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전달자들은 물건을 건드려서 그 안에 담긴 추억, 색깔, 누군가가 한 말, 냄새, 까맣게 잊은 아주 사소한 소리 같은 과거의 흔적을모은다. 오래전의 흔적, 어제의 흔적 할 것 없이 모두.
꿈 전달자들은 이 흔적들을 조심스럽게 섞어서 꿈을 만든다. 그런 다음 잠든 사람에게 꿈을 불어넣는다.(때때로 애완동물들에게 꿈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꿈을 불어넣는 일이 바로 ‘꿈 주기‘이다. 꿈 주기는 섬세함을 요하는 부분인데, 꿈을 주는 시간을 결정하는 일까지도 정확해야 한다. - P19

악몽을 주는 악마들은 잠을 자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누워서 코를 골며 잘 수 있는 겹겹이 집 같은 것이 없다. 악마들은 가만히 못있는 집단이다. 그들은 우리가 잊어버리는 두려움, 비밀, 죄책감,
실패를 간직한다. 그들은 계속 할퀴고 콧방귀를 뀐다. 온몸이 땀으로 번들거리고, 땀 냄새를 풍긴다. 그들의 힘은 끝이 없다. 머리를젖히고 콧구멍을 벌렁대고 공기를 맛보고, 무서운 것들을 게워 낼곳을 찾는다. 악몽을 퍼뜨릴 깊고 깊은 밤을 기다린다.
꿈 전달자들과는 달리 이들에게는 규칙이나 제한이 없다. 그들은가장 약한 자를 대상으로 삼는다. 자비심 따윈 없다. - P57

"당연히 일이 끝난 게 아니지. 사람들에게는 늘 꿈이 필요하다다. 사람은 평생 꿈을 꿔야 되거든. ..." - P150

"그럴 게다. 변화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두고 가는 것이니 슬프게마련이지. ...."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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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새로웠다. ‘늘 같은 상태‘와 예측 생활에서 벗어난 후, 조너스는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신기한 풍경에 압도되었다. 조너스는 자전거 속도를 늦추었다. 야생의 꽃들을 경이감을 품고 바라보고, 근처에서 낯선 새가 지저귀는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바람이 나뭇잎들을 흔드는 것도 즐겼다. 지난 열두 해 동안 마을에서 살면서 조너스는 한순간도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행복감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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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3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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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판매업자에게 경기를 관람할 때, 공격하는 시점에서 처음부터 공격수는 쳐다보지 않고그가 향하는 골문에 선 골키퍼를 주목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공격수나 공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골키퍼만 바라보는 일은대단히 어려운 일이죠." 하고 블로흐는 말했다. 

"공에서 시선을돌리는 것은 정말 부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는 사람들이공 대신, 양손을 허벅지에 대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가 뒤로 뛰어들어 왔다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자기편수비수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골키퍼를 쳐다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골문을 향해 슈팅이 되었을때에야 비로소 골키퍼를 보게 되죠."


그들은 사이드라인을 따라 함께 걸어갔다. 블로흐는 선심이그들 옆으로 뛰어가며 헐떡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골키퍼가공도 없이 그러나 공을 기다리면서 이리저리 뛰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요." 하고 블로흐가 말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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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빛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봐준다. - P133

".....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 P159

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 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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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문제없어요. 2달러 50센트 정도야 저도 언제든지 빌릴 수 있거든요."

"아마 나도 빌릴 순 있을 거야. 하지만 난 될 수 있으면 돈을빌리지 않고 싶구나. 처음엔 돈을 빌리지. 그러다 나중엔 구걸하게 되는 법이거든." - P19

"하지만 난 저놈을 꼭 죽이고 말 테야. 아무리 크고 아무리멋진 놈이라도 말이지." 그가 다시 말했다.
하긴 그건 옳지 않은 일이긴 해,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난 녀석에게 인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참고 견뎌 낼 수 있는지 보여 줘야겠어. - P67

좋은 일이란 오래가는 법이 없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차라리 이게 한낱 꿈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고기는 잡은적도 없고, 지금 이 순간 침대에 신문지를 깔고 혼자 누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 P104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행운의여신이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법인데 누가 그것을 알아본단 말인가? 어쨌든 어떤 모습의 행운이라도 얼마쯤 손에 넣고 그것이 요구하는 대로 값을 치를 테야. 하늘에 훤한 불빛이나타나면 좋을 텐데, 하고 그는 생각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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