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즐거워지는 사진 찍기 -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사진 노하우
박동철 글 사진 / 넥서스BOOKS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사진 잘 찍는 기법이란 건 사실 따로 없을 것이다. 말이 여행사진이지 찍는 대상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풍경, 인물, 건축, 야경 등 야외촬영의 모든 기법이 총동원되기 마련이다. 이 책 역시 본제보다는 부제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사진 노하우'가 어울려보인다. 다만 국내여행의 경우 아무래도 풍경 중심이기 쉽고(책에서도 국내여행지만을 다루고 있다), 해외여행은 무게부담때문에 장비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아 복잡한 기법을 발휘하기도 곤란하므로 책 제목을 이렇게 잡았으려니 한다.

철저히 상황별/사례별 풍경사진 실전팁으로 본문을 채우고 있는 이 책은 상당히 유용해보인다. 안개가 가득한 호수를 찍으려면 어떤 렌즈로 어떻게 놓고 찍어야 하는지를 예제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는 식인데, 제시된 예가 무척 다양해서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별로 없을 것 같다. 제시되는 기법 또한 렌즈 선택, 심도 조절 같은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도와 빛에 이르기까지 수준이 꽤 높다. 그런 만큼 수동카메라의 기본은 되어있어야 하며, 소형 컴팩트 사용자라면 별 의미가 없다.

또 하나의 미덕은 어느 정도 출사지 가이드 역할까지 해낸다는 것이다. 갖가지 촬영상황을 국내 여행지를 예로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는데, 촬영기법은 물론 그 여행지의 특징, 위치, 나아가 촬영포인트까지 제시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사진교본이 풍경사진 실전팁과 추천 출사지를 내용에 포함시키고는 있지만 이만큼 풍부하고 상세한 경우는 흔치 않다. 풍경사진 전문 필드가이드로 손색이 없다.

다만 '테크닉 전수'에 시종일관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그 이상의 것들, 이를테면 마음가짐이나 접근방법같이 보다 원론적이고 깊이있는 서술을 원한다면 최근에 출간된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 4 풍경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쪽이 낫다. 이 둘은 모두 좋은 책이지만 초점 자체가 다르다. 어찌 애석하게도 둘 다 '아웃포커스'냐고 할지 모르지만, 하나는 한국책이고 하나는 외국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건 무리한 욕심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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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2
롭 셰퍼드 지음, 강병기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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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목차와 본문을 꼼꼼이 살펴보지 않고 샀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책이다. DSLR 촬영을 위한 기초 따위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조리개, 셔터스피드, 심도, 측광, 플래시... 어느 것도 없다. 시리즈 1권(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1)에 다 나와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필카촬영의 기본을 정리해놓은 시리즈 1권의 부록쯤 되는 것으로서, 이미 1권을 다 읽은 독자 혹은 안 읽어도 다 알고 있는 필카 사용자들을 위해 "그렇다면 디카는 필카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만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분량이 188쪽밖에 안 되는 것이다. 1권에서 다루는 기초지식들이 마스터되지 않은 분이라면 이 책은 거의 쓸모가 없다고 봐야 한다.(참고로 이 시리즈는 3권 인물사진, 4권 풍경사진 식으로 계속 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나아가 이런 특징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별다른 장점을 찾기는 어렵다. 2003년판을 번역한 것이니 최신정보에 기초해서 쓴 것도 아니고, 디카의 개념, 화이트밸런스 적용법, 히스토그램 사용법 등을 다룬 앞부분은 하나도 새롭거나 돋보이지 않는다. 188쪽 중 50여쪽을 차지하고 있는 리터칭 부분도 마찬가지다. 포토샵에서 레벨, 커브, 컬러 밸런스 조정하는 법 정도를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덜 유용한 필름사진 스캔법, 프린터로 출력하는 법 등이 본문을 잡아먹고 있는 반면, 시리즈 1권의 커다란 매력포인트 중 하나였던 프로사진가 탐방은 1인당 8쪽X10명에서 1인당 4~6쪽X4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와 유사한 내용의 책은 이미 충분하리만치 나와있다. 대한민국에서 수동필카 작동법은 다 아는데 디카란 물건에 대해서만 모르는, 그래서 그것만 다룬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시리즈의 한 권이니 같이 나왔겠지만 그 중 가장 유용성이 떨어지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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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1
피터 K. 버라이언.로버트 카푸토 지음, 김문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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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서의 초판은 99년에 나왔고 번역본의 대본으로는 2003년 개정판이 쓰인 이 책의 원제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필드 가이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책의 특징을 잘 드러내어 보여주는 제목이다. 구성상으로는 그렇지만은 않지만, 내용의 비중으로 보자면 그렇다. 450여쪽 중 200쪽을 기초이론에, 120쪽을 상황별 실전팁에, 80쪽을 프로사진가들 탐방에(1인당 8쪽씩 총 10인), 나머지를 부록 등등에 할애하고 있는 이 책은 기초이론보다는 실전팁이, 그보다는 다시 프로 탐방이 더 유용하게 읽힐 것 같다. 그야말로 필드에서의 가이드인 셈이다.

