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도 강남? 12~18평 415가구 2월 분양

[한겨레] 중대형 평형 중심인 서울 강남에 10평대 아파트 400여가구가 이달 분양된다.

강남 노른자위 땅인 삼성동 영동차관(AID) 아파트 터는 현대건설이 12~43평형 2070가구로 재건축 중인데, 분양물량 415가구 중 1가구(33평형)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 10평대다. 평형별로는 △12평형 19가구 △14평형 210가구 △15평형 44가구 △16평형 102가구 △18평형 40가구다. 분양값은 12, 14평형이 평당 평균 1500만원대, 15평형 1600만원대, 18평형은 1700만원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강남에 10평대 아파트가 분양되는 이유는 소형평형 의무비율 때문이다. 아파트 재건축 때 중대형 평형은 조합원에게 배정하고, 남은 가구로 의무비율을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평수를 잘게 쪼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교통과 입지가 좋은 강남이지만, 과연 10평대 아파트가 소비자나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끌지 부동산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됐던 잠실 주공2단지 12평형(868가구)은 1순위 청약 때 405가구가 미달된 반면, 3가구가 공급된 33평형에는 1381명이 신청해 평형별 양극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잠실시영 16평형(344가구) 역시 1순위에서 마감하지 못했다. 10평대로는 높은 분양값과 판교새도시 분양을 앞둔 신중한 청약통장 사용 분위기도 변수다.


 

본보기집은 3일 강남구 대치동 현대건설 주택문화관에 문을 열며, 13일 무주택 우선 청약을 시작으로 청약통장 가입 은행에서 접수한다. 입주는 2009년 1월 예정이다. (02)564-1990.

평형별 맞춤형 설계로 차별화=이번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평형마다 실수요자의 거주 형태를 반영한 설계와 인테리어를 갖췄다. 차별화로 강남 10평대의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12평형과 14평형은 원룸 형식으로 혼자 사는 직장인과 신혼부부 및 프리랜서의 작업실 등으로 쓸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침실과 독립적인 재택근무 공간을 만들고, ‘ㄷ’자 주방을 도입해 간이식탁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원룸 또는 거실+침실 등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16평형은 ‘섹션형’으로, 맞벌이 부부와 유아를 둔 부부에게 적합한 평면으로 설계됐다. 침실+거실 또는 침실 2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18평형은 ‘뉴실버’형으로 활동력이 왕성한 중장년층 부부 또는 독신자에게 알맞게 설계했으며, 취미나 휴식생활을 위한 공간 확보에 무게를 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임대사업에 관심있는 수요자들이 주요 마케팅 대상이지만, 발코니 확장을 하면 20평 중반대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의 41.6%에 달하는 1만1천여평을 녹지와, 홈오토메이션, 무인경비 시스템 등 홈네트워크를 갖춘 첨단 시설도 장점으로 꼽힌다.


 

임대수요 많아도 투자 목적으론 ‘글쎄’=좋은 입지 때문에 임대수익을 노리는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다.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1억9000만(12평)~3억1800만원(18평)대인 분양값이 주변 시세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라고 말한다. 강남구청과 코엑스, 무역센터 등이 주변에 있어 소형평형에 대한 임대 수요가 꾸준한 것도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8·31부동산종합대책’ 이후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로 전문적인 임대업자가 아니라면 소형평형을 분양받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 평수에 비해 분양값이 높아 수익률도 4~5%선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004년 분양해 오는 9월 입주하는 역삼동 개나리 2차 아파트 10평대가 비슷한 경우다. 입주 때가 됐지만 큰 시세차익이 없고 세금부담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통이나 입지 등 청약 목적이 명확한 실수요자들이 얼마나 되는지가 강남 10평대 아파트의 청약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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