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색다른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다. 어느 집이나 같은 공간, 늘 그 자리인 가구의 배치만 살짝 바꿔 주어도 리모델링이 부럽지 않을 만큼 새로운 집꾸밈이 된다.


 



34평 아파트에 베란다 확장을 한 서자영씨네는 가구 배치뿐 아니라 공간 활용도 남다르다. 가장 큰 안방을 식구들 중 세간살이가 가장 많은 고3 아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책상을 방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의자를 두었기 때문에 과외 선생님이 와도 마주보고 앉아 공부하기에도 적당하다.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거실은 3인용 소파를 현관 옆에 창과 마주 보도록 돌렸다. 소파 앞에는 테이블을, 그 앞에는 1인용 소파를 두어 소파끼리 마주 보게 했더니 현관과 거실에 경계가 생겨 한결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또 거실에 있던 TV를 없애고 한쪽에 작은 LCD 모니터를 두고 뉴스 정도만 짧게 보니까 가족끼리 모여 대화하는 시간도 늘었다. 원형 식탁을 창가에 둔 제2의 다이닝 공간은 서자영씨가 가장 아끼는 곳. 주부들은 집에서 만나면 주로 식탁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게 편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별도의 탁자를 둔 것. 친구가 놀러 오면 이곳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해가 워낙 잘 들어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소파 위치를 바꾸고 나니 베란다 창 앞에 원형 식탁을 두어도 집이 좁아 보이지 않는다. 밤에 촛불을 켜고 남편과 차를 마시면 마치 카페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두어 달 전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리모델링한 김연진씨네는 거실을 서재로 만든 것이 이색적. 9살, 4살 된 아이를 둔 그녀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 거실에 TV를 두지 않기로 했다. 한쪽 벽면에 책장과 컴퓨터 책상을 짜고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사용하지 않을 때는 깔끔하게 닫아 놓는다. 소파 대신 6인용 탁자를 두었는데 아이와 함께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다. 예전에는 손님이 오면 거실 소파가 있어도 꼭 주방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런 큰 탁자가 있으니까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편하다. TV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작은방에 TV를 두고 미디어 룸을 만들었는데 거실이 TV 소리로 시끄러울 일이 없어 집 안이 한적해진 것도 맘에 쏙 든다. 시공은 C’s design(02-516-3114).


앞 페이지에서 접견실 꾸밈이 소개된 김수연씨. 처음에는 그 공간에 식탁을 두고 다이닝 룸으로 사용했었다. 아늑한 다이닝 룸도 좋았지만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옆방으로 옮기고 치우는 일이 번거로워 얼마 전 식탁을 거실로 옮겼다. 주방은 25평 복도식 아파트라 거실과 이어진 구조. 이곳에 식탁을 두니까 일하는 동선이 짧아져 맘에 든다. 남편은 편하게 TV를 볼 수 없다고 불평이지만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TV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벽걸이 TV 아래에 둔 낮은 수납장에 노트북을 올리고 컴퓨터 책상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남다른 가구 이용법이다.


여러 번 거실 소파 위치를 바꿔 보았는데 최근에 바꾼 이 배치가 가장 맘에 드는 이경희씨. 소파를 베란다 창과 등지게 두고, 벽 쪽으로 1인용 소파를 배치했더니 나머지 공간이 한결 넓어 보인다. 베란다를 오가는 일이 불편하긴 하지만 겨울에는 베란다로 나갈 일이 별로 없어 당분간은 이렇게 지낼 생각이다. 갤러리 문을 단 TV 수납장과 3인용 소파를 ㄴ자로 배치했더니 아무래도 아이들과 남편이 TV를 덜 보게 되어 소파 위치를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자리를 잡고 보니 거실이 확 트여 집도 넓어 보이고, 해 잘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햇빛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기획_김지현 기자 사진_이진하 기자

자료출처1: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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