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못지않은 꼼꼼한 살림 솜씨에 놀라다 연예인이든 아니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 딸’, ‘누구 동생’이라는 호칭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변정민은 아주 ‘쿨’하다. 언니와 비슷하게 모델에서 연기자로, 사업가로, 주부로 살고 있지만, 그녀에게는 언니 변정수와는 다른 확실한 색깔이 있기에 ‘변정수의 동생’이란 말에 별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변정수가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다채로움을 지녔다면 변정민은 좀더 차분하고 아기자기하며 여성스럽다.
패션모델로 활동하던 대학 시절 꼼꼼하게 돈을 모아 20평대 아파트를 구입했다든지(물론 대출을 끼고서였지만) 결혼하면서는 전문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집과 친정집 개조공사를 몇 건이나 해냈다든지, 그녀는 생활적인 감각을 타고났다. 그녀의 남편은 테이블 웨어 등을 취급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맨이니, 주변에서 ‘어쩜 그렇게 잘 만났을까?’라는 인사를 수차례 들었다.
“그릇이랑 러그 같은 소품을 너무 좋아해요. 여행을 가면 옷 같은 것보다는 그릇이나 자기, 조명 등을 잔뜩 사오는데, 깨지기 쉬운 것들이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화려하고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흔하지 않고, 볼수록 애착이 가요.”
베트남에서 몇 천원도 안 되는 돈을 주고 산 플라스틱 접시와 쟁반이라든지 도쿄의 로드숍에서 산 노브랜드 사기 소품, 틈틈이 모아둔 패브릭으로 만든 쿠션, 세일 때 구입한 화기 등 집 안 곳곳 그녀의 취향으로 가득하다. 브랜드나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가격 대비 효과’를 중시하는 실용주의 감각파, 변정민.
심플하고 깔끔하면서 컬러 포인트로 생동감을 주는 방식을 좋아하는 변정민의 집에는 특히 그림이 많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도 있고 조카 채원(변정수의 딸)이가 그려준 것도 있고 남편이 동남아 출장길에 사온 무명화가의 그림도 있다.
변정수의 집을 둘러보면 감각 있고 부지런한 전업주부의 살림살이를 보는 기분이 든다. 누가 이 집을 보고 새벽부터 일어나 주말도 없이 촬영과 사업으로 바삐 돌아다니는 안주인을 둔 집이라고 여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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