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집착하지 말아라..그냥 보내라..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너에게 돌아오게 되있다..그리고 인연이 아니라면...어차피 너에게도 필요없다.
kimet - 악마적퇴폐와고질적순수의공존
본명은 안젤리나 졸리 보이트(Angelina Jolie Voight). 아카데미 수상자 존 보이트의 딸이다. 어머니는 한때 배우로 활동했던 마셀리니 베르뜨랑. 2살때 부모가 이혼하자 오빠와 함께 어머니를 따라 뉴욕에서 힘든 생활을 했다. LA에서 자랐으며, 리스트라스버그 극장 학교에서 연기 수업을 받았고, 몇편의 연극무대에도 선 경험이 있다. 소규모 독립 영화인 와 를 거쳐, <해커스>를 통해 정식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이때 함께 공연한 자니 리 밀러가 첫 남편이다. 96년 20살 때 <트레인스포팅>의 배우 조니 리 밀러와 갑작스럽게 동거를 시작했다. 몇 달 뒤 이들은 조그만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하객은 졸리의 어머니와 밀러의 친구 몇 명에 불과했다. 졸리-밀러의 결혼식때 신부가 입은 옷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어서 세인들이 졸리의 정신 상태를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사건이 됐다. 당시 졸리는 검은색 가죽 바지와 하얀 셔츠를 입고 신부가 됐는데 셔츠의 등부분에 자신의 피로 신랑인 밀러의 이름을 쓰고 결혼식에 나타난 것. 졸리는 당시 "그는 나의 남편이다. 이제 함께 살게 되는 남편을 위해 혈서를 쓰는 것은 작은 희생일 뿐"이라고 말해 더욱 충격을 주었다. '피로 맺은' 이들의 결혼도 그리 오래가지 못해 1년 뒤 별거에 들어갔으며 다시 2년 후 이혼했다. 런던과 뉴욕 LA 등지에서 모델로도 활동한 적이 있으며 뮤직 비디오에도 출연했다. 이외에도 Usc School Of Cineama의 학생영화 몇편에 출연했는데, 이 영화들은 모두 그의 오빠인 제임스 하벤 보이트가 감독한 것들. TV에서는 호평을 받은 HBO 영화 의 타이틀 롤로 스타덤에 올랐고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상을 수상하고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존 프랑켄하이머의 로 골든 글로브 상을 수상하고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케이블 에이스 상을 수상했다. 숀 코넬리와 함께 공연한 <플레잉 바이 하트>가 있으며 이 영화로 전미 비평가 협회 신인상을 수상했다. 1999년 <에어 컨트롤>에서 부부로 출연하면서 가까워진 20살 연상의 빌리 밥 손튼과 2000년 5월 결혼했으나 2002년 7월 이혼했다. <처음 만나는 자유>로 2000년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감독 : 플로렝 에밀리오 시리주연 : 브루스 윌리스, 케빈 폴락, 벤 포스터개봉 : 2005년 3월 18일관람 : 2005년 3월 14일오랜만에 개봉되는 액션 영화인 [호스티지]는 명백히 브루스 윌리스의 영화입니다. [다이하드]와 [아마겟돈]으로 한때 독보적인 액션 영웅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브루스 윌리스. 그러나 어느덧 50살을 바라보는 고령의 나이로 인해 그는 더이상 날렵한 액션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그의 최근작들은 제겐 너무나도 실망스럽기만 했습니다. [밴디트], [하트의 전쟁], [태양의 눈물]등 [나인 야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흥행 실패작의 멍에를 써야만 했던 브루스 윌리스. 급기야 그의 최근작인 [나인 야드 2]는 브루스 윌리스의 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개봉했다가 어느덧 조용히 사라져 버렸네요.그러한 브루스 윌리스의 실망스러운 행보 때문에 저는 [호스티지]에 대해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요즘들어 너무 축 쳐진 영화들을 많이 본 것같아서 오랜만에 화끈한 액션 영화로 기분 전환이나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극장에 들어섰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과연 이 영화가 화끈한 액션 영화일런지는 여전히 의문이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저는 점점 영화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제가 기대했던 화끈한 액션 영화는 아닙니다. [다이하드]때처럼 일당백으로 활약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듬직한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단지 가족을 인질로 잡히고 눈물을 흘리는 나약한 모습만이 자주 눈에 띄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화끈한 액션은 없지만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잘 유지해주는 영화이며, 특히 후반부에 가서는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무서운 장면들이 느닷없이 펼쳐져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도 부리니까요. [네스트]로 기름끼를 쫙 뺀 담백한 프랑스 액션 영화를 선보였던 플로렝 에밀리오 시리 감독은 데뷔작의 성공이후 헐리우드로 진출해서도 여전히 담백한 액션 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호스티지]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최고의 액션 영화는 아니지만 최선의 영화적인 재미를 이끌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암튼 오랜만에 브루스 윌리스가 이름값을 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
