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증 - 황인숙

가끔
탁자 위에 올려놓은
손이 떨릴 때가 있다
사람들 앞에서
제멋대로 손은 떨고
나는 확확 달아오르지 못하게
얼굴을 굳힌다

그리고 내 손이 생쥐나
재떨이나 구름인 양 내려다본다
한 번 떨기 시작하면
제어할 수 없는 손


얼굴도 아니고 어깨도 아니고
가슴도 아니고 손이
어리숙하게 보여준다
피로나 두려움 때로는 긴장과 흥분

달아나고 싶은 거다
그래서 앞발이
파들거리는 것이다.


그림:네이버
글: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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