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아저씨가 글귀를 인용해서 이런 말을 했다.
빨리 잊어버려야 할 좋지 못한 기억은 바람에 쉽게 날아 가 버리게 모래 위에 쓰고
오래 간직해야 할 좋은 기억은 돌에 새겨야 한다고... 그리고 몇 마디 덧붙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은 이와는 반대라고....
'toc' 이 요즘 몹시 힘이 드는 모양이었다.
어떤 종류의 고통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내 마음에 그녀의 아픔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지웅이와 같이 'toc' 도 볼 겸해서 대전에 들렸다 내려올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정중히, 아주 정중히 거절했었다.
그녀는 지금 레테의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이라고 했었다. 오늘 같은 강풍에 연약한 그녀가 잘 건널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하지만, 물집이 잡히고 허물이 벗겨져도 그녀를 대신해 노와 키를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저 멀리 강둑에 서서 "조심해야 돼" 라고 외치는 일 뿐이다.
내 목소리가 바람에 날리어 파도 소리에 쉽게 묻힐지라도...
현명한 그녀가 무사히 레테의 강을 건너고 상처가 아물어 예전의 밝은 모습을 되찾았을 때
그 때, 우리들이 만나도 늦진 않을 것이다.

서울 역에서 지웅이를 만나 열차를 기다렸다.
웅이를 처음 알았을 땐 버릇없이 굴어, 내가 삐쳐서 말도 안 하고 몇 번의 고비도 넘겼지만
알고지낸지가 햇수로 10년이 넘다보니 6년 터울의 동생이 친한 친구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정말 많이 어른스러워졌다. (사람 만들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저녁을 먹고 출발하기 위해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몇 컷 찍었다.
마지막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너는 어떤냐?
조금이라도 젊을 때 사진 많이 찍어둬라, 늙으면 사진발도 안 받는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