA에 비슷하게 대응하는 것 같은데 몇 권 읽어보면 피부에 와 닿는 감각이 다르다.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엔 MG와 YA사이의 중간지대가 하나 더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소설들은 대개 굉장히 섬세하고 세밀하게 감정을 보여주며 사건을 다룬다. 이렇게 좋은 문학환경이 조성돼 있는데 아이들이 충분히 읽을 시간을 주지 않는 건 정말 너무 아깝고 아깝고 또 아깝다. 이런 열악박복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책 내주시는 출판사 관계자분들 리스펙. 



과학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놓아주는 친절한 책들이 요즘엔 참 많다. 나 어릴 적엔 이런 건 꿈도 못 꿨는데. 

이 책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전반을 다 다루고 있어서 골고루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딱 좋겠다. 



코로나와 같이 산 지 벌써 일 년도 넘었다. 이 놈이 가져온 것들이 무엇인지 남겨놓고 갈 숙제가 무엇인지, 그 안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우리가 겪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들이 뭔지, 한번쯤 숙고해 볼 필요도 있을 듯.



<페인트> 작가 이희영의 신작이 나왔다. <페인트>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당연히 어떤 이야기를 썼을지 궁금하다. 전작만큼 전위적인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긴 한데 어떻게 풀렸을지가 더 중요하니까.



전에도 쓴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꽤 사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입덕까지는 못함). 이 책은 언어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의 사전이자 문법책이다, 라는 설명을 보자마자 내용이 너무너무 읽고 싶어졌다. 그게 어떤 언어든, 언어를 바르고 아름답게 구사할 수 있게끔 돕는 책들은 늘 어디서든 유용한 법이다. 



이 책의 기획도 대단하다.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민간 설화와 동화, 이야기들을 모으고 모아 편찬한 책이란다. 보통 덕심으로는 못할 일... -_- ... 일반에 흔히 알려진 동화들도 실려 있지만, 미처 발굴되지 못했던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들도 제법 실려있는 듯하다. 일러스트도 환상적이네. 



직장암에 걸린 저자가, 아마도 최대한 자기 자신과 거리두기를 하며 적어내려갔을 글들. 두려움의 대부분은 실제로 두려움에 대한 상상에서 기인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했다는 글쓴이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왜냐하면 바로 최근 내가 그런 공포에 절어있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아닙니다, 소리를 듣긴 했지만,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다. 



이게 다시 나오는구나...

아주 옛날에 친구 하나가 듄을 읽어보지 않았으면 뭐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장광설을 늘어놓아서 그 꼴이 보기 싫어서 당장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내가 너를 밟고야 만다 뭐 이런 일념으로 읽어내려갔던 짜게 식은 추억이 떠오른다. ㅎㅎ 

추억인지 잊고 싶은 기억인지 그런 것들이 들러붙어 있는 책들은 왜 이렇게 더 오래 마음에 남아 있는지 원... 



솔직히 언제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그런데 이런 책들을 꾸준히 사들이는 건, 음... 내가 못 읽어도 함께 서식중인 가족구성원 중 누군가는 읽고 나한테 브리핑을 해 주더라는 거다. 아하하하하하하 



나도 안 사먹는다고는 못하겠다. HMR. 그런데 이런 것들이 계속 잘 되어가는 건 좀 우려스럽다. 자기 손으로 먹을 것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귀찮아하거나, 가치를 두지 않거나, 이런 인구가 늘어갈수록 자연 그대로의 식자재들이 유통되는 채널은 자꾸 줄어들거고, 이러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 혼자 이런 걱정을 막 하는 거다. 계절마다 무슨 식품이 제철인지, 왜 제철식품을 먹는 게 좋은지, 자연 식품을 최소한의 조리과정을 거쳐 먹으면 어떤 맛이 나는지... 그런 것들이 끝까지 살아남았으면 좋겠는 1인으로서 이 책이 반갑고 고맙다.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고 제인 오스틴의 원작 영화들의 영상미를 좋아하는 사람이 놓칠 수 없는 책. 단순히 영화와 원작의 비교분석같은 책이 아닐 거다. 프로페셔널 영화 평론가로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가리켜 짚어주는 분석적인 책일 것 같다. 그래도 재미있을 거다, 분명.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잘라 2021-02-0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걷다 보면』, 『오늘의 급식』,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담아갑니다. ‘새로나온책‘ 길, 잘 지나 왔는데, 라영님 서재에서 딱 걸렸네요.ㅎㅎ

라영 2021-02-08 11:39   좋아요 0 | URL
책들 중에서도 새 책은 역시 최고죠! :) 저도 안 잊으려고 정리해두기 시작한 것을,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다가 스스로 뽐뿌받고... 막 그럽니다... ㅎㅎ
오늘도 즐겁게 읽는 하루 되세요.

얄라알라북사랑 2021-02-0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G와 YA
요거 처음 알았습니다용.
저도 출판사 관계자분들께 리스펙트!!!!

라영 2021-02-08 16:05   좋아요 0 | URL
뭔가 새로운 걸 얻어가셨다니 기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21-02-0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간 나름 열심히 찾아다니는데 ‘라영‘님 포스팅에서 주옥같은 책들 처음 알고 담게 되네요. ^^

라영 2021-02-08 16:06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되게 치얼업 ㅎㅎ 되네요. 저는 그냥 신간 올라오는 거 보면서 제 취향인 걸 담아두는 것밖에 없는데 참고가 된다는 말씀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