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보며

슬픔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고 있다 
고개를 돌리고 태연히 
잊어버릴 수만 있다면 
연이어 울리는 외로움의 소리 
하늘 가득한 노을이 
그 여름의 마지막을 알리고 
내 의식의 허전함 위에 
흐르는 노을의 뒷모습으로 
모든 가진 것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고개를 든다. 

보이는 것을 가짐으로
보이지 않는 것까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던 
나뭇가지 끝에 머무를 수 없는 바람처럼 
이제는
가지지 않음으로 
내 속에 영원히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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