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횟수..ㅋㅋ 

500번째 방문.. 누굴까?

혹시 내가 되어버리는 불행한 사태가...--; 내가 방문하는 것도 횟수에 포함되는 것 같던데..

작은 이벤트를 함 해볼까? 상품 걸고.. ㅋㅋ (님들.. 뭐 받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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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11-1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487

이제 13번 남았네요. 좋은 일 가득하시기를~!


해콩 2004-11-15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명 남았다... 내일(아니 오늘..04년 11월 15일.. 월요일! 앗, 야자감독이다. --;)이면 가능할까? 흠... 500번째 방문하시고 누군지 글 올려 밝혀주시면 원하는 소원 한 가지를 들어드립지요. (나는야 지니..) 단, 제 힘으로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야 하겠지요~
 

거울을 들고

지을 수 있는 모든 얼굴을 지어보네

울다 지친 때

 

거울 가게 앞을 지나다가

문득 놀라네

초라한 모습으로 걷고 있는 내 모습에

 

~1915년에 그린 <이중 자화상>은 실레의 자화상 중에서도 가장 기발한, 하나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이는 어깨 위, 아니 거의 목 위쪽만 있는 두 개의 상을 조합한 것인데 아래쪽의 얼굴은 눈을 부라린 채 오로지 한 점을 응시하고 있다. 위쪽의 인물은 음울하고 고통스런 표정의 사내가 사랑스럽다는 듯, 아래쪽 사내의 머리에 볼을 갖다 붙인 채 앞쪽을 보고 있다. 그 역시 눈을 크게 뜨고 있으나 응시의 시선이라기보다는, 그림을 보는 사람의 반응을 은밀하게 관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아래쪽의 인물이 오로지 자기 내면에만 골몰해 있다면, 위쪽의 얼굴은 반은 아래쪽 인물에게 마음을 빼앗 채, 반은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눈빛으로 주위의 반응을 엿보고 있는 느낌을 준다.

  둘다 실레의 자화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표정이다. 아래쪽의 얼굴은 심각한 계열에, 위쪽의 얼굴은 다소 익살맞은 유형에 속한다. 따라서 위든 아래든 한쪽을 손으로 가린 채 다른 한쪽만을 보면 여느 때오 같은 실레의 자화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양쪽이 동시에 보이는 순간, 뭐라 말할 수 없는 묘하고 이상한 분위기가 배어 나온다. 만일 두 사람이 남자와 여자였다면 아래쪽은 사랑을 받는 남자, 위쪽은 사랑을 주는 여자였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받는 자의 무겁고 고통스런 표정이 훨씬 윤곽도 진하고 입체적이며 실질적으로 느껴짐에도 한참 동안 보고 있으면 눈길을 강렬하게 끄는 것은 오히려 사랑을 주는 자의 평면적인 얼굴임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이 자화상의 주요 모티프는 사랑하는 쪽에 있다. 그러헥 볼 때 이는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근친상간적 그림이 아닐까. 분석하거나 구성하는 식의 지적인 인상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실레 내부에서 두 개의 육체가 생생하게 뒤얽혀 있는 것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더구나 그들의 표정의 밑바닥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왠지 모를 성性의 냄새이다.

이 작품이 나르시시즘의 색채를 풍기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기색은 전혀 없다. 여백안에 떠오른 두 사람은 서로 몸을 붙이고 서로의 고독에 기댐으로써 쓸쓸함의 작은 둔덕이라도 세우려는 듯하다.


 

-구로이 센지 지음, 김은주 옮김 <에곤 실레, 벌거벗은 영혼> 2003. 87~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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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4-11-1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노래방에서 보던 에곤 실레 책은 환상이던걸요... ㅋㅋ

느티나무 2004-11-1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어제는 샘 덕분에 무사히 잘 왔네요. 샘이 하신 일 덕분에 우리가 잘 하고 있다는 칭찬도 받고... ㅋㅋ

해콩 2004-11-1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 어느 부분을 보신건데요? (노골적이고 아주 솔직한 그림이 대부분이던데..ㅋㅋ) 제가 한 일? 무엇? 혼자 한 일은 없는디요. 다 '짱'님이 하자는데로 시키는데로 했을 뿐인뎁쇼.. 버튼도 샘이 다 고생했고.. 멜 보내는 것도 저는 따라만 할 뿐이죠. 근데.. 내년이 좀 걱정이예요. 샘 의중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해콩 2004-11-1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그리고 담부터 그렇게 늦게 택시 탈 일 있으면 꼭 집앞까지 타고 가세요. 일부러 너무 많이 걷지 마시고요. 그 시간에 그렇게 내려주고 가는 맘이 편칠 않던데요. ^^
 