[호스티지]의 시작은 불안했습니다. 어느새 액션 영화의 공식이 되어버린 주인공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며 시작하는 오프닝씬을 이 영화 역시 너무나도 뻔하게 적용시키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실수로 인질들을 죽인 제프(브루스 윌리스)가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LA의 인질협상가라는 직업을 버리고 시골 마을의 평범한 경관이 된다는 설정은 앞으로 이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눈앞에 휜하게 펼쳐지는 꼴입니다. 저는 이젠 제프가 과거의 죄책감을 떨치고 다시 영웅이 되는 길만이 남았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한 제 예상이 맞다고 맞장구라도 치는 듯이 이 영화는 그 이후에도 전형적으로만 흘러갑니다. 요새와도 같은 주택을 점거한 10대 소년들의 인질극, 그리고 정체모를 괴한들에게 납치된 제프의 가족들. 과거의 상처때문에 괴로워하는 제프는 모든 아픔을 떨쳐버리고 홀홀단신으로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하며 다시 액션 영웅적인 면모를 갖추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분명 [호스티지]는 영화의 전반부만으로는 그렇게 흘러갈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코 브루스 윌리스에게 영웅의 모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족들이 괴한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들었을때 제프가 처음 보인 반응은 바로 울음이었습니다. 17년전 [다이하드]에서 아내가 테러리스트들의 인질이 되었을때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냉정하게 테러리스트들과 맞서 아내를 구해냈던 브루스 윌리스가 이번엔 나약한 눈물을 흘리며 허둥거립니다. 괴한들이 제프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요구한 DVD를 구하기 위해 제프는 용감하게 요새와 같은 대저택에 잠입하여 직접 DVD도 가져오고 인질들의 생명도 구하기는 커녕 어렵사리 도망친 꼬마 아이에게 DVD를 찾으라는 위험천만한 짓을 시키며 자신은 저택의 밖에서 안절부절하며 10대 인질범들을 설득하기만 합니다.플로렝 에밀리오 시리 감독은 [호스티지]의 연출을 하며 가장 먼저 해낸 일이 바로 브루스 윌리스라는 헐리우드적인 액션 스타에게 액션 영웅적인 면모를 제거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이 영화는 화끈한 액션 영화는 되지 못했지만 최소한 결말이 눈에 보이는 뻔한 액션 영화는 되지 않았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도 어울리지 않던 코미디 연기나, 이젠 힘겨워보이는 액션 영웅 연기에서 벗어나 인질범에게 눈물을 보일만큼 나약하지만 결코 가족들을 포기하지 않는 평범하지만 강인한 한 가정의 가장 연기를 해냄으로써 제게 깊은 인상을 안겨줬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브루스 윌리스가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악당들도 처치하지 않냐고 반문한다면 솔직히 할말은 없습니다. 그 정도의 사건 해결도 없이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될수는 없는 법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브루스 윌리스의 활약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겁니다.대저택에 잡힌 인질들과 자신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은 괴한들의 요구사이에서 당황하던 제프가 처음으로 행한 행동은 인질범들을 설득하여 부상을 당한 저택의 주인 스미스(케빈 폴락)를 밖으로 데려나오는 일입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부상자를 최우선적으로 구출하고 그 다음엔 노약자들과 어린이, 여자들을 구출하는 것이 순서죠. 그런데 스미스를 밖으로 데려나온 제프는 그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하지않고 스미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에게서 괴한들이 요구하는 DVD의 정체를 캐내려합니다. 스미스의 묵숨보다는 가족의 안위가 더 중요했던 겁니다. 액션 영웅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행동이지만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행동일지도 모릅니다.그 외에도 제프가 여느 액션 영웅과 달랐던 이유는 많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질범들에게 겨우 도망친 어린 꼬마 아이를 감언이설로 꼬셔 DVD를 찾게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은 물론이고, 10대 인질범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사건을 해결하려는 얍삽함마저 보입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하이라이트는 10대 인질범중의 한명인 마스(벤 포스터)가 저택에 불을 지른후 제프가 저택에 침입하는 장면입니다. 입에 피를 흘리며 불길속을 헤치고 유유히 걸어오는 마스의 그 무시무시한 카리스마와 비교해서 제프의 모습은 얼마나 초라해보이던지... 괴한들의 총에 맞고 순순히 DVD를 건네주는 제프의 약한 모습과 마치 슬래셔 무비의 초인적인 살인마를 보는 듯한 마스의 여유만만한 습격을 비교해보면 제가 브루스 윌리스에게 이전 영화의 영웅다운 면모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을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겨우 10대 인질범에게 압도당하는 주인공의 카리스마라니...하지만 그럼으로써 이 영화는 재미있으며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예측할수 없기에 장면 하나하나에 스릴을 맛보게 됩니다. 바로 그러한 점이 이 영화가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액션 영화인 이유입니다. 이제 브루스 윌리스의 불후의 히트작인 [다이하드]의 네번째 이야기 [다이하드 4]가 조만간 개봉된다니 그땐 최고이면서 최선의 액션 영화를 맛볼 수 있겠죠. 기대해봅니다.
