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1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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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개인이 어떻게 파괴되고 살아가는지를 낱낱이 보여준 소설! 너무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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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믿음 - 인문학으로 푸는 믿음의 공식
이성조 지음 / 두란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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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즉 하나님의 나라란, 땅이나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통치와 ‘다스림’을 말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지배되고 다스려지는 모든 곳이 하나님의 나라인 것이다. 예수님을 정말 믿는 사람들은 죽어서 빨리 천국 가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 하나님의 나라를 오게 할까, 오직 이 생각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33쪽


수없이 듣고, 심지어 나도 그렇게 기도했다. 이 세상이 아니라 저 천국을 바라보며 살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러다 작년에 한 선교사님의 설교를 듣고 천국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았다. 내가 정말 무지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천국이 어디서나 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랍고 감격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큰 비밀을 이제야 깨달아 그동안 고민하던 많은 것들이 해결된 기분이었다. 왜 나는 그동안 하나님 나라가 죽음 이후의 천국에만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을까?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온 마음을 다해 듣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경험이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교회를 오랫동안 다녔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잘못 알고 오해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내가 무지해서 오랜 시간이 흘러 조금씩 깨달아가 가고 있다 해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나님을 전할 것인지는 늘 마음의 짐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게 이 책이다.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고, 하나님은 못하시는 것이 없는 분인데 왜 이 세상은 이렇게 악한지, 교회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울타리를 치고 유지에 급급하는지 이유를 찾아본다. 그리고 결국은 ‘하나님이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셨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인간적인 마음으로 생각했을 때 믿어지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님의 사랑 앞에서는 어떠한 핑계도 없음을 정확히 알게 된다.


믿음의 능력은 시간이 아닌 거리가 결정한다. 우리의 믿음은 결국 자기 믿음이다. 그 믿음의 시간에 비례해서 능력이 경험되지 않는다. 그래서 먼저 믿은 자가 나중 되기도 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기도 한다. 201쪽


포도원에서 일하는 일꾼의 비유는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같은 시간을 일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금액의 일당을 받는 모습에서 이해되지 않는 나를 본다. 더 많이 일한 사람에게 당연히 더 많은 일당을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왜 포도원 주인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일을 하게하고 아침부터 일한 사람과 같은 금액의 일당을 주는지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나님의 은혜이며, 나처럼 보잘것없고 연약한 사람에게 더 먼저 다가오신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곰곰 생각해보니 나는 아침부터 일하고 있었던 포도원의 일꾼이었다. 그랬기에 이제 막 교회에 발을 디딘 사람, 나보다 더 어려움에 처하고, 외부인에게 울타리를 치고 경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나님은 절대 편을 나누지 않고, 차별하지 않고 동일한 은혜를 주셨는데 내가 그 은혜를 먼저 받았다는 이유로 대접받기 원하고, 잘난체하고 있었다. 그랬으니 천국의 모습을 알지 못했고, 천국은 죽음 이후의 것이라 여긴 어리석음을 믿음이라 여기고 있었다.


우리의 눈으로 보지 못한다고 해서, 바랄 수 없다고 해서, 하나님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얕은 믿음의 기준과 한계가 깨질 때, 우리의 한계를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진짜 능력이 역사한다. 그 능력은 다름 아닌 죽음조차 끊어 낼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176쪽


저자는 현재 한국 교회가 정체되어 있는 이유를 사랑이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화 <레미제라블>을 제 2의 로마서라 말하며 절망이 가득한 세상에서 과연 내일이, 희망이 있는가란 신학적인 질문으로 접근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사상을 언급하기도 하고, 법칙에 대입하기도 하며, 경험과 성경을 섬세하게 파고들며 <불편한 믿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앞선 믿음의 선지자들의 무한한 사랑을 보게 된다. 1300만의 조선인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복음을 전하러 온 언더우드 선교사, 고종의 주치의지만 최선을 다해 백정을 살린 애비슨 선교사, 자신의 아들을 죽인 이를 양자로 삼은 손양원 목사님 등 하나님이 이 세상을 너무 사랑하셔서 인간의 모습으로 하고 오신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세상으로 흘러넘치게 한 분들이 있었기에 현재 나는 이렇게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내가 갖는 불편한 믿음이란 건 무엇일까? 그 모든 것은 결국 나에게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부족한 믿음.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닫고, 천국이 언제든 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내 울타리에 갇혀, 내 안위만을 생각하며 적은 믿음으로 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이렇게 어리석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인지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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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1 - 도둑 까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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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책이 60권이나 있지만 이 책은 없는데 반갑게 개정판이 나와주었네요! 제 취향은 확고하니 합본보다는 분권으로 구입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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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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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인도 곳곳을 밟고 온 기분이다. 더운 날씨, 땀 냄새, 상상할 수 없는 기차역의 혼잡함, 어디든 사람이 넘쳐나고, 지저분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유의 분위기가 뿜어 나오는 인도. 가보지 못한 나라, 호불호가 갈리는 나라, 겪어보지 못한 불편함을 감수하기 힘든 나라라는 편견들이 무색할 정도로 재미있게 읽어버렸다.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한 호흡에 읽어버려서 인도를 며칠 만에 다녀 온 기분까지 든다. 엄마와 까칠한 이모와 함께 한 여행. 말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는데 역시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걱정은 두려움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여행 목적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여행하느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만약 혼자 엄마와 이모와 함께 여행을 하라고 했다면 도망쳤을 것 같다. 성격 탓이기도 하고, 고생길이 훤해 지레 겁을 먹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해보지도 않고 겁을 먹는 나와는 달리 엄마, 이모와 함께 여행을 한 저자가 대단해 보였다. 오로지 좋은 것을 엄마와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여행을 청했는데, 엄마가 망설임 없이 정한 곳은 인도였다. 류시화 시인 때문이라고 하는데, 나도 시인의 에세이를 읽어서인지 낯설지가 않았다. 책으로 만나고, 상상했던 곳을 직접 보는 일. 분명 설렐 것 같다. 그런 설렘을 책임진다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지만 많은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저자는 엄마, 이모와 함께 일단 부딪혔다.