2004. 11. 12. 금요일

늦잠 잤다. 눈을 뜨니 7시 5분.. 과일 몇 조각 주워먹고 대충 씻고 허겁지겁 집을 나와 헉헉 달려서 버스를 타고 다시 걸어서 교무실.. 8시 20분. 이 정도면 아주 양호하다. 회의는 40분부터니까 아직 20분이나 여유가 있다.

늘 어지러운 내 책상... 내 머리 속같다. 야자자유권 세장이 놓여있다. 도*양, 지$양, 수@양.. 세명.. 어제 나한테 말도 안하고 전화도 없이 그냥 내 책상 위에 올려두고 야자를 빠진 것이다. 특히 도*양은 어제도 그제도 빠졌다. 아프다고.. 사실 몸 아플 때 야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양은 좀 심하다. 지각, 결석, 병원... '이번이 마지막이지? 아픈 건 샘도 이해하는데 도*아, 니가 아픈거 핑계로 자꾸 그럴까봐 걱정이다. 담번에 조금 아픈 건 꾹 참아보자..'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이젠 의미가 없다. 녀석은 늘 아프다고 보충수업을, 또 야자를 빠지겠다고 나를 찾고 어제처럼 내가 없는 날이면 한 달에 한 번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때 쓰라고 만들어준 야자상품권마저 써먹고 간다. (사실 아픈 거 포함해서 한달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아이들... 도데체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아이들은 대하는 건지 모르겠다. 늘 순환되는 일상..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어제 몇시간 걸려 만든 축제 '가정통신문' 결재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조례를 가야하는데 깜님은 '가정통신문' 내용의  토씨까지 읽고 있다. 오타발견! '고쳐서 인쇄하겠습니다~', '코스튬플레이가 뭐요? 프라모델은 또 뭐요?'  '네 이건 이런 것이고, 저건 저런 것입니다.' .... 기다리다 못한 내가 '깜님, 저 조례 가야하는데요' '갔다 오이소'

내 자리로 돌아와서 교무수첩을 챙기는데 학생부장이 부른다. 지난 일요일 생일 잔치한다고 덕천로타리 모 소주방에서 친구 다섯이서 거의 육만원 가까이 술을 퍼마신 우리반  *름이... 월요일 학교와서 속이 너무 아파 술약(!)을 사먹다가 학생부장샘께 걸렸다. 그것도 다른 반 남자친구가 *름이를 위해 몰래 외출해서 사다준 약이라나.. 나보다 낫군. 어제 녀석의 언니가 다녀갔다. 어머니의 도장을 들고 와서 각서를 쓰고 갔다. '차후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사회봉사, 전학 등 학교에서 주는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이렇게... 그 각서를 달라는 말씀이다. 그리고 아름이를 학생부로 보내달란다.

교실.. 조례... 어수선.. 내가 들어와도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니고 떠들고... 앉아라~ 조용히 해라~ 고함쳐도 녀석들 앉히는데만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아침마다 이렇다. 차라리 일제식 '차렷, 경례'가 필요한 거 아닐까? 수업시간표 바뀐 것 적어주고.. 아직 등교하지 않은 도*양, 울반 반장.. 출석부에 체크하고.. 야자자유권에 대해 한잔소리... '최소한 점심시간까지 내려와서 샘한테 이야기해라. 그리고 하루에 이거 사용할 수 있는 숫자는 선착순 두 명이었잖아... 어쩌구 저쩌구...수업 열심히 하고!'  나오면서.. '아침마다 아이들을 저절로 주목시킬 기발한 방법 없을까? 조례 시간에 전달말고 뭔가 재미난 이야기 해줄 것 없을까?' 생각했다.