감독 : 그레그 마크스주연 : 힐러리 스웽크, 패트릭 스웨이지, 레이첼 리 쿡개봉 : 2005년 6월 2일관람 : 2005년 5월 26일[PM 11:14]라는 이상한 제목의 스릴러 영화에 제가 주목을 한것은 결코 힐러리 스웽크, 패트릭 스웨이지라는 주연 배우의 이름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분명 [소년은 울지 않는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회나 수상한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연기파 여배우 힐러리 스웽크와 [더티댄싱], [사랑과 영혼]으로 왕년의 헐리우드 최고의 로맨틱 가이로 이름을 날렸던 패트릭 스웨이지의 출연은 [PM 11:14]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기는 하지만 출연배우만으로 스릴러의 재미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영화들을 통해 처절히 체험했던 저로써는 그들의 이름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FUNNY 스릴러라는 이 영화가 내세운 새로운 장르입니다.FUNNY... 즐겁다, 우습다, 익살맞다 뭐 대강 이런 뜻입니다. 예전에 [퍼니게임]이라는 영화로 제게 익숙하게된 단어인데 [퍼니게임]은 제목과는 달리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상당히 괴롭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죠. 암튼 스릴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단어가 [PM 11:14]라는 스릴러 영화의 광고문구에 사용하게된 이유가 저는 너무나도 궁금했던 겁니다. '어떻게 스릴러가 익살맞을 수 있단 말인가?', '[퍼니게임]처럼 반어법적인 제목일까?' FUNNY 스릴러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제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이러한 궁금증은 [PM 11:14]의 시사회에 시간관계상 결코 갈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저를 극장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한 FUNNY 스릴러의 실체는 실망스럽게도 제겐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스릴러로의 체험이었습니다. 관객에게 두뇌싸움을 걸어온것도 아니고, 마지막 반전따위도 없으며, 그냥 여러 사건들을 어지럽게 펼쳐만 놓은채 서둘러 끝을 내버리는 이 영화를 보며 약간은 허탈해지더군요. 하지만 새로운 형식의 스릴러라는 점은 인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새로움으로 이 영화의 아쉬움을 달래야할듯...
일단 제가 이 영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PM 11:14]는 FUNNY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세우긴 했지만 분명 스릴러 장르의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혀 스릴러답지 못합니다. 그것은 기존 장르의 법칙을 깼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새로움이 과연 신선한 즐거움인지, 아니면 생뚱맞은 시도인지가 중요하겠죠. 그런 면에서 [PM 11:14]는 제게 생뚱맞은 시도를한 스릴러였습니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오후 11시 14분에 일어난 5가지 사건이 영화의 소재입니다. 영화는 별개의 사건처럼 보였던 5가지 사건들을 차례로 보여주며 이 사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처음 사건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던 관객들은 다른 사건들을 보여 '아하 그렇구나'라고 무릎을 치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영화속 캐릭터가 아닌 오후 11시 14분이라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PM 11:14]는 시간을 소재로한 또다른 스릴러 영화인 [메멘토]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습니다. [메멘토]가 시간의 순서를 역으로 배치함으로써 관객과의 두뇌 싸움을 극에 달하게 했다면, [PM 11:14]는 관객에게 전혀 두뇌를 쓸 이유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단지 편안하게 앉아 서로의 사건들이 하나로 엮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라고 재촉할 뿐입니다.이 영화가 시작하며 기존의 스릴러에 익숙했던 저는 나름대로 추리를 해가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추리는 영화의 중간부터는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레그 마크스 감독이 의도했던대로 그냥 편안하게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그러한 편안함은 이 영화의 광고처럼 즐거울수도 있습니다.(그러한 편안함을 내세워 이 영화에 FUNNY 스릴러라고 광고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제가 원했던 스릴러는 결코 아닙니다. 