기초이론을 다룬 책이야 많이 나와있고 그 중엔 훌륭한 것도 이미 몇 권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새삼 돋보이지는 않는다. 반면 실전팁과 프로 탐방을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들은 밑줄 그어가며 외워둘 만한 것 투성이다. 특히 촬영기술적인 팁 뿐 아니라 촬영 외적인 준비와 태도에 관한 수많은 조언들은 베테랑의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 경청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전팁 중심으로 서술된 기존의 책들이 채워주지 못했던 바로 그 부분이다.

다만 몇 가지는 지적해둘 필요가 있는데, 우선 이 책은 필름카메라를 기준으로 쓰였다. 필름 선택과 현상에 관한 이야기는 나와도 화이트밸런스나 후보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디카에 관한 부분은 시리즈 2권으로 완전히 이월되어있다.) 다음, 실전팁 중심으로 쓰였다는 얘기는 그만큼 난이도가 좀 높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필름이든 디지털이든 SLR의 기초부터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이 책은 다소 버거울 수 있다. 번역문인 탓도 한몫을 거들겠거니와, 원문 자체가 쉽고 재미있게 쓰려는 의도는 별로 없었던 듯이 보인다. 그렇게 쓰여진 초보자용 교재를 먼저 보고 2~3번째로 선택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는 2명이다. 한 명은 도서정보에 나와있듯 피터 K, 버라이언이고, 다른 한 명은 로버트 카푸토다. 알라딘 책 소개는 10명이 함께 쓴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게 되어있는데, 거기서의 10명이란 프로 탐방 대상자의 숫자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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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진 길라잡이 2
천명철 지음 / 미진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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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초판 이후 무려 6년만에 제2권이 나왔다. 4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1권 증보판이 초판에 비해 별 개선이 없었듯, 6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2권은 1권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 여전히 친절하지만 늘어지는 서술방식, 여전히 평이한 편집과 디자인, 여전히 원칙과 기초에 충실한 교과서적 구성, 여전히 필카를 중심으로 하는 내용... 우직함으로 이해하면 그만이지 싶다.

이렇듯 제2권은 많은 호평을 받았던 제1권에 바로 이어서 집필한 것인 듯, 원래 한 권인 걸 팔기 좋게 두 권으로 나눠놓았을 뿐인 듯 제1권의 뒤를 충실하게 이어받고 있다. 노출보정, 렌즈, 필터, 플래쉬, 조명에 관한 설명들은 이제 한층 더 유용하게 다가온다. 제1권 출간 이후 나온 수많은 디카 입문서의 대다수가 얼렁뚱땅 넘어가버리고 마는 부분인지라 수치를 표로 정리해가며 꼼꼼하게 설명해나가는 이 책은 한결 소중하게 느껴진다. 1, 2권을 합쳐놓고 보면 바바라 런던의 '교과서'에 비해 별로 뒤질 것도 없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하지만 2005년 10월에 나온 책이 여전히 11부 중 1부를 뷰카메라에, 3부를 필름카메라 현상과 인화에 할애하고 있는 것은 우직함으로만 이해하기에는 솔직히 버겁다. 사진관에 가서 증명사진을 찍어달라고 해도 DSLR로 찍고 원본파일은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세상이다. 800만 화소가 옆집 애이름처럼 되어버린 세상에 암실에 들어앉아 몸에 무척 나쁜 약냄새 맡아가며 현상하고 인화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으며, 또 그게 얼마나 이득이 될까. 이쯤 되면 빈티지 취향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지 싶다. 충실한 기본기 공부를 위해 상당히 유용한 교재라는 것은 십분 인정하지만, 여전히 내 생각엔 잘 좀 손을 봐서 개정판을 내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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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사진을 위한 DSLR 활용 테크닉
표현준, CODMEDIA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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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거금 100만원을 넘게 들여 DSLR을 하나 장만한 후 남들과 대동소이한 과정을 밟아오고 있다. 
- 처음 배달되어온 물건을 받아든 순간, 세상 모든 것을 찍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과 환희.
- 250쪽에 이르는 매뉴얼을 앞에 놓고 카메라에 달린 수많은 버튼과 매뉴를 만지작거리는 사이, 서서히 밀려드는 당혹감, 뭔가 발을 잘못 들여놓았다는 직감.
- 조금씩 연습사진을 찍어가며, 모니터로 확인해가며, 나의 직감은 역시 예리하다는 확신, 난감함, 열패감.
- 다시 수 개월이 지나, 본격적으로 사진을 공부하고야 말겠다는 분연한 의지, 사이트와 책을 뒤적이느라 허공에 날아가는 수면시간, 렌즈와 필터와 삼각대를 힐끗거리느라 덩달아 바쁜 계산기.

