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구약 시가서 -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 The Message 시리즈
유진 피터슨 지음, 이종태 외 옮김, 류호준 외 감수 / 복있는사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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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책!! 바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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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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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당시에 하루키의 단편집이 궁금해 바로 구입했음에도 굉장히 오랜 시간을 두고 읽은 셈이 되고 말았다. 하루에 한편씩 하루키의 단편을 읽다 입덧이 심해져 다시 펼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당일치기로 서울을 다녀가면서 기차 안에서 모두 읽었다. 처음 한편씩 천천히 읽었을 때는 역시 하루키다운 흡인력에 놀라면서 술술 읽히는 것이 신기했다. 그러다 기차 안에서 나머지 분량을 모두 읽고 나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거 태교에 안 좋군!’이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하루키를 열광적으로 좋아한다고 할 수 없지만 무시하지 못하고 꾸준히 읽고 있는 지인에게 그 말을 전했더니 태교 책으로 적당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그의 책을 읽게 되는 하루키란 작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깊이 사색하고 당당하게 이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그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무시할 수 없는, 궁금해서 그의 새로운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다.

  워낙 다작한 작가라서 그의 작품을 스무 권이 넘도록 읽었음에도 여전히 읽지 못한 작품이 수두룩하다. 하루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음악, 음식에 능통하고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독자적인 생활을 하면서 특히 경제적으로 무관심한(주인공의 삶에 온전히 동조할 순 업지만 무심한 경제적인 바탕은 늘 부럽다.^^)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이 단편집에도 그런 인물들이 즐비했는데 책 제목처럼 ‘여자 없는 남자들’의 모습은 평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루키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는 인물들의 배경에 늘 뭔가 하나 부족한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평범함의 기준이 과연 무엇이며 누가 정했는지조차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켜봤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사랑에서만큼은 늘 부족한 모습이라 요즘 말로 ‘찌질한’ 남자들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그런 사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놓고 그들에게 뭐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남자들만 등장해서 전체적인 총평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지난 과거의 사랑을 되돌아보면 찌질함과 집착, 못난 모습들을 나 또한 얼마나 많이 보여 왔는지 얼굴이 화끈해질 정도다. 그게 과거형이로만 기억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배우자에게도 그런 모습을 어김없이 보이는 내 모습이 생각나 MSG를 잔뜩 섭취한 뒷맛처럼 씁쓸함이 한동안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씁쓸한 감정만을 남겨 놓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흥미롭게 쓴 영향도 있겠지만「사랑하는 잠자」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편은 지루함 없이 읽었다.「사랑하는 잠자」는 마치 카프카의 단편집을 읽는 듯 몽롱했고 나머지 작품들은 구술 문학을 접한듯 타인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묘미가 있었다. 그렇게 전해지는 이야기의 끝이 모두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하루키 소설에서 그런 천편일률적인 결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다양성을 인지한 듯 했다.

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 해도. (49쪽)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하는 일. 완전히는 아니어도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불가능하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전에 내 마음부터 이해하고 들여다보아야 하는데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 혼란과 맞닥트리고 만다. 내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참 진부하게 들리지만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일은 그래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때까지 내면에 갇혀 있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내 마음을 들여다보듯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불필요한 갈등은 사라질 것이다. 그런 과정을 덧입혀가는 게 성숙한 삶을 향해가는 발걸음이 아닐까?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나마 내가 낼 수 있는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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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2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90년대 중반에 하루키 책을 제법 읽었어요.
그때 읽었던 `노르웨이의 숲`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기구를 타고 5주간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2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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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또 출간되었구나! 이 책도 얼른 들여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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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5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베른의 처녀작이 나왔군요! ^^
 
잠깐 저기까지만, - 혼자 여행하기 누군가와 여행하기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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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만화만 보다 처음으로 에세이를 접했다. 그림이 사라지고 글이 좀 많아졌다 뿐이지 마스다 미리의 느낌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했다. 게다가 여행에 관한 에세이니 부담 없이 편하게 읽혔고 혼자 혹은 누군가와 여행한다는 사실이 내심 부러웠다. 혼자 여행을 해 본 적이 없고 낯선 곳에 가는 걸 두려워하는 나에게 호기심 가득한 마스다 미리의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설렜다. 아무렇지 않게 계획해서 선뜻 집을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이 왜 그리 부럽던지. 결국 여행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인데 그 집을 잠시 떠난다는 사실을 나는 늘 두려워했던 것 같다.

