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1일 <반지의 제왕 3권; 왕의 귀환>을 덮다. 2003년 10월 6일 <호빗>으로 J.R.R 톨킨이 창조한 가운데땅 여행을 시작한지 5개월만이다.

<호빗> 2003년 10월 6일~10월 12일
<반지의 제왕 1권; 반지원정대> 2003년 10월 24일~12월 2일
<반지의 제왕 2권; 두 개의 탑> 2003년 12월 2일~12월 30일
<반지의 제왕 3권; 왕의 귀환> 2003년 12월 31일~2004년 2월 1일

이제 그 짧은 여정을 마감하며, 그 여행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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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듣기: Sunrise Sunset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1998년 11월 공연으로 기억합니다. 우연히 세종문화회관 앞을 가게 됐는데 마침 대강당에서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공연을 하고 있더라고요. 학생석은 5000원이라 큰 망설임 없이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자리는 3층 구석진 곳이었는데 관객이 많지 않아 2층 좌석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긴 했지만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대표적인 뮤지컬 고전 중에 하나이고, 국내에서도 80년대부터 꾸준히 공연됐다고 합니다. 제가 본 작품은 서울시뮤지컬단에서 공연한 작품인데 주인공인 테비에역에는 탤런트로 익숙한 김진태씨가 맡았습니다.

영화 DVD와 OST 앨범은 그로부터 5년 뒤에나 구입했지만, 당시 수염이 덥수룩한 테비에가 우유통을 든 수레를 끌고 무대를 누비며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러시아 유태인들의 기구한 삶을 잘 그린 이 작품은 영화로 제작돼 1972년 아카데미상 작곡상 등을 받기도 했죠.

유태풍과 러시아풍이 적절히 어루러진 애잔한 노래와 음악이 극 시작과 함께 테비에가 부르는 'Tradition'은 전통과 개혁의 갈등이 극의 흐름이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테비에의 세 딸이 부르는 'Matchmaker'는 중매장이를 통해 결혼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나죠. 'If I were A rich man'에는 딸을 부잣집 홀아비에게 보내야하는 가난뱅이 테비에의 슬픔이 묻어나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대표곡은 첫째딸의 결혼식에서 합창하는 'Sunrise, Sunset'이죠. 여기에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 수밖에 없는 유태민의 설움이 담겨있죠. 고향을 등진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Anatevka'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98년 이후 다시 이 작품이 공연된다는 소식은 없군요.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려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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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2000-2001 공연 프로그램. 위쪽부터 마리아역의 이혜영, 예수역의 정지우, 유다역의 남경주, 마리아역의 최주희

노래 듣기: 'I don't know how to love him'(사라 브라이트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만난 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2001년 1월 6일 저녁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마침 공연 기획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다는 회사 동료의 손에 이끌려 을 찾게 된 겁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유일하게 초대권으로 본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Superstar', 'I don't know how to love him'으로 유명한 록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의 초기 대표작입니다. 웨버의 작품 가운데 <에비타>와 함께 국내에서 공연이 종종 있는 작품 중에 하나죠. 제가 본 공연 역시 1980년부터 수 차례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려온 '극단 현대극장'의 6번째 버전이었습니다.

이젠 고인이 된 연극배우 추송웅을 비롯해 유인촌, 윤복희, 조하문, 강산에, 박상원, 윤도현 등 당대 최고의 배우와 가수들이 지금까지 주연을 맡아왔습니다. 말 그래도 한국 뮤지컬의 산 역사가 담긴 작품이라고 할까요. 역대 예수역을 맡았던 배우들 중에 많은 이가 목사가 됐다는 전설이 담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가 본 공연은 JCS 2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역은 탤런트로도 활약했던 배우 이혜영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왕과 나> 텁팀역을 맡아 유명해진 최주희가 더블 캐스팅 됐고 유다역은 뮤지컬 스타 남경주가, 예수역은 정지우가 맡아 열연했죠.

제가 봤던 작품에선 이혜영이 마리아역을 맡았습니다. 지금도 그녀가 잔잔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부르던 'Everything's alright'과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의 선율이 잊혀지지 않는군요.

하지만 JCS의 매력은 신나는 록 음악과 화려한 군무의 어우러짐에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호산나 헤이 산나 호산나'라는 군중의 후렴구가 들어간 '호산나'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당신의 권능을 보여주'라는 후렴구의 '수퍼스타'가 기억에 남습니다.

예수를 밀고하는 유다 남경주가 1막 마지막에 부르는 'Damned for all time'과,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예수가 하나님을 향해 절규하듯 부르는 '겟세마네'는 남성 로커의 매력에 푹 빠져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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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96년 내한공연 팜플릿과 프로그램. 그리고 10주년 기념 콘서트 DVD와 런던 오리지널 캐스트 앨범입니다.

노래 듣기: 'One day more'

뮤지컬 <레 미제라블>. 우리에겐 '장발장'으로 익숙한,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입니다. 그만큼 그 줄거리가 익숙해 솔직히 뮤지컬 작품에 큰 기대를 걸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뮤지컬엔 줄거리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바로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수십명의 배우가 혼연일체가 돼 부르는 노래였죠.

96년 6월, 뉴욕 브로드웨이와 유럽, 호주 출신 배우 등 다국적으로 구성돼 첫 아시아 순회공연을 나선 레미제라블 인터내셔널팀이 싱가폴과 홍콩에 이어 서울을 찾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수입 뮤지컬은 생소했던 데다 가장 비싼 특별석이 10만원을 호가해 큰 관심을 끌었죠.

