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늦게 들어가야 할 사정이 생겼다. 그래서 집에 아예 안 들어가기로 하고, 동네에서 떠돌다가 지금에서야 피씨방에 정착했다.
원래는 스타벅스 같은 곳, 즉 스타벅스가 없으면 그런 류의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와 함께 아이들용 책인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를 읽으려 했는데, 젠장.. 이 동네에는 스타벅스 류의 카페는 스타벅스밖에 없으며, 좌석이 있는 2층에 올라갔더니 완전히 도깨비 시장이다.
한가운데에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하얀색 셔츠 입은 남자들이 한 무리, 그 외의 자리에는 교복 입은 학생들과 몇몇 숙녀들... 아~ 왜 이 동네에는 할리스도 또 뭐지? 하여튼 그런 카페가 없는 걸까? 슬프다. 정말로...
피씨방에 얼마나 안 왔는지 적립금제도가 있다는 것도 얼마 전 티비를 보고 알았고, 좀 전에 들어오면서 내심 떨었다. 수중에 2천 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시간에 천 원이라는 말에 약간은 멍청하게 "아~ 그래요?" 하며 촌년처럼 쭈뼛댔다.
귀에는 어제 열심히 집어넣은 아이팟 셔플에서 빌리 조엘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고, 그 사방에서는 배틀게임을 하는 소리가 새어 들어온다. 아이팟 셔플은 셔플로 듣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집어넣는 건 가수 순으로 넣어도, 셔플을 선택하면 이 노래, 저 노래 질리지 않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잘하면 앞으로 2시간 여기서 머물다 집으로 돌아가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