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는 내내 '고양이를 부탁해'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꽉 조인 틀 안에 갇히고 싶지 않은 그녀. 내가 생각해도 난 아직 틀에 갇히기엔 너무 젊단 말야. 정말 20살!! 그 시절엔 섹스 말고도 궁금한 건 많고 모든 게 불안정하다. 답사 다니는 즐거움에 졸업 후 밥벌이를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걱정은 늘 뒷전이다.
이니드의 모습은 꽤 많은 젊은이들이 지나온, 그리고 지나올 꽃다운 청춘이다. 마음에 드는 누군가와의 첫 정사, 끌리는 마음을 억눌러야 사회적으로 올바르지만(그렇게 배웠지만), 그렇게 조용히 이 밤을 보내고 나면 햇살이 비칠 즈음 백만번쯤은 후회할 것 같다. 설사 그 반대의 상황이 된다 해도 말이다.
이 나이,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평생 못할 것 같은 조급증에 시달리며 어디로 튈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탱탱볼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일기장엔 "내가 왜 그랬을까?" 류의 한심한 말들만 장황하다. 다음날 머리를 쥐어 뜯으며 후회한다 해도 그래, 아직은 젊으니까... 늦은 게 아닐까 걱정될 때가 아주 적당할 때니까... 내 인생 아직 결정된 거 뭐 있어?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젖내도 채 가시지 않은 숙녀인 걸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