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2 환타스틱 콘서트에 다녀온 이후 심하게 후유증에 시달렸다. 금요일쯤까지 이승환 노래만 들었고, 틈만 나면 이승환 생각만 했다. 다른 가수들 노래는 듣고 싶지도 않았고 잠실에서 보고 온 현실과 내가 월요일에 돌아온 현실은 너무나도 달라 그 괴리를 좁히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이승환 역시 0512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월요일(14일)에 '돌(발)콘(서트)'를 위해 궁리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팬들은 다들 난리가 났고, 화요일 밤에 공지가 올라왔다.
비가 와서 다 놀지 못한 그 한을 풀기 위해 준비하는 돌콘이니 0512에 갔던 사람이건 못 갔던 사람이건 다들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지난주 금요일에 돌콘 신청메일을 보내고 나니 이건 폐인이 따로 없는 기분이었다.
목요일쯤 이승환 팬페이지에서 사람들한테 질문을 했다. 후유증인지 이승환 노래 말고는 다른 노래를 못 듣겠다고 어쩌면 좋겠냐고 했더니, 대다수의 답은 "이승환 노래 듣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였다.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혹 이승환도 음악을 편식하는 일은 안 된다고 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10년도 넘는 시간을 이승환이라는 사람의 음악에, 그 사람의 콘서트에 중독되어 사는 것이었다.
아무튼 적다면 적은 나이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적다고만 할 수도 없는 나이에 40대 초반의 가수에게 빠져서 허우적대는 내가 우습기도 하고, 아무튼 복합적인 감정에 시달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음반을 왕창 주문했다.
부끄럽게도 재작년부터 주문을 미루고 있던 것도 끼어 있었다.
Stevie Wonder - A Time to Love
Coldplay - Parachutes
이상은 - Romantopia
늘 라디오를 통해 이 앨범 수록곡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곤 했다. 이상은만의 자유로움이 좋았고, 그만의 흥겨움이 좋았다.
조용함 속에 흥겨움과 자유로움이 있다.
양파 - The Window of My Soul
양파 앨범은 1장도 안 갖고 있는데, 지난 금요일 '러브레터' 보면서 가창력에 좀 반했다. 전체를 들어본 결과 약간 끈적끈적하지만, 분위기는 아주 좋다. 특히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을 듯...
이승환 Live Album - 반란
이승환 팬이라면 필청앨범이라 말하는 라이브 앨범이다.
3장 중 1장은 공연실황을 담은 vcd다.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그의 공연만큼 라이브 앨범 또한 최고다.
이승환 8집 - Karma
이승환 7집 - Egg
이 두 앨범은 0512 때 완전히 반해서 도저히 안 사고 버틸 수가 없어서... 이승환이 점점 좋아진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것이 내 운명이었던 것을... ㅋㅋ
여기까지는 내 감성을 위한 것이고,
이승환의 9집과 알라딘엔 이미지가 없지만, 이승환의 '끝장' DVD는 선물용으로 구입했다.
이승환 - Hwantastic 9
이제 앞으로 여러 음악 열심히 듣고, 이승환 콘서트 열심히 다닐 거다. 아무도 시키지 않는데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의무감 같은 게 생긴다. 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