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의 서재에서 배우자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인 게 좋다는 얘기를 봤다. 그 때 이렇게 댓글을 남겼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또 어디 가서 찾죠?"

솔직히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일은 더 많이 일어나는 것 같고, 가끔은 정말로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나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배우 윤여정은 이런 말을 했다. 아, 여기서 내 기억력 다 뽀록나겠다. ^^;;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한번도 계획한 대로 된 적이 없다고 했던 것 같다.

"다른 계획을 한창 세우고 있을 때 뭔가가 터지는 것이 인생이다." 이건 <가상역사 21세기>에 나온 대가수 존 레논의 말이다.

매우 자주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서로를 열렬히 사랑할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기 때문인데 정확히 말하면 완전히 혼자 사는 것보다는 미혼의 애인과 '따로 또 같이' 생활을 하고 싶다. 작년에 신문에서 본 건데, 요즘 그런 사람들이 많단다. 양가 부모께는 철저히 비밀로 하고 동거를 하는 것이다.

아무튼,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정말 그런 마음인지 나도 모를 때가 있는데 언젠가는 혼자 살 계획을 조금씩 세우면서 가끔 두려움을 느낀다.

손 힘이 세지 못해 글씨도 되게 흐리게 쓰는데(연필이나 볼펜처럼 힘의 강약에 따라 진하거나 흐리게 나오는 경우) 그럴 때 정말 두렵다. 대형 할인매장에서 1.5리터짜리 pet병에 든 음료를 샀는데 그게 안 열려서 한참을 고생하는 거다. 길을 가다가 조그만 가게에서 pet병 음료를 샀을 때 안 열리면 주인한테 열어달라고 부탁하면 되지만, 낑낑거리며 사들고 집에 온 1.5리터짜리가 안 열리면 그 땐 정말 환장하기 일보 직전이 된다. 칼로 끊어져야 할 부분을 그어봐도 안 되고 아무리 힘을 줘도 안 되고 그러다 사람이 공황상태를 느끼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조금 과장했음).

이런 일은 꼭 1.5리터짜리 pet병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조그만 병(박카스나 식이섬유음료)도 가끔은 안 열려서 만약 혼자 살 때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쩌나 투덜대는 내 모습이란...

난, 이런 게 정말 두렵다. 열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마시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만드는 사람들 제발 여는 사람 생각 좀 하길... 용두사미의 글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난 항상 이런 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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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5-03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앗, 저랑 똑같은 고민. 안열리는 페트병!!! 그거 때문에 혼자 살기 꺼려진다는 식의 얘기를 엊그제 누구 만나서 했거든요. 평소 항상 생각하던거기도 하구요. 근데, 요즘 페트병 여는 기구가 나온답니다. 그래서 으음? 하며 저의 핑계 하나를 버려야 했습니다. -_-a 집에 혼자 있다가 나가기 죽도록 귀찮은데 목 죽도록 말라서 거평식혜나 콜라나 환타 따위가 먹고 싶을때 나가서 사왔는데, 페트병 안 열리면 정말 패닉! 입니다. -_-;;;;;;; 그 기분 저도 안다구요!!

하루(春) 2005-05-03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구, 페트병 여는 기구까지 사는 건 정말 웃긴 일 아닌가요? 페트병 안 열리는 일 따위로 혼자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건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동감해 주셔서 고마워요. ^^

chaire 2005-05-03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비슷한 사람을 또 어디 가서 찾죠? 우아,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 사는 일은, 여러 가지 행복과, 더불어 다양한 난점을 불러오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냥, 되는 대로 살자를 모토로 살기로 했어요.

클리오 2005-05-0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령을 배우고 열심히 연습하세요.. ^^ 아주 비정상적으로 붙어있는 것만 아니라면 정확히 잡아 두 손의 힘을 반대로 주면 열린다는... 그런데 문득, 글씨 쓸 손 힘도 힘들다 하시면... 그리고 인연이란, 죽어도 안나타날 것 같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더라구요.

2005-05-03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05-0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댓글 취소해요.. 로드무비 님 서재에 가봤더니 너무나 쉬운 페트병 따개가 있더라구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간편해서 병따개 비슷하니, 사기 우스울 정도는 아니더라구요.. ^^)

날개 2005-05-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리한 도구는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페트병 따개 사세요!! 흐흐~

하루(春) 2005-05-03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나미님, 되는대로 살자.. 이것도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되는 대로 살자니 너무 내 삶이 지지부진한 것 같고 뭐든 열심히 찾아나서자니 그것도 녹록하지 않고. 잘 모르겠어요.

클리오님, 죽어도 안 나타날 것 같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다... 이런 일이 생길까 의문스럽답니다. ^^;; 누구나 이런 일을 겪는 건 아닐 테니까요.

...님, 타이밍이라.. 저도 '따로 또 같이'를 장담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막연한 동경의 대상일 뿐이죠. 맞아요. 많이 부족하죠. 그런 생활을 완벽하게 할 자신도 없구요. 중요한 고백을 하셨군요. 저도 노력해 볼게요. ^^

날개님, 하하~ 로드무비님과 님 덕에 오늘 무지하게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페트병 따개가 있다는 걸 안 건 오늘의 큰 수확이라 다행이에요.

미네르바 2005-05-03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랑 비슷해요. 전 지금 혼자 살고 있는데, 정말 어떤 때는 페트병이 안 따져서 그냥 다른 누가 올 때까지 못 먹고 버팅긴 적도 있었지요. 사실 정말 화가 났죠. 저도 몸이 우람하거나 힘이 센 축에 끼지 못하고 늘 비실거리니 혼자 살기 부적합할 것 같지만 또 그런 대로 살아지네요. 그런데 페트병 따개가 있군요. 전 저것부터 사야겠어요^^

하루(春) 2005-05-03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저런 걸로 고민하는 줄 알았는데, 여기 참 저와 같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오늘 아주 박장대소합니다. ^^ 근데, 조금 부끄럽긴 해요. 날이 밝은 후에 보니까 왜 저런 글을 썼을까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