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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징표
브래드 멜처 지음, 박산호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10월 중순,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인 '위드블로그(Withblog)'에서 이 추리소설에 대한 독서 후기 모집이 있었고, 바로 지난 주 중에 이 '카인의 징표(The Book of Lies)'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받았습니다.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저도 처음에는 무슨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고, 오랜만에 소설책의 무궁무진한 이야기에 푸-욱 빠져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아 들고 전체적인 내용을 훓어 보며,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겨도 도대체는 진도가 잘 나가지지가 않았습니다.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의미도 파악이 안되고, 흥미롭게 이야기 속에 빠져 들지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거의 일주일 동안 읽지는 못한 채, 이 두꺼운 책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가지고만 돌아 다녔습니다.
흥미진진한 추리가 눈 앞에서 펼쳐지는 '카인의 징표'
무려 571쪽에 달하며 보통 책 2권의 두께라고 볼 수 있는 무척 두껍고 무거운 소설 책입니다. 그야말로 지은이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며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장편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참 오랜만에 긴장과 기대감 속에 읽게 된 길고 긴 이야기였습니다.
이 '카인의 징표'를 지은 이는 브래드 멜처(Brad Meltzer, http://www.bradmeltzer.com/)입니다. 그는 미시간 대학과 콜롬비아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법률학도 출신이며, 1997년 데뷔소설 'The Tenth Justice'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후 발표한 'Dead Even', 'The First Counsel', 'The Millionaires', 'The Zero Game' 등 다섯 편의 작품 모두 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성공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열 번째 정의(The Tenth Justice)'와 '영점 놀이(The Zero Game)'는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소설들은 미국 텔레비전의 드라마 시리즈 '웨스트윙(The West Wing)'처럼 주로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정치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가인 동시에 만화책 작가이기도 하며, 현재 텔레비전 시리즈의 공동 크리에이터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우리에게 친숙한 거대 영웅들이 등장하는 살인 미스터리를 다룬 'Identity Crisis'와 'Justice League'로 언론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1위와 다이아몬드 코믹 북 만화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동시에 석권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 '카인의 징표'의 책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그 감상 후기와 느낌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이 책의 이야기 구성은 총 82단원으로 구별되어 있으며, 각 단원은 별다른 제목 없이 숫자로만 대체로 짧고 간결하게 구별되어 있습니다.
1) 28살이 된 주인공, '캘빈'은 노숙자들을 쉼터에 데려다 주는 일로 자원 봉사를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총에 맞아 거리에 쓰러진 남자를 옮기려다 자신의 아버지, '리오드 하퍼'임을 알게 됩니다. 트럭 운전기사로 일한다는 아버지를 동료, '티모시'와 함께 미행을 합니다.
미행 도중, 경찰로 일하는 '앨리스'에게 트럭을 강탈하려는 총격을 받고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이 두 부자(父子)는 티모시 살인의 용의자가 되어 연방요원 '나오미'에게 쫒기게 되는데, 자칭 예언자라고 말하는 사람에게서 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 수사망을 조여 옵니다.
2) 한편, 1932년 어느 날, 실제로 '미셀 시걸'이라는 자의 가족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는데,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 채, 종결됩니다. 그런데 그의 아들, '제리 시걸'이 '수퍼맨'이라는 만화를 세상에 출간함으로써 아버지의 삶을 연장하는 상징성을 부여합니다.
3) 한편, '인류 최초의 존속 살인'이라고 설명하는 '카인'의 살인 사건에 대해 언급합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대홍수 전에 책을 써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주라고 하셨는데, 아담이 아벨에게 그 보물을 주려 합니다. 이에 질투심이 발동한 카인이 그 책으로 아벨을 죽였으나 곧바로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자, 하나님은 용서의 징표로 카인에게 그 책을 줍니다.
