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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와 도깨비 ㅣ 이야기 보물창고 3
이상 지음, 신재명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2월
평점 :
독서토론 하기 좋은 책 /
♤ 황소와 도깨비 - 이상 글, 보물창고
천재작가 이상이 남긴 유일한 동화를 잘 찾아내어 출판했을 뿐 아니라 책 뒷부분에 동화작가 이용포님께서 이 책을 꼭 읽고 싶게 끌어당기는 감칠 맛 나는 서평을 넣어 둔 점, 내용과 어울리는 남색 색채의 표지를 선택하여 아이들이 들기에 적당한 규격의 책으로 엮어서 신재명 화가님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생동감 있는 삽화를 넣기까지 한 작품
『황소와 도깨비』...
보물창고에서 나온 황소와 도깨비는 기존의 다른 옛이야기 책과는 조금 차별화 된 느낌을 갖게 하는 정성이 엿보입니다.
산골에 사는 나무장수 돌쇠, 나이 서른이 넘도록 장가도 안 가고 부모도 일가친척도 없는 홀몸인데다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돌쇠가 어느 날 한 도깨비새끼를 만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돌쇠가 오로지 아끼는 것은 함께 사는 황소 한 마리인데, 이 도깨비는 개한테 꼬리를 물리고 상처가 나서 재주를 피울 수 없게 되어 산 속을 헤매다가 돌쇠를 만났기에 돌쇠에게 무리한 부탁을 합니다. 황소 뱃속에서 꼭 두 달만 살게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돌쇠는 아무리 도깨비지만 그 모습이 측은해 보이고, 또 소의 기운을 열배나 세게 해 준다는 말에 부탁을 들어 줍니다. 하지만 두 달 후 황소 뱃속에서 매일 맛있는 것만 먹던 도깨비는 너무 살이 쪄서 그 곳을 빠져 나올 수가 없어서 고민합니다. 한 가지 방법은 황소가 크게 하품을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일이 다 틀렸구나.’ 고 돌쇠는 절망했지만 어느 날 극적으로 황소는 하품을 하게 되고 그 곳을 깡충 뛰어나온 도깨비는 소의 기운을 백배나 세게 해 줌으로 은혜에 보답 했다는 유쾌한 우리 옛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요즘 TV에서 많이 하는 한 편의 반전 드라마 같기도 합니다.
황소 뱃속에서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있을 것 같지 않던 도깨비가 나와서는 은혜까지 갚으니까 말입니다.
사실 요즘 같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 주어야 하는 법이야.’
하는 돌쇠의 착한 마음씨을 우리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돌쇠처럼 도깨비의 말을 믿고 우직하게 기다려줄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요?
하품을 통해 뛰어나온 도깨비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 틀린 것처럼 그냥 산으로 뛰어가 버리지 않고 약속을 지킨 것처럼 처음 했던 약속을 지키고 사는 사람은 우리 주위에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직도 이 세상에는 서로 간의 약속을 지키며,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 은혜와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갚는 착한 사람이 더 많음을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을 다 읽은 분께는 아이와 함께 독서토론을 해 볼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주제로는
하나, 내가 만약 돌쇠였다면 도깨비의 제안을 받고 어떻게 했을까?
도깨비가 황소 뱃속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했을 것인가?
둘, 황소에게 하품을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창의사고력)
셋, 황소의 뱃속에서 도깨비를 꺼낼 수 있는 방법은 하품 외에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창의사고력)
넷, 불쌍하거든 도깨비라도 살려주어야 한다는 돌쇠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섯, 약속은 어떠한 경우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꼭! 한 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