참 멋지다. 딸, 니는 좋았겠다. 이런 데서 두 달을 보내서. 148쪽

도망치듯 인도로 여행 왔던 과거와는 달리 엄마, 이모와 함께 온 인도는 분명 달랐을 것 같다. 갠지스강을 보며 엄마가 했던 말, 엄마와 여행오기 8년 전에 여행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위로를 받았다는 저자. 그래서인지 유명한 관광지보다 오히려 너무 할 일이 없어 갠지스강만 쳐다보았던 바라나시의 여행이 내게도 인상적이었다. 여행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풍경을 바라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목적이 있는 여행도 좋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 생각하기 때문에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여행이 자연스러웠다.

여행의 묘미는 변수라고 하지만 저자와 엄마, 이모가 겪은 여행을 보면 지나고 났으니 하는 말이지, 나보고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것 같다. 여전히 나는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는데 몸이 아픈 와중에도 14시간 기차를 타고 이동하고, 살벌한 현지인의 협박, 멱살잡이를 하는 싸움까지 그야말로 스펙터클 한데 그 모든 걸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여행이 더 흥미로운 게 아닌가 싶다. 인내심을 요하는 일도 많고,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도 천천히 순응해 가는 것. 인도인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런 여유와 그곳에 녹아드는 방법을 배운 게 여행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 이모와 달리 인도 여행을 마치고 다른 여행을 해야 해서 공항에서 헤어질 때의 그 착찹함. 그 여운이 나에게도 전해져 마음이 찌르르 했는데, 다음 여행에 까칠한 이모가 거의 협박에 가깝게 데려가라는 전화와 엄마도 함께 가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는 이야기를 보며 뭔가 서늘해졌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면서도 엄마와 이모가 또 어떤 예측불허의 상황을 만들어낼지 긴장된다고나 할까? 발랄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또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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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3-1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돌아와서 이모와 엄마가 다시 같이 가자고 하는 내용 생각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안녕반짝님, 좋은하루보내세요.^^

안녕반짝 2018-03-13 14:52   좋아요 1 | URL
다음 이야기가 분명 나올 것 같아요.
필리핀 간 이야기^^
저만 재밌게 읽은 게 아니라고 하니 좋네요^^
고맙습니다^^
 
새로운 가족
전이수 지음 / 엘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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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이 책의 존재를 몰랐겠지만 제대로 시청하지 못했고 입소문만 들은 터라 읽는 내내 또 다른 편견으로 보지 않으려 했다. ‘아이가 정말 이 책을 썼단 말이야?’, ‘이 그림도 직접 그렸다고?’ 같은 편견에 갇혀 책 내용을 왜곡하지 않으려 애썼다. 담담히 읽어나갔지만 읽고 난 뒤에는 책을 요리조리 뒤적거리기도 하고 서지정보도 찾아보면서 창작자이자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아이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졌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쉽지 않다. 이성적으로 그래야 한다고 하면서도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올 때가 허다하다. 심지어 나이 차이가 나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나는 과연 다름을 제대로 인정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새로운 가족』에서는 한 코끼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다름을 어떻게 인정하고 가족의 사랑을 알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이 녹록치 않음에서 마음이 아팠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 것이 마음 찡했다. 어느 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가족의 무리에 들어온 다리를 저는 아기 코끼리 때문에 ‘나’는 짜증이 늘어만 갔다. 자꾸 방해만 하고 참아야 하는 현실에 불평을 해보지만 엄마는 ‘모든 코끼리는 다 다르다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모두가 서로 돕고 아껴주며 함께 살아가는 거라고!’란 대답만 들려올 뿐이다.

그런 일이 쌓이고 쌓이자 ‘나’는 너무 속상에서 가족의 무리에서 빠져나와 길을 잃고 만다. 사람들에게 잡혀 등에 짐을 싣고, 우리에 갇히고 나서야 동생 코끼리를 이해하게 된다. ‘나처럼 슬펐겠구나, 나처럼 힘들었겠구나.’하고 말이다. ‘나’는 간절히 가족을 원하지만 우리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팔이 하나밖에 없는 사마귀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하게 된 ‘나’는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린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과 엄마가 해준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창작물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좀 틀리더라도 아이의 글씨가 그대로 실려 있어서인지 이야기 하나하나가 더 마음에 콕 박힌 것 같다.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모두 다르게 생기고, 다른 색과 표정을 지닌 코끼리들을 보면서 다름을 구별하지 못하고 보지 못한 시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코끼리들의 눈에 눈물이 맺힐 때마다 나도 슬퍼지고, 짜증나는 상황을 볼 때면 나 또한 짜증이 나고 공감이 되는 상황들이 어쩜 이렇게 생생할까 싶었다. 이 책을 쓴 이가 아이이기 때문에 대단하다, 굉장하다는 감탄보다 경험과 상상을 이렇게 맘껏 표현할 수 있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창작물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맞물렸다. 내가 빤히 알고 있는 시선이 다른 이의 시선으로 다르게 드러나는 것. 그 안에서 또 다른 지혜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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