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학교 (Our School, 2006) 감독 : 김명준
2006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보다. 2주 동안 열리는 페스티벌에서 단 두 차례 상영하는데,
개막날 오후 7시, 평일인 어제 오후 3시에 하니 대체 어떻게 보느냔 말이다. 마침 재일 조선학교에 관한 기획이 하나 있어서 기획에 참고한다는 핑계로 담당인 동료 편집자와 함께 대낮에 당당히 땡땡이를 쳤다. ^^
두 시간 반 가까이 되는 동안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내내 우느라 영화가 끝난 뒤에는 기진맥진해져버렸다. 같이 본 동료 편집자는 자꾸 시계를 봤다고 했다. 영화가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지금 한국에서 민족주의는 배반이고 폭력이지만, 재일 조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 가족에게는 자아를 확인하고 자기 존재를 긍정하는 데 필요한 동아줄이다. 민족주의는 역시 약자의 이데올로기일 때만 정당하다. 그렇지만 왜 이 아이들은, 축구를 하면서도 그저 즐기기 위해 몰입하는 게 아니라 동포들의 긍지를 생각해야 할까.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진 짐이지만 (일본인이 될 수도 있는데) 조선인으로 남기를 선택하면서 아이들은 그 짐 역시 선택한다. 경기에서 지고 난 아이들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 때, 따라 울면서, 그것이 더 아팠다.
조만간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한다. 회사에서 단체 관람을 가기로 했다. 영화 장면 사진을 찾으려고 “우리 학교” 공식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블로그 지붕에 걸린, 맑고 환한 아이들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