마침 유럽배낭여행에서 뮤지컬에 처음 맛을 들인 제가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어서 금전적 여유가 없던 전 가장 값이 싼 2만원짜리 D석을 끊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3층 구석에 앉아 이 멋진 작품을 멀찌감치 지켜봐야 했죠. 덕분에 배우 얼굴은 거의 알아볼 수 없었지만 멋진 회전식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우렁찬 노래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답게 알랭 부빌과 미셀 손버그의 음악은 더없이 훌륭했습니다.

장발장에 의해 구원받는 가엾은 판틴이 부르는 'I dreamed a dream', 장발장이 절규하듯 부르는 독백 'Who am I?', 쫓고 쫓기는 자 장발장과 자베르 경감이 대결하듯 부르는 'A Confrontations', 1막의 대미를 장식하는 합창곡 'One day more', 코제트에게 마음을 뺏긴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애포닌의 애절한 노래 'On my own', 혁명을 앞둔 젊은이들의 뜨거운 피가 용솟음 치는 'Red and Black', 민중의 힘에 듣는 이를 전율케 하는 행진곡풍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등등 그 어느 뮤지컬보다 명곡이 많기로 유명한 작품이죠.

당시 내한한 인터내셔널팀의 면면 역시 정말 화려했습니다. 장발장역엔 덴마크 출신으로 런던에서 활약한 스티그 로센, 자베르 경감과 판틴역엔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한 리처드 킨세이와 수잔 길모어, 애포닌 역은 필리핀 출신으로 <미스 사이공>에서 킴역을 맡기도 한 마앤 디오니시오가 각각 맡았죠. 아역은 우리나라 어린이 가운데 공개 선발했는데, 'castle on a cloud'를 가냘프게 부른 어린 코제트가 누구였는지 아쉽게도 기억나지 않네요. 
 
레미제라블은 2002년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 라이선스 공연은 엄두를 못내는 모양이에요. 주연 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 하나 하나까지 오페라 가수 수준의 가창력을 요구하는 대작인 탓도 있겠죠.

우리나라에 DVD로 출시된 레미제라블 10주년 콘서트는 세계 14개국에서 온 각국의 장발장들의 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그 가운데는 가까운 일본인 장발장도 있었죠. 머잖아 우리 배우들이 우리말로 노래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선보이길 기대해 봅니다.


프로그램을 열어봤습니다. 유명한 바리케이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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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미피 2004-01-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이 바로 이 '레미제라블'입니다. ^^ 그래서 반가워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전 중학생 때 롯데월드에서 남경주씨 나오던 공연 두 번 보고, 96년 런던에서 한 번 보고 이번 2002년에 봤는데, 몇 번을 다시 봐도 참 좋더군요. 사실 롯데월드에서 했던 공연, 라이센스는 아니지만 꽤 볼 만 했는데 말이지요...이제 와서 라이센스 따서 하긴 레미제라블의 국내 지명도가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많이 아쉬워요.
 

노래듣기: 'The phantom of opera'

1996년 4월 유럽 배낭여행에서 첫 발을 내딘 곳은 영국 런던이었습니다. 숙소에 짐을 푼 전 곧바로 가벼운 마음으로 웨스트엔드로 향했습니다.

이곳저곳 서성이던 전 'Her Majesty's Theater'(우리말로 여왕폐하극장 정도 될까요)를 발견했습니다. 한창 뮤지컬 '더 팬텀 오브 오페라(오페라의 유령)이 공연중이었죠. 평일(화요일) 저녁이었지만 당연히 자리는 매진. 운좋으면 반납 표를 살 수 있다는 말에 줄 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일이 되려는지 표가 한 장 나왔습니다. 저는 뒷줄이긴 했지만 앞에는 대부분 일행이 있는듯해 저에게 표가 떨어졌습니다. 1층자리였지만 표는 1등석의 반값인 16.5파운드(당시 환율로 2만원 정도)였습니다. 기둥 뒷자리라 보기 불편하단 이유였죠.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죠.

가슴이 떨렸습니다. 공연 시작 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기념품점을 찾았죠. 티셔츠, 컵 등 다양했지만 전 4.5파운드짜리 프로그램을 사고 1파운드짜리 초코바 하나로 저녁식사를 떼웠죠.

드디어 공연시작. 앞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 베스트 앨범으로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어 유령이 크리스틴을 납치해 배를 저어가는 익숙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뮤지컬배우 윤석화씨의 20주년 기념공연에서도 봤던 장면이었죠.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당시 공연시간은 한국시간으로보면 새벽 3~4시경.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반쯤 졸아가며 기둥을 피해 관람한다는게 쉽지 않았죠. 결국 2부는 비몽사몽간에 봐 장면이 거의 기억에 나지 않습니다.

많이 안타까웠지만 귀국하고 나서 바로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 앨범을 구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죠. 2002년에는 국내에도 라이선스 공연이 LG아트센터에서 장기 공연됐습니다. 아쉽게도 놓치긴 했지만 한국어앨범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죠. 다시 한 번 국내에 공연된다면 놓치지 말아야죠.


앨범과 런던 공연 티켓과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펼친 모습입니다 왼쪽 위 유령과 크리스틴이 'The phantom of opera'를 함께 부르는 장면입니다. 아래는 극중 오페라 공연중인 크리스틴, 그 옆은 라울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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