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밑의 모네 부인]
-1880
-캔버스에 유채, 81*60cm
-워싱턴 국립회화관

모네의 색의 세계에선 인물도 초목도 하늘과 집도 고유한 색채를 지닌 독립체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풀숲의 흰 옷의 부인 모습도 막연하다. 빛 속에 빠져들어간 것처럼 얼굴도 손도 발도 확실치 않다. 버드나무의 나뭇잎들도 엷은 잡색의 터치로 연기처럼 처리되었고 원경의 집들도 담홍색과 청홍색의 반점에 지나지 않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우리들이 무턱대고 개개의 물체가 무엇이냐고 판단하기에 앞서 전체를 바라보면서 여러 색채의 혼합을 눈여겨보면, 홀연히 눈앞의 풀숲에서 흰옷의 부인이 나타나고 그 뒤로 버드나무의 나뭇잎들이 푸른 초원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밝은 하늘에 잎을 벌리고 나타난다. 빛의 화가 모네는 사람들에게 전혀 이해되지 않았던 이 빛의 세계를 자신을 갖고 충실히 그려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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