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듣기: Sunrise Sunset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1998년 11월 공연으로 기억합니다. 우연히 세종문화회관 앞을 가게 됐는데 마침 대강당에서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공연을 하고 있더라고요. 학생석은 5000원이라 큰 망설임 없이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자리는 3층 구석진 곳이었는데 관객이 많지 않아 2층 좌석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긴 했지만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대표적인 뮤지컬 고전 중에 하나이고, 국내에서도 80년대부터 꾸준히 공연됐다고 합니다. 제가 본 작품은 서울시뮤지컬단에서 공연한 작품인데 주인공인 테비에역에는 탤런트로 익숙한 김진태씨가 맡았습니다.

영화 DVD와 OST 앨범은 그로부터 5년 뒤에나 구입했지만, 당시 수염이 덥수룩한 테비에가 우유통을 든 수레를 끌고 무대를 누비며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러시아 유태인들의 기구한 삶을 잘 그린 이 작품은 영화로 제작돼 1972년 아카데미상 작곡상 등을 받기도 했죠.

유태풍과 러시아풍이 적절히 어루러진 애잔한 노래와 음악이 극 시작과 함께 테비에가 부르는 'Tradition'은 전통과 개혁의 갈등이 극의 흐름이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테비에의 세 딸이 부르는 'Matchmaker'는 중매장이를 통해 결혼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나죠. 'If I were A rich man'에는 딸을 부잣집 홀아비에게 보내야하는 가난뱅이 테비에의 슬픔이 묻어나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대표곡은 첫째딸의 결혼식에서 합창하는 'Sunrise, Sunset'이죠. 여기에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 수밖에 없는 유태민의 설움이 담겨있죠. 고향을 등진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Anatevka'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98년 이후 다시 이 작품이 공연된다는 소식은 없군요.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려지길 기대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