4) 또 다른 한편, 어느 날 앨리스는 아버지의 말대로 죽은 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부고 기사를 신문에서 보게 됩니다.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던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조상들이 찾던 징표에 대해 알게 되고, 조상들이 해왔던 것처럼 부모로 인한 상처를 끓어 안은 채, 징표를 찾아 나섭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네 가지의 사건이 전개되면서, 지은이 브래드 멜처는 그 안에서 '부모의 문제로 상처 받은 아들의 영혼'에 대해 거듭 상기시키며 독자들이 비교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전개해 보여 줍니다. 이렇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각기 다른 모습과 다른 크기의 아픔, 하지만 같은 징표와 상징성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캘빈 역시 어머니를 살해한 뒤 8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아버지 리오드에 대한 오해와 또 다시 잃고 싶지 않은 갈등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서로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버지도 아들 캘빈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는 사실을 느끼고 깨달으면서 '부모로 인한 아들의 또 다른 갈등', 즉 '카인의 징표'라는 상징성이 다시 일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상처 받은 네 영혼의 각기 다른 크기의 상징성이 그 징표로 전개됩니다. 첫째, 성경에 나오는 카인의 살인 이야기와 둘째, 수퍼맨 이야기가 나오게 된 계기의 실제 살인 사건, 셋째, 부모로 인한 앨리스의 고통, 넷째, 아버지의 살인으로 인한 아들 캘빈의 방황을 통하여, 저자 브래드 멜처는 '부모로 인한 고통과 상처'라는 유전과도 같은 인생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유전과 되물림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카인의 징표'
이처럼, '카인의 징표'를 통하여 지은이 브래드 멜처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화해와 용서를 통하여 유전되는 징표의 의미를 순화시키고 있습니다. 지은이 브래드 멜처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인류의 희망’에 대해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6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브래드 멜처는 이 책을 통하여 대대로 이어져 온 부자(父子) 사이의 사랑과 상징성의 의미를 상기시키며, 그럼으로써 미래의 희망과 진심어린 인류애를 이야기합니다. 지은이의 세상을 바라보는 원대한 마음이 느껴지는 장편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인류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키우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둘째,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이야기에 심취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야기의 전개에 속도가 붙지 않아 개인적으로 많이 괴로워하며 이 소설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다른 분들의 소감을 보면, 대체로 흥미진진하게 읽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겨울, 삶이 지치거나 무료하다고 느낀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하여 삶에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므로 추천합니다.
셋째, 이 책의 분량은 571쪽으로 그야말로 장편 소설입니다. 일반 책에 비교하면 2권의 두께에 해당하는 비교적 두꺼운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시작했고, 처음에는 진도가 잘 나가지지 않고 빠져들기 쉽지 않더니, 중반으로 갈수록 흥미롭고 박진감이 넘쳐 납니다.
책이 두꺼우니 가지고 다닐 수도 없었고, 틈틈히 읽을 수도 없었으며, 이 두꺼운 책은 책상에 정자세로 정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분량만큼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읽을 수 있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으므로, 이 겨울과 방학에 누구나가 읽을 만한 소설책으로 추천합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번역된 책이어서인지 단지 띄어쓰기에 어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인 2009년 9월 16일에 초판 발행된 최근의 신간인데, 출판사 ’다산책방’의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은 대체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더러는 이 책을 댄 브라운(Dan Brown, 미국, 1964-?)이 쓴 2003년의 소설,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미스터리(mystery)나 스릴러(thriller)같은 종류의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봅니다. 또한 브래드 멜처는 인간적인 사랑과 정의 유전 원리에 촛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전혀 다른 색채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지은이 멜처는, 박진감 넘치는 이 책을 통하여 아들 캘빈 하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부자간의 정과 인간에 대한 애정, 인류의 역사와 유전적인 숙제에 대해 애착을 갖고 이야기합니다. 더불어 짧은 자국의 역사와 실제 사건을 잘 머무려 전개한 사건과 반전이 무엇보다 더 돋보이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학생들, 대학생이나 학력고사를 마친 고등학생들이 읽기에 좋은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부담 없이 읽고 싶다면 중학생들에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카인의 징표'에 대한 독서 후기를 모두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