그리고 찾아낸 책이 이것이다. 쓸 만한 교본을 물색하느라 뒤적거린 사진교본이 10권 가까이는 되는 것 같은데, 어떤 것은 리터칭이 태반이고 어떤 것은 수필집에 가까왔으며 또 어떤 것은 실전 활용팁 중심이었다. 그 중 착실한 것 몇 권만을 열거해보자면 가장 말랑하고 소형 하이앤드 수준인 것이 [디카 & DSLR 촬영 테크닉](문성욱), 반대로 가장 원론에 충실한 수동카메라 교과서와 같은 것이 [재미있는 사진 길라잡이] 1, 2권(천명철)과 그 유명한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7판), 그리고 딱 그 중간에 있는 게 이 책인 듯하다.

제목대로 이 책은 DSLR 입문자용이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풀어쓸 수 있는 말인데, 한편으로 콤팩트나 하이앤드 유저는 고려대상에 넣고 있지 않은 본격 DSLR 교재라는 뜻이 되겠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다 해도 어디까지나 입문자용이라는 뜻이 되겠다. 우선 DSLR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해서 카메라 들고 자세 잡는 법부터 가르친다. 이어서 초점, 화각, 앵글, 노출, 심도, 화이트 밸런스 등으로 기초를 다져나가는 데까지는 다른 교과서형 교재들과 순서상의 차이는 없다. 다만 전혀 딱딱하지 않고 서술이며 편집, 디자인이 무척 잘 되어있어서(사진전문가와 출판전문가가 본문을 함께 썼다) 보기에 즐겁다는 장점이 부각될 따름이다.

특징적인 것은 그 다음부터이다. 디자인의 원리를 도입해서 구도를 익히도록 하는 4부는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무척이나 돋보이는 대목이다. 간단하게나마 스튜디오 촬영에 대해 다루고 있는 6부도 책의 무게를 한층 묵직하게 해주는 부분이며, 후보정에 대해 핵심만 딱 짚어낸 7부 역시 깊이가 느껴진다. 추천 출사지를 정리해놓은 8부나 여러 가지 관련 소프트웨어를 정리한 부록은 이 책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매우 유용할 뿐더러 내용도 좋다.

충실한 입문서는 이것 말고도 더 있다. 바바라 런던이야 기본교재와 같은 책이고, 천명철의 두 권도 그 못지 않게 잘 쓰여졌다고 생각한다.(어떻게 보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두 가지 다 많이 팔리기도 했고 검증도 충분히 됐다. 하지만 이 책들은 일단 필름카메라를 기본전제로 하고 있으며, 그런 탓에 필름이며 현상이며 인화, 기타 필카에서만 문제가 되는 항목들에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반면 디카의 특징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소홀하다는 느낌이고, 디카의 기술발전속도 역시 충분히 따라가주고 있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다소 고루하고 딱딱한 서술체계도 지적사항이다.

이런 부분들이 고스란히 이 책의 장점이 된다. 최신식 감각으로 무장한 서술, 편집, 디자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장 넘기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오로지 디지털에만 집중한 2005년도 신판이라는 점은 강력한 무기가 되어주고 있다. 제아무리 SLR이라도 어차피 입문서는 입문서다. 초장부터 기를 팍 꺾어놓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일단 입문서 한 권은 이와 같이 쉬운 어투의 것으로 일별해놓고, 더 필요한 과정들은 앞으로 각자 밟아나가면 될 것이다. DSLR의 세계로 막 들어서서 난감해하고만 있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반가운 텍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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