다시 교무실... 다행히 1교시 수업이 없다. 다시 깜님 앞! 결재판. (조례시간 운영에 대한 고민은 벌써 저만큼 날아나버렸다.) 깜님 말씀하시길..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나가는 문서인데 오타는 고쳐야지.. 근데 오타난 거 고쳐서 다시 결재받으면 안될까?'  '깜님.. 제가 꼭 오타 고쳐서 인쇄하겟습니다. 부장샘, 지금 수업가셨고 저도 2교시 수업해야하고...깜님을 자리에 잘 안계시고...바쁘고...' 마지못해 결재해주며 중얼거리길  '점심시간까지 받으면 되지..' 결재해주는 마음 변할까 결재판을 얼렁 챙겨넣으며 돌아보고는 '감사합니다' 못을 박는다.. 속으로는 '교사가 뭐 맨날 노는 줄 아나! 고쳐서 인쇄하겠다는데...궁시렁..' 깜빡할세라 오타난 거 얼렁 고쳐서 다시 출력해서 인쇄요구서 써두고 다시 교장실로.. 아! 나보다 먼저 와서 결재를 받는 사람이 있다. 행정실서 기다리란다. 10분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감감무소식.. 수업준비 해야되는데... 다시 교무실로 올라왔다.

학교에 와서 두시간도 채 안 되 나를 지나간 일들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거의 매일 이렇다.

아이들에게 조금 다른 시선을 던지고 싶고 녀석들도 나에게 그랬으면 좋겠다. 근데 내가 매일 하는 말이란 고작.. 이거 하지마라, 저거 하지마라.. 그리고 늘 우리반만 더 힘든 일이 많은 것 같아 억울해하고.. 아이들은 내 마음을 여전히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하다. 우리반만 경제적으로 힘든 아이가 더 많은 것 같고 (사실.. 각종 공납금을 못내는 녀석은 여학생 반 중에 우리 반이 젤 많다. 적으면 두명 많으면 다섯명... 늘 행정실에서는 나를 찾는다) 아픈 아이도 더 많고, 결석도 많고, 사고도 많고... 늘 꼴찌다.. 우리 반은 그.렇.다. 그렇다고 다른 반에 비해 담임이랑 사이가 더 좋거나 살갑거나 하지도 않다. 내가 보내는 멜에 답장을 해주는 아이도 거의 없고 야자자유권도 책상에 틱 던져두고 가버린다. 담임이 '나'라서 그런걸까? 1년 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반을 운영했던 결과일까? 아니면 원래 아이들이 처음부터 좀 그런걸까?  내가 기대치가 너무 큰 걸까?  늘? 아이들이 나랑 맞지 않은 걸까?

美的 距離... 근데 사실 아이들에 대해 거리를 유지할 필요를 느낄 만큼 아이들을 잘 알지도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화요일 모의고사 치르는 반 아이들 얼굴을 하나하나 살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이 아이들의 무엇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

내일도 이런 하루의 연속일까? 내가 바라는 건 일상의 잔잔한 기쁨.. 행복... 그런건데 아이들은 기쁨, 행복 느끼고 있을까? 1년 동안 우리 반에서 느꼈을까? 나는 이제 더 뭘 해야하는걸까? 학년초엔 그 무엇도 하지 않겠다고, 억지로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지금 나는 여전히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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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4-11-1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힘내세요!!

해콩 2004-11-1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6년차 신규.. 정말 제 마음과 행동은 신규 때랑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부끄답니다. 투덜거리고 쫑알거리고 토라지고... 혼자서 이러고 있는 제 모습... 변덕이 죽 끓 듯하죠. 그래도 가끔 마음이 안 잡히고 힘에 부칠 때는 글을 쓰며 욕(!)도하고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되어요. 샘의 응원도요. 캄사..
 

가을비 엄청시리.. 04. 11. 10. 수욜. 
- 2004-11-10 22:59

야자감독인데 저녁때부터 가을비가 엄청온다. 아침에 교문 앞에서 은혜를 만나 교문옆으로 나란한 은행나무가 아래쪽에 서 있는 것부터 조금씩조금씩 노랗게 변해간다고, 신기하다고 수다떨며 들어왔는데 야자감독 끝내고 학교서 나올 때는 예뻤던 그 잎들, 안쓰럽게도 바닥에 흥건히 떨어져있었다. 내일 아침 등교하며 몇장 주워놓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40장 주워서 반 아이들에게 한장씩?.. 병산서원 갔을 때 그 예쁘던 단풍잎 한 장씩 주워다줄껄 생각했다. 은행잎 줏어서 짧은 글 적어서 줄까? 왠지 조금 부끄러울 것 같다.

