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5일, 조카들을 데리고 '말아톤'을 보러 갔었다.
그때 찍은 중학교에 입학하는 동욱이, 4학년에 올라가는 수현이의 모습.
영화 보러가기 하루 전날 인터넷으로 예매를 했었는데, 좌석이 확보되는 것이지 지정된 것은 아니었다. 매표소에서 우리의 표를 건네받았을 때 F열의 1,2,3인 것을 알았지만 1,2,3,4가 스크린을 바라봤을 때 좌측으로 치우치고 통로가 있고 가운데로 10여 석의 좌석이 배치되고 다시 통로 그리고 좌측처럼 우측으로 치우쳐 4석의 좌석이 있다는 것은 몰랐었다. 관람객이 많아 좌석이 꽉 찼다면 어쩔 수 없이 구석에서 영화를 봐야겠지만 저녁 9시가 지난 조금은 늦은 평일이라 사람은 좌석의 1/3도 차지 않았었다.
영화 시작 10여 분전, 나는 조카들에게 비어있는 가운데 자리로 옮기자고 했다. 그런데 동욱이가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삼촌, 우리 자리가 여긴데, 자리를 지켜야지요. 법과 질서를 지켜야지요."
"저렇게 가운데에 빈자리가 많은데,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엔 빈자리로 옮겨도 돼. 이건 매표소 직원의 잘못이야. 빨리 가운데로 가자. 곧 영화가 시작한다. 동욱아! 융통성..."
"삼촌, 나는 영화 볼 때 구석에서 보는 게 좋더라. 난 여기서 볼래요."
"안 돼. 나란히 같이 앉아서 봐야지. 빨리 이리 와!"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 재빨리 동욱이를 데리고 매표소로 가서 가운데에 빈 자리가 많은데도 우리를 구석에 배정한 것에 대한 부당함을 말하고 가운데 자리로 다시 배정 받았다면 동욱이는 영화를 더 재밌게 보지 않았을까? 더 멋진 삼촌이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