  저자 또한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건 아니고 우연한 계기에 전국여행을 하다 여행이 좋아졌다고 한다. 한창 혈기왕성할 때 전국 여행을 꿈꿔 본 적이 있는데 결국 아무데도 가보지도 못하고 말았다. 그런 내가 해외배낭 여행을 꿈꿨던 적도 있으니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그 꿈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있다. 다음에 아이가 훌쩍 자라면 함께 가던지 혼자 가보던지 하는, 그런 시간을 잠시 미뤄둔 것뿐이다.

  이 책에 실린 저자가 여행한 곳의 대부분은 일본이다. 일본의 유명 관광지도 잘 모르지만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니 지역과 음식이름, 유례 같은 것들이 내 눈을 찔렀다. 대략적인 위치도 모를뿐더러 음식과 여행지의 특색이 상세히 설명된 곳도 있었지만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여행의 말미에는 여행경비로 얼마가 쓰였는지 알려주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가 적당선인지 피부에 와 닿지 않아 그게 조금 아쉬웠다. 그나마 내내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라 친구, 엄마, 남자친구 등과 하는 여행도 있어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 여행이니 참 행복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핀란드로 혼자 떠낸 여행기가 가장 인상 깊었고 나도 언젠가 혼자서 저렇게 여행을 갈 수 있을까란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솟아났다.

  여행하면 자유란 단어가 항상 같이 떠오른다.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떠나는 게 여행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여행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가기 전에 얼마나 자신을 틀에 가두고 타인이 하는 행동과 상식을 따라가려 애쓰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에 대한 생각 자체에 조금은 더 자유스러워진 것 같다. 가고 싶은 곳을 편안하게 가는 것은 여러 가지 배경이 뒷받침이 되어야겠지만 일단 스스로 먹는 마음가짐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계획한 여행도 좋지만 발길 닿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여행. 꼭 먼 곳이 아니더라도 근교부터 그런 여행 같은 나들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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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Friends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히스이 고타로 지음, 금정연 옮김, 단바 아키야 사진 / 안테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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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게 쉽지 않다. 친구를 사귀는데 성별도 국가도 나이도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 친구를 사귀어보면 나와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는 전제하에 마음이 통해야 진정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갈수록 얄팍해지는 인간관계에 진부함을 느끼지만 내 스스로 마음을 여는 것조차 쉽지 않다. 나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마음을 주며 친구를 사귀라고 하면 과연 쉬울까? 아마 내가 손해 본다는 생각과 귀차니즘에 의해 금방 포기해 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나의 마음을 부끄럽게 하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바로 북극곰과 허스키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였다.

  두세 살이 되면 엄마를 떠나 다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북극곰. 북극곰의 주식인 바다표범이 없는, 바다가 얼지 않은 계절에는 쫄쫄 굶어야 한단다. 그렇게 배를 곯고 늘 혼자인 북극곰에게 허스키의 존재는 무엇일까? 아마 오랜 굶주림을 끝내줄 먹잇감으로 보였을 것이다. 허스키들에게도 당연히 북극곰의 존재는 그러할 테고 북극곰이 자신에게 다가왔을 때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북극곰은 허스키에게 포식자의 모습으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애교를 부리며 친구가 되길 원했다. 허스키도 잠시 당황하다 북극곰과 함께 어울리며 그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며 둘이 친구가 될 수 있나란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했다.

  그런 북극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허스키들. 그리고 아랑곳하지 않고 장난치고 입을 맞추고 상대가 허스키란 사실을 잊은 채 대하는 북극곰. 사진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면서 나와 전혀 다른 타인에게 북극곰과 허스키 같은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고민하게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온다면 의심부터 할 것이고 나또한 이런저런 설명이 귀찮아 그냥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데 전혀 다른 위치의 동물들이 이렇게 뒹굴고 뛰어 노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의하고 있던 친구는 형식적이고 허울뿐인 모습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간의 내 삶을 돌아보면서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나에겐 얼마나 있었을까? 그리고 이 책의 말미에 내 인생이 즐거웠냐는 물음에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 전자든 후자든 모든 대답이 미적지근할 것이다. 나에게 일어났던 기적도, 즐거웠던 인생도 내 기억 속에 흐릿하게 각인될 뿐 내 삶의 영향을 미칠 만큼 또렷한 게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런 일들을 내가 잊었을 수도 있고, 앞으로 그런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르지만 북극곰과 허스키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현재 저들이 더 행복한 거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동물들도 저렇게 벽을 허물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있느냔 열등감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의 모습, 그들 간의 오간 대화를 인간들이 추상할 수밖에 없지만 그 추상 속에서 싹 뜬 따뜻함과 깨달음은 결코 어색하지 않은 하나의 잔잔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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