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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불빛 (양장)
셸 실버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별을 닦는 사람이 되고프다/
♤ 다락방의 불빛 - 쉘 실버스타인, 보물창고
마치 헌 책방에서 발견한 고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하지만 깔끔한 하얀 표지에 세로로 써내려간 책 제목이 무척 어울리는 책,
책장을 넘기니 단순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카툰 같은 그림들과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써내려간 시가 그림과 너무나 어울리는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 쉘 실버스타인이 쓴 135편의 시가 들어있는 실버스타인의 보물창고라고 책 표지에 씌어있는 책,
옮긴이 신형건 작가님에게 강렬한 문학적 영감을 주었다는 극찬과 함께....
사람 머리위에 다락방 창문을 그려 넣은 우스꽝스런 표지그림과 함께 나에게 온 책,
바로 『다락방의 불빛』이란 시집이다.
너무 여러 가지 찬사들을 먼저 읽은 탓인지
처음 이 책을 읽어내려 갔을 때는 사실 좀 실망(?)이 되었다.
기대가 큰 탓이었는지...
내용이 너무 쉽게 씌어진 듯 하여 그랬고, 때로는 너무 섬뜩하고 잔인하게 느껴져서
말도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나에게 이런 시를 쓰라고 하면 도저히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에 섣부른 나의 판단에 대해 작가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가득하다.
다 읽고 난 후의 나의 느낌은 감동 그 이상~ 정말 대단하다.
어쩜 이렇게 아이들의 생각을 잘 간파하고 계신지...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을 끌어낼 수 있는 깊은 생각이 있는 시,
아이들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이해가 없으면 도저히 생각해 낼 수 없는 쉘 실버스타인만의 독창적인 세계가 그 곳에 있었다.
“오늘 밤엔 달을 따러 갈테야.
달 따는 그물을 치켜들고 하늘을 휘저으며 달려가
저 커다란 빛 덩어리를 잡고 말테야.<9쪽>”
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하는 표현인가 말이다.
“하나님,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하거든요.
제 영혼을 지켜 주시고
제가 만일 깨어나기 전에 죽거든
하느님, 제 장난감들을 모두 망가뜨려 주세요.
다른 애들이 갖고 놀지 못하게요. <15쪽> ”
“네가 만일 접시를 닦아야만 한다면
접시 하나를 슬쩍 바닥에 떨어뜨리렴.
그럼 아마도 너더러 접시를 닦으라고
다시는 시키지 않을걸. <12쪽>”
이 대목에선 키득거리고 웃지 않는 아이들이 아마 없을 듯하다.
웃으면서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사랑과 순종’이란 것에 대해서 잔소리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른 인성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리라...
그런가 하면 “유괴 당했어! 그래서 내가 학교에 지각을 한 거라고!<159쪽>”
이 시는 또 얼마나 유머스러운가?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에는 유괴에 대해 조심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또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어른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글이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이 책의 많은 시들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이다.
‘하나님의 핸들’이란 시는 또 어떤가?
무엇이나 계산하고 따지고 사랑이 없는 어른을 향해 “그 핸들 도로 내 놓아라. 넌 아직 멀었구나! <152쪽>” 하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이는 듯하지 않는가 말이다.
이처럼 쉽게 씌어진 듯한 시 같으나 자세히 읽어보면 오묘한 삶의 진리가 담겨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이 이 귀중한 한 권의 책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우리가족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두어 두고두고 읽을 생각이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작은 교훈들을 바탕으로 더욱 빛나는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누군가 하늘에 올라가 별들을 닦아야 해. 별들이 좀 침침해 보이잖니.”
이렇게 ‘누군가 해야만 해 <28쪽>’란 시에서 말하고 있듯이 누군가 이 땅에 책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일구어야 한다면 바로 나 자신이 책을 통해 이 땅의 소중한 아이들에게 꿈과비전을 심어주는 별을 닦는 사람이 되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