비바람 맞으면 정류장까지 걸었다.  스쳐가는 아이들 초코렛 하나씩 쥐어주고... 정류소에서 우리 반 혜진이랑 민주 만나 짧게 인사하고.. 차가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이다.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이지만 차가 있다면 비에 젖는 느낌, 바람에 날리는 느낌, 아이들 집적대기...  잃어야 할테니까.. 장단점이 있다. 아직은 걷는 것도 좋다. 아침엔 책도 읽을 수 있고 아이들 만나 이런 저런 얘기도 할 수 있고.. ^^

이렇게 하루하루가 간다. 특별한 건 없지만 자세히 보면 매일이 특별하다. 오늘은 흔치않은 가을비도 엄청시리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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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이최고야 2004-11-1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력녀= 해콩!!
 

 

청년과 지도자 - 루쉰 산문집『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요즘 들어 청년이란 말이 유행이다. 입만 열면 청년이요, 입을 닫아도 청년이다. 그러나 청년이라 하여 어찌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까? 그 중에는 깨어 있는 자도 있고, 잠자고 있는 자도 있으며, 혼미한 자도 있고, 누워 있는 자, 놀고 있는 자도 있고, 그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전진하려는 자도 있다.

  전진하려는 청년들은 대체로 지도자를 찾고자 한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그들은 영원히 지도자를 찾지 못할 것이다. 찾지 못하는 것이 도리어 행운이다, 자기 스스로를 아는 자라면 지도자의 자리를 사양할 것이다, 지도자이길 자임하고 나서는 자가 과연 나아갈 길을 진정으로 알고 있을까? 길을 안다고 나서는 자들은 대개 30세가 넘고, 빛이 바래고 노티가 흐르는 자들로, 그저 원만하다는 것뿐인데 자신이 길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정말 길을 알고 있다면 자신이 벌써 자기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였을 것이고, 지금껏 지도자 노릇을 하고 있을 리 없다. 불법을 설교하는 스님이든 신선의 약을 파는 도사이든, 언젠가는 우리와 똑같이 백골로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에게 극락으로 가는 이치를 묻고, 하늘나라에 갈 비결을 구하려 하니, 실로 가소로운 일 아닌가!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모조리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들과 그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럴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은 그저 이야기나 할 줄 알고, 붓이나 놀리는 사람은 그저 붓이나 놀릴 줄 안다. 그런데 누가 그더러 주먹을 쓰라고 하면 그것은 시키는 사람 잘못이다. 주먹을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진작 주먹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아마 재주넘기를 하라고 할 것이다.

  일부 청년들은 각성한 것처럼 보인다. 『징바오푸칸 京報副刊』에서 청년들의 필독서를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 어떤 사람이 투덜거리면서 이렇게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믿을 건 自己 자신밖에 없어!” 비록 살벌한 상황이지만 나도 대담하게 한 마디 한다면, 자기 자신조차도 꼭 믿을 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들은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다. 이것 역시 인생에 특히 중국에서는 고통스러운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럴 것이다, 기억력이 좋으면 아마 그 무거운 고통에 짓눌려 압사할 것이다. 기억력이 나빠야 적자생존할 수 있고,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어찌어찌하여 오늘은 옳은데, 어제는 잘못되었다거나 겉과 속이 다르다거나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싸운다거나 하는 일을 떠올린다. 우리들은 아직 굶어 죽을 정도로 배가 고파서 아무도 없을 때 남의 밥그릇을 넘본 적이 없다, 죽을 정도로 가난하여 남몰래 남의 돈을 넘본 적이 없고, 성욕이 넘쳐서 이성을 보고는 아름답다고 느낀 적도 없다. 그러기에 나는 큰소리를 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본다. 기억력이 좋다면 나중에 그때에 가서 얼굴이 붉어질 테니까.

  혹시 자신을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도리어 믿음직스러울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금 간판이나 내걸고 있는 지도자를 찾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차라리 벗을 찾아 단결하여, 생존의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나으리라. 그대들에게는 넘치는 활력이 있다. 밀림을 만나면 밀림을 개척하고, 광야를 만나면 광야를 개간하고,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 우물을 파라. 이미 가시덤불로 막힌 낡은 길을 찾아 무엇 할 것이며, 너절한 스승을 찾아 무엇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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