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약간 벗어난 북쪽의 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롯데시네마의 회원이다.
메일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면 이런 영화제는 아마도 알지 못한 채 그냥 12월을 맞았을 텐데
매일 이메일로 날아오는 별 것 아닌 수많은 정보들 중 커다란 기쁨이었으니... ^^

시간표를 대강 짰다.
짰다기보단 주중에 하는 것이니
피곤함이 어느 정도가 될까를 예상해서 봐야 할 작품을 골랐다.

11/27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 숏버스
11/28 황색눈물
11/29 초속 5센티미터 /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영화제 첫 날 점심시간에 극장에 가서 표를 샀다.
일단 고른 건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숏버스, 황색눈물
유료로 3편을 보고 그 표를 가져가면 3+1이라 하여
1편을 무료로 보여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기에
예매하면서 좋아서 입이 찢어지는 걸 억지로 참았다. ^^;

자, 이제 영화감상문이나...

 

YELLOW - 길에서 만나다 :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애석하게도 졸았다. 영화를 보면서 도저히 잠을 떨쳐내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땐 늘 그렇듯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 몽롱한 상태로 영화를 보는 것이다. 꽤 졸았는데... 어쨌든 영화는 사랑스럽고 독특하기 그지없고, 진짜 웃기고 재미있으며,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판타지 뮤지컬 영화다.

 

RED - 길에서 벗어나다 : 숏버스 Shortbus



예매하기 전 영화정보를 봤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정식 개봉을 하지 않은 작품이고, 감독은 존 카메론 미첼. 헤드윅을 감독한 사람이다. 또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였다.

기대에 맞춰 평일 늦은 상영시간임에도 관객은 많았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하자 야하다거나 흥분된다는 느낌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어리둥절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이 궁금했고 나중엔 좀 안쓰러워 보이기도... 5년쯤 전에 읽고 크게 놀랐던 '카트린 M의 성생활'이 불쑥불쑥 떠오르기도... 그 책 덕분에 크게 놀라진 않았지만,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 그게 좀 답답했다고 할까?

 

BLUE - 길 위를 걷다 : 황색눈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를 감독한 이누도 잇신의 작품.
이 감독은 이 두 편으로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주저 없이 선택.

영화는 역시나 좋더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춘영화가
변영주 감독의 '발레교습소'라면(내 맘대로) 일본의 청춘영화로는 이걸 꼽고 싶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청춘의 객기, 열정, 이별, 눈물, 사랑. 

 

YELLOW - 길에서 만나다 : 초속 5센티미터



내가 어릴 땐 같은 반 친구를 좋아할 때 좋아하는 이유를 딱히 대기가 참 어려웠다. 좋으면 그냥 좋은 거지. 그 친구 옆에 가면 가슴이 그저 콩닥콩닥 뛰는 거지 그 이유를 댄다는 건 아빠가 좋은지 엄마가 좋은지를 고르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던 시절이 있었다.

이 애니메이션은 딱 그런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서정이 가득한 이야기다.

이번에 나온 Toy의 '스치다'라는 곡은 이 애니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들었고 이 애니처럼 3부작 연작이라던데... 다른 곡은 다 빼고 '스치다'가 듣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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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02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표를 보고 속상해했던 ㅠㅠ 어쩔 수 없이 놓치게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하루(春) 2007-12-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부분부분 수정하고 있는데... ㅋㅋ
저도 피곤해서 놓친 2편의 영화가 아쉽네요. 이런 것 좀 변두리에서도 자주 했으면 좋겠어요.

웽스북스 2007-12-02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이누도잇신 감독 좋아하거든요- 워낙 인기가 많기도 해서 새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ㅋㅋ 암튼 황색눈물은 정말 벼르고별렀는데도 못봤어요- 올해 놓친 영화 정말 한두개 아니에요 ㅋㅋ 금발의 초원도 어둠의 경로로 받아놨답니다

2007-12-04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즈행복 2007-12-0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셨겠네요. 아, 모두가 부러워요 ^^
저도 몇년전에 '카트린 M의 성생활'을 호기심에 조금 보다가 지쳐서 관뒀지요. 너무 재미없고 이 사람의 성생활은 완전 중노동이구나, 싶어서요. 그녀의 체력에 감탄하고 만 책이었죠. ^^

하루(春) 2007-12-06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책 되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나이도 좀 어릴 때였던지라 충격을 적잖이 받고 며칠을 약간 멍한 상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