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책에서 단편 <A Clean, Well-Lighted Place>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청결하고 불빛 밝은 곳>을 읽었다. 제목처럼, 본문도 미묘하게 뉘앙스가 다르다. 가장 크게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은 소설 내용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ㅋㅋ 주기도문의 번역이다. 하나는 공손 선어말 어미 ‘옵’ 이 포함되어 있고 하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내 취향은 포함되지 않은 가톨릭 식이다, 익숙하므로.
한 사건 이후 열린책들 출판사를 이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눈이 빠질 것 같은 스타일 (자간 행간이 작은) 에도 불구하고 열린책들의 책은 좋아한다.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고, 편집 스타일이 나랑 맞는 건지도. (언제까지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종인 번역가가 번역한 책도 많이 읽었는데 그래서 더 편하게 읽었을지도 모른다.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만 읽어보았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마초스러운 + 약간 정신나간 듯한 모습을 본 뒤로 멀리하고 싶었으나 ㅋㅋ 이 단편은 좋았다. <노인과 바다>도 읽어볼까.
이런 계기를 만들어주신 모 작가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그저께 집에 오니 <데미안> 발매트는 현관 앞에 깔려 있었다. 나는 좀 색이 있는 걸 원했지만 이것도 깔끔하고 좋다. 날이 더워져 그런지 1호 2호 모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저 위치는 2호가 가끔 엉덩이로 스키를 타는 경로라, <데미안>은 곧 똥칠을 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굳이 저기에 자기의 인생책 발매트를 둔 집사2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세탁을 그에게 일임할 것이니까, 그리고 내 인생책 아니니까 그냥 놔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