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사진 길라잡이 2
천명철 지음 / 미진사 / 200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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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초판 이후 무려 6년만에 제2권이 나왔다. 4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1권 증보판이 초판에 비해 별 개선이 없었듯, 6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2권은 1권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 여전히 친절하지만 늘어지는 서술방식, 여전히 평이한 편집과 디자인, 여전히 원칙과 기초에 충실한 교과서적 구성, 여전히 필카를 중심으로 하는 내용... 우직함으로 이해하면 그만이지 싶다.

이렇듯 제2권은 많은 호평을 받았던 제1권에 바로 이어서 집필한 것인 듯, 원래 한 권인 걸 팔기 좋게 두 권으로 나눠놓았을 뿐인 듯 제1권의 뒤를 충실하게 이어받고 있다. 노출보정, 렌즈, 필터, 플래쉬, 조명에 관한 설명들은 이제 한층 더 유용하게 다가온다. 제1권 출간 이후 나온 수많은 디카 입문서의 대다수가 얼렁뚱땅 넘어가버리고 마는 부분인지라 수치를 표로 정리해가며 꼼꼼하게 설명해나가는 이 책은 한결 소중하게 느껴진다. 1, 2권을 합쳐놓고 보면 바바라 런던의 '교과서'에 비해 별로 뒤질 것도 없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하지만 2005년 10월에 나온 책이 여전히 11부 중 1부를 뷰카메라에, 3부를 필름카메라 현상과 인화에 할애하고 있는 것은 우직함으로만 이해하기에는 솔직히 버겁다. 사진관에 가서 증명사진을 찍어달라고 해도 DSLR로 찍고 원본파일은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세상이다. 800만 화소가 옆집 애이름처럼 되어버린 세상에 암실에 들어앉아 몸에 무척 나쁜 약냄새 맡아가며 현상하고 인화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으며, 또 그게 얼마나 이득이 될까. 이쯤 되면 빈티지 취향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지 싶다. 충실한 기본기 공부를 위해 상당히 유용한 교재라는 것은 십분 인정하지만, 여전히 내 생각엔 잘 좀 손을 봐서 개정판을 내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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