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책에서 단편 <A Clean, Well-Lighted Place>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청결하고 불빛 밝은 곳>을 읽었다. 제목처럼, 본문도 미묘하게 뉘앙스가 다르다. 가장 크게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은 소설 내용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ㅋㅋ 주기도문의 번역이다. 하나는 공손 선어말 어미 ‘옵’ 이 포함되어 있고 하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내 취향은 포함되지 않은 가톨릭 식이다, 익숙하므로.


한 사건 이후 열린책들 출판사를 이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눈이 빠질 것 같은 스타일 (자간 행간이 작은) 에도 불구하고 열린책들의 책은 좋아한다.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고, 편집 스타일이 나랑 맞는 건지도. (언제까지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종인 번역가가 번역한 책도 많이 읽었는데 그래서 더 편하게 읽었을지도 모른다.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만 읽어보았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마초스러운 + 약간 정신나간 듯한 모습을 본 뒤로 멀리하고 싶었으나 ㅋㅋ 이 단편은 좋았다. <노인과 바다>도 읽어볼까.


이런 계기를 만들어주신 모 작가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그저께 집에 오니 <데미안> 발매트는 현관 앞에 깔려 있었다. 나는 좀 색이 있는 걸 원했지만 이것도 깔끔하고 좋다. 날이 더워져 그런지 1호 2호 모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저 위치는 2호가 가끔 엉덩이로 스키를 타는 경로라, <데미안>은 곧 똥칠을 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굳이 저기에 자기의 인생책 발매트를 둔 집사2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세탁을 그에게 일임할 것이니까, 그리고 내 인생책 아니니까 그냥 놔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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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3-25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발매트 전쟁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집사 2호의 아름다운 꿈이 똥스키로 얼룩지게 되면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해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으며 ㅋㅋㅋㅋㅋ 저, 웃는 거 아니에요. 그냥.... 기대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행간 때문에 열린책들은 읽기 불편한데 잘 읽히는 책은 그런 위험도 넘어서더라구요. (예:죄와벌)

건수하 2023-03-26 08:01   좋아요 1 | URL
현장 사진은 안 올려도 되겠죠 ㅋㅋㅋㅋ

열린책들이 전자책으로도 잘 읽히는 걸 보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저랑 잘 맞는 건 아닌 것 같고.. 뭔가 있는 것 같아요.
<죄와 벌> 전에 읽다가 말았는데 (주인공이 맘에 안 들어서) 열린책들로 읽으면 잘 읽힐까요? :)

잠자냥 2023-03-25 21: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똥스키….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6 08:02   좋아요 1 | URL
저기가 화장실 -> 2호의 보금자리로 가는 길이거든요 ㅋㅋㅋ

독서괭 2023-03-25 2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똥칠 ㅋㅋㅋㅋㅋ 심지어 하얀색 ㅋㅋㅋ “내 인생책 아니니까 그냥 놔두기로 한다”ㅋㅋㅋ 수하님은 덤덤하게 웃기신다니깐요🤣
저 오늘 50분 자유시간에 열린책들세계문학전집 중 노인과바다 들고가 읽었습니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재밌더라구요^^

건수하 2023-03-26 08:05   좋아요 3 | URL
보통 많이 칠하진 않아서 ㅋㅋㅋㅋ 색변화는 크게 없을 것입니다만...
저는 제 인생책 (딱히 있진 않음) 매트를 굳이 사 가지고 저기에 두진 않을 것입니다 ㅋㅋ

왜 저기다 뒀냐고 물어보니,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이라서 그랬다면서
더러워지면 빨면 된다고 쿨하게 얘기하더군요? ㅋㅋㅋ

독서괭님께 자유시간이 좀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

책읽는나무 2023-03-26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닥색이랑 데미안 발매트는 넘 잘 어울립니다^^

건수하 2023-03-26 11:4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 빨간색 초록색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

다락방 2023-03-27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세탁을 그에게 일임할 것이니까, 그리고 내 인생책 아니니까 그냥 놔두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하 님은 독서괭 님 말씀대로 덤덤하게 웃기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7 11:09   좋아요 0 | URL
웃기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ㅋㅋㅋㅋ 웃음 드렸다니 뿌듯하고요. 제 삶의 태도가 좀 저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