그레그 마크스 감독은 자신의 시나리오를 관객들에게 들이밀며 '어때 기발하지?'라고 자신있는 표정으로 말하는 듯이 보이지만 머리가 텅빈채로 지켜만 봐야했던 저로써는 상당히 허탈하더군요. 스릴러 영화를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감독과의 두뇌 싸움을 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모든 관객들이 저처럼 스릴러를 감독과 관객간의 두뇌 싸움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실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에 실망한 것은 제 개인적인 취향탓일수도 있습니다. 두뇌 싸움이 없는 스릴러는 '앙꼬없는 찐빵'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써는 그저 단순히 사건을 나열만하는 이 영화가 결코 만족스러울 수는 없었지만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관객이라면 새롭고 치밀한 이 영화에 만족하실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분명 새로운 형식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하나의 사건이 진행되면 하나의 의문은 풀리지만 또다른 하나의 의문점이 남는 이 영화의 구성은 새로움에 목말라있는 관객들에겐 분명 신선한 충격과도 같습니다. 첫번째 사건에서 '도대체 왜 시체가 다리위에서 고속도로로 떨어졌는가?'라는 의문이 생겼다가, 두번째 사건에서는 그 의문의 베일이 벗져지는 대신 '셰리는 어떻게 되었는가?'라는 새로운 의문이 생깁니다. 이 영화는 이런 식입니다. 두번째 사건은 첫번째 사건의 의문점을 채워주고, 세번째 사건은 두번째 사건의 의문점을 채워줍니다. 이렇게 다섯번째 사건까지 진행되고나면 이 영화는 하나의 거대한 퍼즐을 완성해내는 겁니다.물론 그 거대한 퍼즐에 두뇌싸움이라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진 것은 아쉬웠지만 흔한 소재에 억지스러운 반전이 판을 치는 요즘 이러한 새로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PM 11:14]는 중간 이상은 하는 스릴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중간 이상을 뛰어넘지 못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네요. 그냥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닌 관객들에게 사건의 전말을 추리할 여백을 남겨주었다면 어쩌면 [메멘토]와 버금가는 스릴러가 될수도 있었을텐데... 생각할수록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독 : 박광현주연 :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임하룡개봉 : 2005년 8월 4일관람 : 2005년 7월 20일1950년 11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동막골이라는 문명과는 동떨어진 깊은 산골마을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군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미군에게 쫓겨 달아나던 인민군 리수화(정재영)일행, 전쟁이 싫어 탈영한 국군 표현철(신하균)일행, 비행기 추락으로 말도 통하지 않는 이 이상한 마을에 갇혀버린 미군 스미스(스티브 태슐러)까지... 이제 그들은 동막골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거를 시작합니다.[웰컴투 동막골]은 이상한 매력을 지닌 영화입니다. 한국전쟁이라는 우리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지옥과도 같은 시간적 배경 속에서, 순수함으로 뭉쳐진 그 시절 사람들이 만들어낸 가장 이상적인 천국과도 같은 동막골이라는 마을을 영화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이 영화는 시간적 배경은 지옥인데 공간적 배경이 천국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들이 충돌하며 관객들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는 겁니다.이것이 바로 제가 [웰컴투 동막골]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반만년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했으면서도 관객들의 얼굴에 미소를 띄우게 하는 힘. 다른 코미디 영화처럼 아주 대놓고 관객들에게 웃으라고 윽박지르는 식의 억지 웃음이 아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박장대소를 하게 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 영화는 선사하는 겁니다. 영화를 보는내내 곧 다가올 엄청난 비극을 예상하면서도 동막골 사람들의 순수함에 동화되어 마냥 행복하게 웃게 됩니다. 그리고 예정대로 다가온 마지막 비극에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하던 제게 이 영화는 말합니다. 웃으라고... 이 엄청난 비극마저도 행복한 웃음으로 만드는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영화가 바로 [웰컴투 동막골]입니다.
