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별빛 차가운 얼굴을 하고 
내 의식의 낡은 창에 
나보다 가난한 의미를 심는다 
가로등을 켜듯, 확실한 생이 아님을 
빈 손 마디마디 시리게 깨달으며 
다시 어쩔 수도 없이 
홀로 거기서 타오른다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내 양심의 낡은 창가에서 
더욱 초라한 모습으로 서성이는 
이처럼 헛된 짓을 나는 
밤마다 거울을 깨듯 놀라고 있다 
손에 만져지는 아픔이 
슬픔으로 창에 비치면 
아직 부끄러운 표정으로 
흩어진 언어에 불을 지르고 
쓰러진 내 그림자와 함께 
검고 자그마한 화석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