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니 더 피곤하다. 기분 좋게 룰루랄라 다녀야 할 여행지에서 대체 뭘 하고 다닌 건지도 모르게 기운이 빠지고 피곤해서 일찍 자버렸다. 새벽 4시 경에 잠깐 눈을 떴는데 친구는 뭔가를 하느라 그 때까지 침대에 누운 흔적도 없다.

오늘은 4일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다.



내 침대 옆 벽면



내 침대 앞 벽면



방 창문에서 바라본 만달레이 베이 호텔



호텔방이 또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해준다. 아... 신기해. 이런 사막에 이런 초고층 건물들이라니...



뉴욕뉴욕 호텔도 보이네.

마무리하고 어쨌든 집에 돌아가야 하니까 11시 좀 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장(self-parking lot)에 갔다. 둘다 묵묵히 걸어서 4층에 내렸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모른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핫...

그러다 내가 한마디 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3층인 것 같아."
짐을 들고 그 광활하고 더운 주차장을 돌아다니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찾으면 전화하기로 하고 떨어져서 찾아다니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호텔 로비로 돌아와 직원을 붙들고 물어봤다.
아마 한 4-5명한테 물어봤을 거다.
이 과정에서 MGM 그랜드 호텔에 대실망.

딱 1명만이 구체적으로 도와줬다. 하지만, 역시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
나머지 사람들은 다 이렇게 말했다.
"정말 크죠. 관리인이 있긴 하지만, 충분한 인력이 없어요. 경보기(리모컨) 있나요?
그걸 이용해서 찾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군요." 

네, 그럼 그렇죠. self-parking lot에서 뭔가 커다란 걸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막에서 당장 오아시스 찾아내라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

친구한테 전화해서 로비로 오라고 전화해서 짐을 내가 갖고 있을 테니까 혼자 찾아보라고 보냈다.
그리고 그 후로 1시간 쯤 후 찾았다는;;; 체크아웃하고 나가는데 총 2시간 반 걸렸다.
다행히 차는 내가 말했던 3층에 있었다.

차 찾느라 지쳤는지 친구가 나한테 운전하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매정하게 단칼에 거절했다.
"아니, 안 하고 싶어."

네바다주를 빠져나오는데 계속 비가 내렸다. 그러고 보니 4일 내내 비가 안 온 날이 없다.
하긴, 그랜드 캐년 가던 날 가이드가 우리한테 비가 오는 게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좀 덜 더웠으니까.

돌아오는 길에 내내 퍼잤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지만,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잠 때문에 나도 힘들었다. ^^;
그리고 중간에 내렸던 주유소에선 어찌나 후끈하던지 "이게 사막이구나." 싶었다.
바깥 기온 105℉. 섭씨 40도가 좀 넘는 온도다.

이렇게 더울 땐 에어컨을 1단으로 틀어도 그리 시원하지 않다.
하지만, 너무 더우니까 세게 틀기도 불안하다.
그래도 시속은 80~90마일을 오갔다는... ^^

언젠가 라스베가스에 또 갈 날이 있을 걸 안다.
나는 언젠가 또 가게 될 거다.
4일이나 라스베가스에 있었지만, 이렇게 충족되지 않은 마음으로
좋긴 했지만, "정말 좋았다"고 말하긴 힘드니까.
다른 분이 썼던 것처럼 인공이다 뭐다 해도
분명히 사람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다음에 갈 땐 룰렛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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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8-07-20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역시 같이 가는 사람도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죠. 마치 식사처럼. ^^

하루(春) 2008-07-2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에요. 뷔페 먹을 땐 좋았다구요. 그랜드 캐년도, 자이언 국립공원도. ㅋㅋ 이 친구 오늘 일본으로 돌아갔어요. 어젠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발보아 파크에 간다는데 제가 학교 갔다가 따라가 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