이 영화의 웃음의 원천지는 바로 순수함입니다. 총이 무엇인지, 수류탄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동막골의 순수한 사람들은 오랜만에 마을을 찾은 외지인들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리수화 일행과 표현철 일행이 만나자마자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고함을 질러대도 마을 사람들은 그들이 왜그러는지 알지못합니다. 단지 다음날 아침이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일상 생활을 위해 밭으로 나갈 뿐입니다.이러한 마을 사람들의 어처구니없는 순수함은 리수화 일행과 표현철 일행이 당혹스러워하는 것만큼 관객들에게도 웃음을 안겨줍니다. 사람의 몸따위는 산산조각으로 만들수 있는 그 무시무시한 전쟁 무기들이 마을 사람들에겐 그냥 이상한 막대기나 신기한 장난감으로 보였을테니, 당연히 무서워 벌벌 떨어야하는 장면에서 그들은 오히려 태연스럽게 사람좋은 웃음만을 지어 보이는 겁니다. 이러한 순수함이 전쟁의 긴박함 속에서 여유로움을 잃고 지내던 리수화 일행과 표현철 일행의 마음까지도 동화시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도 얼굴 한가득 웃음을 짓게 되는 겁니다. 간혹 영화들은 순수함을 무기로 관객들을 유혹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수함들은 대부분 어린 아이들을 내세워 관객들이 잊고 살던 동심을 자극하는 정도로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순수함은 그러한 동심이 아닌 문명의 세계와 동떨어진... 어쩌면 우리 모두 문명의 세계에 물들이지 않았다면 지니고 있었을 그러한 순수함을 보여줌으로써 관객 자신의 모습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끔 만듭니다. 휴대폰을 지니고, 컴퓨터를 하루종일하며, TV에 빠져사는 지금 우리들은 모습은 과연 행복한가?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동막골 사람들의 생활이 더 행복하지 않은가? 하고 말입니다.어쩌면 이것이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문명의 혜택을 받았기에 서로 죽이는 전쟁을 하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순수한 옛날 그 시절이 더욱 행복하지 않았을까라고... 이 영화의 순수함에 동화되어 저도 모르는 사이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습니다.
이 영화가 순수함을 관객에게 설파하는 영화라면 광녀 여일(강혜정)은 그러한 순수함을 극대화시키는 캐릭터입니다. 사실 처음엔 강혜정이 과연 여일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여일은 순수한 동막골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그런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혜정은 아직 [올드보이]의 그 충격적인 이미지를 채 벗기 전이었으니...그러나 그러한 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리수화와의 첫만남에서부터 그 엉뚱함으로인해 제 웃음보를 터뜨렸던 여일은 영화내내 순수함과 그로인한 웃음을 이어주는 주요 캐릭터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그리고 물론 그 중심에는 근친상간을 하는 미도라는 캐릭터의 강인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낸 강혜정이라는 배우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녀의 연기 인생은 [웰컴투 동막골]을 시작으로 활짝 열린 느낌입니다.물론 정재영과 신하균, 임하룡의 연기도 전혀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인민군의 그 강렬한 카리스마를 연기한 정재영은 카리스마가 순수함에 동화되는 순간을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게 연기함으로써 이 영화의 재미에 톡톡한 몫을 해냈으며, 신하균 역시 전쟁이 가져다준 마음의 상처로인해 쉽게 가슴을 열지 못하는 표현철 역에 이보다 더 적역은 없다싶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해냈습니다.이렇게 배우들의 잘 조화된 연기는 영화의 마지막으로 치닫으며 제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영화의 중간중간 미군의 동막골 폭격을 예감하는 씬들을 넣어줌으로써 영화를 보는 저를 불안하게 하더니만 결국 차라리 외면하고 싶었던 그 비극의 장면이 영화의 후반에 펼쳐집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눈물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비오듯이 쏟아지는 폭탄의 세례속에서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그 순수함을 지켰다는 리수화, 표현철의 그 환희에 찬 표정은 눈물을 흘리지 않더라도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전해오는 진정한 감동의 순간을 제게 선사합니다.
[웰컴투 동막골]을 연출한 박광현 감독(영화를 보기전에는 [퇴마록]의 박광춘 감독과 이름이 헷갈려 자칫 영화 자체를 포기할뻔 했습니다.)은 영화를 환상과 현실의 기묘한 조화로 만들어냈습니다. 수류탄이 옥수수 창고에 터져 옥수수들이 팝콘이 되어 비오듯이 떨어지는 장면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표현하고자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합니다.분명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동막골이라는 마을을 통해, 동족간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죽고 죽였던 전쟁의 아픔을 잠시라고 잊고 편히 쉬라고 말하는 이 영화의 순수함은 전쟁 영화를 흑과 백의 단순한 논리로 마치 액션 영화 찍듯이 만들어내는 다른 전쟁 영화와 너무나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에 더욱더 돋보입니다. 결국 나쁜 것은 전쟁 그 자체일뿐, 이유도 모르는채 그 전쟁에 뛰어든 남 혹은 북의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음을 이 영화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그리고 처참한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천국과도 같은 동막골에서 잠시라도 진정한 행복을 맛본 영화속 캐릭터들의 그 마지막 행복한 표정처럼 각막한 세상에서 단 2시간만이라도 완벽한 천국을 맛본 저 역시도 그 순간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저를 동막골로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동막골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