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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자는 질병과 기회주의, 가혹함으로 가득한 이 고난의 세상 한가운데를 살아가는 성숙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타인들을 위한 훨씬 더 나은 길이 있음을 알고 있다.

치유자는 삶의 두 가지 차원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연을 민감하게 느끼고, 마음을 모아 겸허하게 자연과 교감할 줄 안다. 치유자는 사랑에도 민감해서, 가슴의 중심에 모든 것을 집중하면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잘 안다. 그리고 매일매일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치유자는 행복과 사랑, 건강을 소원하며, 이를 위해 언제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스스로가 건강하고 가슴이 따스해야 타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치유자는 판매 직원과 같다. 고객에게 가슴을 열고 물건을 건네주면 그 순간만큼은 고객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아는 사람이다. 그 경험을 자신과 고객 모두에게 즐거운 것으로 만들 줄 안다.

치유자는 안다. 사소한 일도 단지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다른 순간들처럼 가슴을 활짝 열고 충분히 만끽해야 한다는 것을.

치유자는 안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풀 길은 오직 하나, 사랑과 가슴의 에너지, 그리고 이를 전하는 부드러움과 친절, 관용, 인내, 윤리적 행위뿐임을.

치유자는 알고 있다. 언제든 하루하루 보다 나은 세상을 창조할 수 있음을. 그러나 건강과 사랑을위한 의무를 다해야만, 하루하루 그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아야만 그렇게 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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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여행의 맛은 바로 출발의 순간에 있었다.

: 여행, 떠남에 대한 생각이 가득해서일까, 그냥 그냥 읽던 소설책에서 이 말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한 장면이 반짝 떠오르며 생기가 돈다. 처음 비행기를 타고 출발하던 때, 그 때가.

결국 난 그에게 말하고 말았다. 난 만나는 건 안 좋아한다고. 우리는 누구와도 만나지 못한다고. 만남의 장소에 이르렀을 땐 언제나 아무도 없다고. (...) 내가 원하는 건 함께 떠나는 것이다. 함께 택시를 잡는 것이다.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안고 플랫폼 위를 한껏 달려가며, 멀리서 번호만 보고도 우리가 탈 기차를 알아보는 게 좋다. 객실의 작은 오렌지색 램프도 좋다.

: 그러게... 내가 원하는 것도.

 

 

 

 

 

사실 이 책의 주요 정서는 이게 아닌데.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를 마치 전투하듯 통과해야 하는 (이혼한) 엄마와 어린 아들의 복잡, 고독, 냉소, 음울, 몽환적 심리상태가 주요 내용인데. 처음 이 책을 읽어야 했을 땐(독서모임에서 정해진 책이라 어쩔 수 없이) 100쪽을 채 못 읽고 갔다. 난 이런 정서가 너무 싫다고. 이런 주인공의 모습이 싫다고 얘기하고 그만 읽었더랬다. 그런데 빌린 책을 돌려주는 데 시간이 걸리는 김에, 다른 읽을 것도 없는 김에, 정확히는 내 마음이 복잡, 고독, 냉소, 음울한 김에 읽게 됐다. 그리 싫지 않더라. 뭐 그리 삶이 복잡하고 머릿속은 얽히고 설켰냐 하고 비웃었던 주인공의 속내에 살짝 공감이 가더라는... 핫하. 살다보니 가끔 이렇게 복잡한 프랑스 소설과도 만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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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독서치료를 공부했던 분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눴다. 2007. 9. 11

 

 

 

개구리와 두꺼비의 하루하루
아놀드 로벨 지음, 엄혜숙 옮김, 64쪽, 비룡소, 1996년 8월 출간
원제 Days with Frog and Toad 

개구리와 두꺼비는 연도 날리고 선물도 주고받고 즐겁게 지낸다.
내일 할 거야 / 연 날리기/ 떨리는 기분 맛보기/ 모자/ 혼자 있고 싶어

--------읽고 얘기 나누기 

내일 할 거야
개구리가 두꺼비 집에 와보니 집 안이 엉망인데, 두꺼비는 내일 치우겠다고 침대에 누워 있다. 부엌에 설거지거리가 쌓여 있고, 화초에 물도 줘야겠다고 말하는 개구리에게 두꺼비는 내일 할 거야, 하고 소리친다. 내일 할 일이 많은 것에 기분이 우울해진 두꺼비는, "오늘 치우면 내일은 안 해도 돼, 그렇지?" 하고 묻더니 어질러진 집 안을 싹 치운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져서 내일은 편히 쉴 거라며 쿨쿨 잠이 든다.

* 차례만 보고 읽고 싶은 이야기를 고르세요, 하자 한 분이 '내일 할 거야'와 '혼자 있고 싶어'를 골랐다.  이야기를 읽고 어떠세요 하고 물었다.
-두꺼비가 훌륭하다,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 하면 내일이 편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다니! 그리고는 별로 할 얘기가 없다...
-일이 끝나고 나면 허전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기분이 든다. P형의 특징인 것 같다. 


모자
두꺼비 생일에 개구리가 모자를 선물했는데, 모자가 너무 크다. 그래도 두꺼비는 니가 선물한 거니까 이대로 쓰겠다고 산보를 가서는 나무에 부딪히고 구덩이에 빠지고... 개구리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두꺼비에게 잠들 때 커다란 생각을 하면 머리가 커질 거라고 한다. 두꺼비는 커다란 것들을 떠올리며 잠이 들고, 그 사이 개구리는 몰래 모자를 가져가서 줄인 뒤 다시 갖다둔다. 다음날 모자가 딱 맞자, 개구리와 두꺼비는 즐겁게 산보를 간다. 

* '모자'를 읽어주고 떠오른 것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내가 나누고 싶던 이야기라 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 뱀 모양의 모자가 떠올랐다고 그렸다. 나중에 모자에 꽃과 깃털을 그렸다.
-커다란 모자를 그렸고, 그 아래에 문득 떠올랐다며 어릴 때 친했던 친구가 준 생일 선물을 그렸다.
그 친구의 선물에서 느꼈던 섭섭함을 얘기했다.
그리고 성격이 다른 친구와 다퉜던 이야기, '배려'에 대한 이야기 등이 나왔다.


혼자 있고 싶어
*읽어주고 자유롭게 얘기했다.
 

---------오늘 어땠어요? 

처음 얘기(내일 할 거야)를 듣고는 난감했다. '게으름'에 대해 얘기하기에도 유치했다.
'모자'는 성인용으로 활용하여 우정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에 좋을 듯하다. 

'받은 선물 중에 기억나는 게 어떤 건가요?' 식의 발문을 통해 친구 관계에 대한 얘기를 자연스레 끄집어낼 수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발문을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거 같다. 

'모자' 얘기는,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기를 여럿이 나누다 보면 나와 다른 반응들을 듣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서로 다른 배려 방식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겠다.
아까 얘기 중에 00샘의 반응을 보고 '그런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통쾌했다. 그게 배려라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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