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 주고, 용기 주고, 사랑 주고...
'학생의 날' 등굣길 제자 몸소 맞이한 금정여고 선생님들의 애특한 사랑
부산일보 2007/11/05일자 008면 서비스시간: 10:52:22
 



사진 설명: 학생의 날인 3일 오전 부산 금정여고 교문 앞에서 교사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 주며 학생들을 안아 주고 있다. 이재찬기자 chan@
학생의 날(11월 3일)을 맞아 부산지역 한 고교 교사들이 직접 학생들을 위해 작지만 소중한 행사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금정여고. 지난 3일 오전 7시30분 이 학교 교문 앞에서는 교사들이 일찍부터 나와 학생들에게 막대사탕을 나눠 주고 있었다. 막대사탕에는 '학생의 날을 축하해요'라고 쓴 축하 메시지도 붙어 있다. 여학생들은 '까르르∼' 웃으며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막대사탕을 받아든다. 교사들이 쌈짓돈을 털어 준비한 막대사탕은 1천여개. 오전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이날 하루라도 모두 활짝 핀 꽃처럼 웃는 얼굴로 등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교사들이 준비한 것이다. 축하메시지도 일일이 틈을 내 교사들이 정성스럽게 작성했다.
남자 교사들은 부끄러운 듯 분홍빛 얼굴로 팔을 활짝 벌리고 서 있다. 가슴에는 '안아 주세요'라고 쓴 표시를 달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프리 허그'를 하는 것이다. 여학생들은 수줍은 듯 교사를 안아 준다. 모두들 기분 좋은 얼굴이다. 프리 허그를 하면서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이 통한다. 교사들은 "합법을 가장해 제자들을 안아 본다"며 재밌어 한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것은 또 있다. 교문을 들어서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학생의 날을 축하하는 대형 걸개그림을 학교 건물에 걸어 놓은 것. 이 학교 교사가 직접 도안을 한 뒤 업체에 맡겨 만든 것이다. 이날 오전 8시40분에는 학교에서 학생의 날 기념식을 갖고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 줬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비만 탈출'을 주제로 하는 건강강좌도 열었다.
이 행사를 준비한 교사들은 "일제강점기 독립과 학생들의 자치권, 표현의 자유, 교육제도 개혁 등을 요구했던 학생들의 용기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축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학생의 날을 보다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기억하고 그날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종균기자 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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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7-11-0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신문사 차량이 보이더니 ㅋㅋ 신문에 나긴 났구나..
사실 KNN에서도 취재를 해갔다. 3일 저녁 집중해서 8시 뉴스를 보는데
"한편 부산 금정여고에서는 전교생에게 사탕을 나눠주고 학생들을 안아주는 등 학생의 날 행사를 가졌습니다"
화면도 없이 멘트만 한 문장 순식간에 지나가더만. 헐~
암튼 기분 좋은 하루였다. 덕분에 허리는 다시 뿌찌직... 맛이 갔지만...

여울 2007-11-07 17:29   좋아요 0 | URL
멋지고 신선한 이벤트였군요. 그냥 지나가는가보다 했는데, 좋은 소식이 여기에 있었군요. 맞아요 학생들의 용기를 다시한번 되새기고 축하해야 될 일.... 축하해요.

느티나무 2007-11-0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난샘, 옆모습 보이네요^^ 아는 사람은 다 알아본다는...ㅋ

아나키 2007-11-0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론타셨네요 ㅎㅎ

프레이야 2007-11-0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콩님 금정여고 계시군요.^^
11월3일이 학생의 날인줄도 몰랐네요.
정말 따뜻해 보여요. 허리 뿌지직.. ㅎㅎ 수고많으셨어요. 아, 좋아요.^^

해콩 2007-11-0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날.. 참 행복했어요. 몇년 전부터 아이들을 꼬~옥 안아주고 싶다는 '욕망'과 '필요'를 자주 느꼈는데 종업식날에도, 어떤 날에도 생각만큼 '안아주기'가 쉽질 않더군요. 아이들이나 저나 일상적인 스킨쉽의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너무 어색할 것 같고 적당한 타이밍도 못잡겠고 그랬거든요. 이날 실은 아이들 안아주기가 끝난 다음, 샘들끼리도 서로 안아주었답니다. 나이, 성별을 초월해서... 약간 주저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냥 따뜻한 사람 냄새가 물씬 났어요. 매일 안아주고 서로 토닥토닥해주며 따뜻하고 소박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여울님 너무 오랜만이죠? 요즘 자꾸 허리가 탈이 나서 컴앞에 앉기를 꺼린다는 핑계도 너무 식상하고... ㅋㅋ 여울님은 건강하시죠?

느티님 천기를 누설하시다니 -.,- 나름 신경쓴다고 개량한복을 입었는데도 '티'가 나네요. 그나마 옆모습이라 다행행행행...

아나키, 지난 번 교육청 앞에서는 정말 당황+황당+기쁨.. ㅎㅎ 담번에 또 우연히 만나자꾸나~ 글고 학교 다닐 때, 네놈도 함 안아보는건데 그랬다. 성추행으로 고발 당했을라나?? 교문 앞에서 머리카락 팍팍 잘리는 것보다야 함 안겨주는 게 그래도 훨 낫지 않았을까나? 11월 28, 29일 시네마테크에서 '전수일 특별전'하는데 니가 좋아할 영화가 많을 듯.

혜경님, '뿌지직 허리' 땜에 그날이후 지금까지 정형외과 다니며 물리치료 받고 있지만 아직도 사진보며 '헤벌쭉~' 하고 있답니다. 사실 학교에서는 별로 곱지 않게 보는 싸늘한 시선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저렇게 안아본, 또 안겨본 기억들로 이 겨울의 초입마저 따뜻하네요. 부러우시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