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폰 같은 블랙 신혼집

초콜릿폰 같은 블랙 신혼집이 등장했다. 시판하면 매진될 것 같은 집. 벽도 바닥도 가구도 블랙에 충실한 이 공간이 신혼집이라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란다.


블랙 마니아 신혼부부

피아노 뚜껑처럼 반짝거리는 주방과 편마암처럼 검은 벽. 분당에 ‘블랙 신혼집’이 있다고 하길래 블랙 소파, 블랙 커튼, 소품 정도를 상상했는데 이 집은 블랙 데코가 아닌 진짜 블랙 인테리어였다. IT업계 마케팅 담당 임훈택 씨와 전문 통역 가이드 이희승 씨 부부는 한 달의 반 정도를 해외에서 보내는 출장파. 그래서 관리 쉽고 보안 철저하고 편의시설이 한 건물에 들어 있는 주상복합을 선택했고, 블랙을 좋아하는 취향이 일치해 일사천리로 남다른 신혼집을 꾸몄다. 대개 신혼집들은 결혼식처럼 순결한 화이트에 로맨틱 플라워쯤을 믹스하는데 이들은 해외 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인지 신혼집도 마치 해외의 모던한 호텔 같다. 자료편집:결신모

주방은 블랙과 실버를 믹스. 블랙 싱크장은 업체에서도 처음으로 받아본 주문, 화이트보다 얼룩이 뚜렷이 보여 몇 번이나 도장을 다시 해서 완성하였다.

 

코디네이터 동생이 고친 언니 집

보통 인테리어 전문가들에게 이런 ‘무리한 의뢰’를 하면 오래 두고 만족할 수 있는 안전한 제안을 답한다. 이런 요구에 동조한 대범한 코디네이터는 레몬트리에도 여러 번 등장했던 이길연 씨. 본인이 다음 번 이사 갈 때 하려던 바로 그 콘셉트였다며, 친언니가‘블랙’이야기를 꺼내 너무 반가웠다고 한다. 그녀의 언니는 처음부터 로맨틱하거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후보에 두지 않았고, 신혼 사진도 침실이나 거실에 걸지 않겠다는 주의. 자신의 신혼집부터 다양한 평형과 스타일의 집들을 고쳐본 그녀는 가전제품 선택, 쟁반·도마 수납까지 세세하게 고려하고, 애매하게 빈 공간에 청소기 수납장까지 짜 넣어가며 취향 맞는 언니의 신혼집 개조를 신나게 마무리했다.

거실 벽면은 벽지 대신 폭이 넓은 무광택 질감 타일을 발랐다. 검은색 종이 벽지를 바르면 시멘트 벽의 질감이 올록볼록 드러나고, 틈이 갈라지기도 해서 타일을 선택하였다.

저렴한 자재 섞는 법

본 것 많은 눈 높은 언니는 자재를 선택할 때도 종류들 중 고가를, 소파와 기타 가구 역시 비싼 것을 맘에 들어 했다. 하지만 예산 안에서 공사를 끝내야 했으므로 발품을 팔아 가격 비교를 한 것은 기본, 힘줄 것과 저렴하게 할 것으로 나눠 저렴한 것을 쓰면서도 티가 안 나게 믹스했다. 거실과 주방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샹들리에는 눈에 차는 비싼 것으로 골랐고, 주방 타일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흑경 소재로 힘을 줬다. 거실 화장실은 바닥과 파티션은 수입 중에서 저렴한 것을, 나머지는 국산 타일을 사용했다. 서재 책장 역시 기본 재질은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대신 도톰한 필름지를 붙여 보완했다. 집의 콘셉트도 블랙이었지만 싸구려 자재일수록 밝은 것보다는 어두운 것이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판단해 어두운 컬러들을 선택한 것도 코디네이터 동생의 전략이었다.


집에 대한 그들의 생각


두 사람이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 이들 부부는 블랙이 유행이라서 블랙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화이트로 하면 공간은 더 넓어 보이겠지만 집이 넓어 보이는 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50평대 주상복합 오피스텔, 보통 아파트 30평대와 같은 크기다. 사실, 기자 눈에도 보통 30평형 아파트보다 좁아 보인다는 느낌은 없었다. 자칭 귀차니스트인 주인은 검은 집은 먼지가 보여서 어쩔 수 없이 청소를 하게 되고, 바닥 색이 짙어서 작은 스크래치도 보통 마룻바닥보다 눈에 잘 띄지만, 후회는 없고 여전히 맘에 든다고 했다. 기자를 포함해 보통 사람들은 집은 넓어야 하고, 아니면 넓어 보이기라도 해야 한다는 주의다. 하지만 이 집을 보고 나니 집이 넓어 보이면 뭐할 건가. 그저 사는 사람들이 흡족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장기 출장이 잦은 부부라 집에서 식물 키우기는 포기. 동생이 이 벽지를 보여줬을 때 ‘가짜 나무’라도 길러보려고 바로 선택했다. 세왕벽지(02·515-8780)에서 구입. 침대와 젠 스타일 사이드 테이블, 화장대는 논현동의 SID에서 맞춘 것.
2 웬지 컬러의 바닥에 맞춰 책상과 책장도 어두운 컬러를 선택했다.

 

 

 

1 주상복합 오피스텔에는 본래 욕조를 넣는 것이 불법. 거실과 안방 화장실 모두 샤워부스만 있어서 안방 화장실에 이동식 욕조를 두었다. 물이 사방으로 흐르지 않도록 욕조 옆 바닥의 턱을 높였다.
2 침실용으로 14인치 TV를 구입했던 동생이 ‘보이는 게 없다’고 조언을 해 32인치를 구입했다. 침대에 누워 정면 위치에 벽걸이 TV를 배치. 화장대도 폭을 줄여 안방이 갑갑해 보이지 않는다. 화장대 위 잉고 마우러 스타일 조명은 룩스맨(02·3446-7005).
3 2박 3일 동안 고민한 후 다른 것 덜 사기로 맘먹고 구입한 샹들리에. 거실과 주방에 힘을 실어주는 소품이다. 수입 크리스털을 사용한 제품으로 와츠(02·517-3082)에서 1백38만원에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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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1:기획 : 이나래 ㅣ 포토그래퍼:황순정 | 레몬트리 | patzzi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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