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2년쯤 된 것 같다. 그간 알게 된 모든 이들 덕에 행복했고, 즐거웠다. 알라딘 마을은 '알라딘 동호회'라 이름 붙여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실제 만나기도 자주 했고, 모임에 나가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전적으로 옹호해주는 따뜻한 곳이었다.

얼마 전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만들었다. 원래 싸이월드에만 갖고 있었는데, 작은 창에 싫증이 났다. 작은 창이라 미니홈피라지만, 사진을 올릴 때 특히 답답해서 이글루스로 세력을 넓힌 것이다. 태터툴즈나 티스토리는 설치형 블로그이기 때문에 서버 이용료를 내야 하고 무엇보다 만드는 방법이 어려워서 이글루스가 낫겠다는 생각에 결정했다.

이글루스. 같은 sk 커뮤니케이션의 블로그  회사인데, 싸이월드와 별개로 회원가입만 하면 자동으로 주어지는 나의 이글루에 들어가보니 처음에는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해보니 정말 별 거 아니다. 이글루스에서 제공하는 스킨을 변형해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 입혔고, 글도 몇 개 올렸다.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만든 이후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다. 물론, 오는 이를 막을 참도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생판 모르는 블로그에 가서 친한 척하고 싶지는 않다.

알라딘 서재는 이 정도면 되게 잘 만든 블로그가 아닌가 싶다.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각각의 블로그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알라딘 서재는 내가 올리는 모든 컨텐츠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따라서 누구나 내 서재를 방문할 수 있지만, 이글루스는 '밸리valley'에 트랙백을 보내지 않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내 이글루의 존재를 모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태터툴즈는 유료라 그런지 광고를 링크해놓은 블로그가 많다. 그래서 때로는 포털 사이트를 보는 것처럼 정신없다.

알라딘에서 TTB 리뷰를 만든지 1달 반만에 TTB 리뷰어에게도 좋은 리뷰를 뽑아 5만원의 적립금을 주기 시작했다. TTB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은 알라딘에 계정을 갖고 있으면서 글은 별개의 블로그에 올린다. 어떤 리뷰는 클릭하면 "이거 또 서버만 낭비하고 있군."하게 되는, 즉 책 소개를 복사해다 붙이기만 한 날로 먹으려 드는 것도 많이 눈에 띈다. 알라디너들이 마을지기에게 숱하게 '잘림'을 당했던 그런 글도 알라딘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여과없이 보인다.

이렇게 되니 생각이 좀 정리된다. 정신없이 붕붕 떠다니던 생각이 이제야 차분히 자리를 잡는 느낌.

선택은 전적으로 이용자의 몫이다. 대다수의 알라디너(알라딘 서재에서 주로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정직한 컨텐츠를 올리도록 훈련받아왔다. 알라딘 직원으로부터 상품(책, CD 등)페이지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당하고, 다른 알라디너로부터 신고를 당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훈련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정직한 컨텐츠를 가려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TTB 리뷰 카테고리가 생기면서 알라딘 마을이 위축된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길이 새롭게 생기는 것처럼 TTB 리뷰에 관심을 갖고, 다른 블로그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질 테니 그건 당연한 거라는 생각이다.

2~3달 전부터 나와 친근한 관계에 있던 분들의 글이 아주 뜸하게 올라온다. 지인의 서재에 흔적을 남기는 것도 무슨 이유에선지 안 하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많다. 알라딘에 접속하는 재미가 예전보다 덜하다는 얘기다.

길은 길로 통한다는 말처럼 블로그는 어차피 돌다 보면 모든 블로그로 통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나는 변화를 주고 싶어서 이글루스에 둥지를 하나 더 틀었지만, 이 곳 알라딘에도 소홀히 할 생각은 아직 없다. 다만, 나와 친한 관계에 있던 이들이 활발히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뿐... 그들의 소홀함이 나를 결국 이 곳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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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11-19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힉~~~ 앞으로 글 자주 쓰겠슴다. ^^

마태우스 2006-11-1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열심히 할거예요. 티티비 쪽은 갈 생각도 없고, 하던대로 하면 되는거죠 뭐.

하루(春) 2006-11-1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인간관계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저 혼자 글 올리고 좋아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한 것 뿐입니다. 글은 이리도 중구난방으로 썼지만요. ^^;
야클님 자주 나타나시길 바랍니다.
마태님, TTB에 갈 생각이 없는 가장 첫번째 이유는 뭔지 몰라서잖아요. 그쵸? 그거 뭔지 알면 해보고 싶은 생각 드실 걸요?

sooninara 2006-11-1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시는 페이퍼네요. 우리가 알라딘에 착한 리뷰어가 되도록 훈련이 되어 왔던거군요^^ 저도 이런 저런 이유로 알라딘에 뜸하지만..다른 분들이 뜸하시면 속상하네요.

하루(春) 2006-11-1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마을은 의사소통의 성격이 아주 강한 블로그라 생각해요. 일단 모든 컨텐츠를 공개하게 돼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다른 블로그와 확연히 구별되구요. 그 때문에 알라디너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았나 싶어요. 하지만, 또 그런 점이 싫어서 여길 버리고 다른 데로 가는 분도 계시겠지만요.

아영엄마 2006-11-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TTB 리뷰도 따로 뽑나요? 몰랐네... @@;; - 님의 말씀처럼 알라디너들은 착한 서재인으로 길들여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하루(春) 2006-11-20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처음 뽑았어요.(꼭 제가 뽑은 것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