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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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권째 구매해서 선물하는 책인데 읽는 이들마다 감탄하며 고마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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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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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로 된 조용한 커피숍에 앉아 읽고 싶은 촉촉한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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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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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심각한 책만을 읽던 와중이었다. 알아야 할 진실이라지면 왠지 피해가고 싶은 적나라한 현실들. 몰라도 되는 일은 모르고 지나가면 좋을 텐데 굳이 들춰보는 것은 왜인지... 판도라의 상자 때문이었을까? 그러던 차에 이 책에 대한 추선사들을 발견하고 질러버린 책이다.

'이도우' 낯선 이름이었다. 제목을 들춰보고 몇 장을 읽어보면서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야말로 사랑 이야기임이 분명한데 드라마 장면 같은 애잔함이 묻어나왔다. 방송작가와 PD의 그렇고 그런 사랑 이야기일지 몰라도 주인공들이 휘적휘적 고궁을 거니는 모습과 아련한 첫 사랑에 마음 저려하는 모습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또 한 명의 마음 아픈 시선들...

난 유독 다른 이를 사랑하는 사람을 짝사랑하는, 이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짝사랑엔 돈이 안 들고, 시간이 허버되지 않고, 채일 염려가 없다고 했던가? 그래도 그만큼의 마음 아픔과 혼자 들떠있음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짝사랑이 아닌가. 그래서인지 조심스럽게 다가가다 마음 다칠까봐 물러서는 소극적인 주인공의 모습에 백배 공감하면서 해피엔딩을 기다리곤 했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라고 쓴 구절에 덧붙여진 한 구절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감히 단언하건데 생채기를 남기고 가는 사랑일지라도 한 번 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가면 날카롭던 상처는 무뎌지게 마련이고 그렇게 피토할 듯한 핏빛 아픔도 어느새 색이 바래지면 핑크빛이 되곤 하니까. 되새길 기억조차 없다면 더 쓸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잔잔한 사랑이 사람을 미소짓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 줬으니 말이다.

생각날 때마다 마셨더니

이젠 마실 때마다 생각나네 시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낙서이다. 뒤에 붙여진 욕설을 보면서도 화가 나지 않는 것은 그 속에 담긴 절절한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이 구절을 보니 뜬끔없이 '정양'의 <토막말>이란 시가 생각나 옮겨본다.

가을 바닷가에/누가 써 놓고 간 말/썰물진 모래밭에 한 줄 로 쓴 말/글자가 모두 대문짝만해서/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하늘더러 읽어 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손등에 얼음 조각을 녹이며 견디던/시리디 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그게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시 그 말이 모순됨을 잘 알고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은 동시에 얽혀 있기도 하고, 부딪치기도 하고 있으니 무사한 사랑 곁에는 짖이겨진 사랑 또한 존재함에 분명할 것이다. 다만 내가,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내가 모르더라도 마음 고운 이들이 다치지 않기를, 얽히질 않기를 하고 바랄 뿐이다. 그럼 우린 어떤 사랑을 선택하고 옹호해야 할 것인가... 감히 우리가, 섬광처럼 다가오는 사랑이든, 습자지에 스며드는 먹물빛 사랑이든 선택하고 거부하긴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거부하고 선택할 수 있었다면 우리네 사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긴 했을까? 상처받기 두려워 그냥 무덤덤하고 무난하게 사는 것이 좋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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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 서정윤의 홀로서기 그 이후
서정윤 엮음, 신철균 사진 / 이가서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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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합니다 고객님'라는 마케팅 인사말을 듣고서 '서정윤' 시인은 다시는 사랑이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시인의 저런 푸념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세상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난무하고 있다. 딱히 너도나도 써서 싫다기보다는 너무 흔하다 보니 가볍고 하찮게 취급되지 않는가 하는 우려에서 나온 생각일 터이다. 그렇기에 나역시 '사랑'이 아닌 다른 단어로 대체하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럼에도 거부할 수 없는 단어 '사.랑'

 예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임병수(?)라는 염소와 유사한 소리(메헤헤헤~)로 창법을 구사하는 가수가 부른 노래 가사가 얼핏 생각이 난다.

"사랑이란 말은 너무 너무 흔해, 너에게만은 쓰고 싶지 않지만은 달리 말을 찾으려 해도 마땅한 말이 없어 쓰고 싶지 않지만은 어쩔 수가 없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를 사랑해~~"

노래는 위의 가사처럼 되어 있는데 저 가사 뒤에도 무수히 많은 '사랑해'라는 가사가 연발되고 있다. 이미 '사랑'이란 단어 속에 의미가 명명된 이후부터 아무도 그것을 거스를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중독성이 강한 그런 사랑을 두고 왜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라고 한 것인지... 견딜 수 있는 사랑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도대체 어떻게 나누는 것인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래서 시는 어렵다니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함축이 많은 시어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내는 작가 덕분에 사랑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사랑이 까치 소리를 더욱 크게 듣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저렇게 표현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 읽는 내내 무릎을 칠 엄두도 못내고 가슴 절절히 시를 읽어 나갔다. 소설에 비한다면 분량이 턱없이 얇은데도 읽는 시간은 소설의 몇 배가 걸리는 것은 그러한 간결한 단어를 되새기고 씹고 넘겼다가 다시 되새겨야 했기 때문일 터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의 감상은 나에게 시를 읽을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오는데 '곽재구'씨가 엮은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라는 책도 무지 좋다는 걸 참고삼아 말씀드린다. ^^)

세상에 어려운 것이 어디 한 두 가지겠느냐만은 '사랑'만큼 어려운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란 시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내가 하는 사랑은 내 마음이라지만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대상의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라던가? 그러나 사랑은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사랑은 나 자신의 마음조차 어쩌지 못한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견딜 수 없다고 울부짖으면서도 견디어 나가는 것일 테다. 그러므로 세상에는 견딜 수 없는 사랑은 없는 셈이던가? 아마 견디고 견디다 무뎌지고 잊혀지긴 할 테지만 절대 사라지진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사랑일 것이다.

사랑이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사랑이 메말라가고 있는 지금 여인네들이 신데렐라 이야기로 가득한 티비에 빠져드는 이유는 통속적인 그 사랑이 그립기 때문일 터이다. 누구에겐 닭살이 돋아 보이고 뻔한 결말 같아 보일지라도 우린 모두 통속적인 사랑을 꿈꾸는 것이 아닐까? 나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산적인 사고가 오가는 사회 속에서도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현대인들. 그러나 메말라가고 있는 이 사회는 문학의 책임이라고 작가도 말하지 않는가! 내가 통속적인 사랑을 꿈꾸게 만든 것도 결국 문학의 책임일 지 모른다. 통속적인 사랑이든 심오한 사랑이든 시 한 편 속에 녹아 있는 생각의 단상들을 우리 모두 나누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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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8-2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정윤의 시, 저말 오랜만이군요.
'홀로서기'는 정말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이것도 기대됩니다!

sokdagi 2007-08-25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워낙 어려워하는데 요즘 조금씩 읽기 시작했답니다. ^^ 개인적으로는 안도현의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랑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가 훨씬 좋더라구요.

leeza 2007-09-0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 왠지 이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이곤 하죠. 근데 시라고 하니깐 왠지 망설여진다는~~ 도무지는 시는 어떻게 감상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젠 조금씩 도전해보려고요~ 더 좋은 책들도 부탁드려요~

sokdagi 2007-09-09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면 알수록 몰라서 덮어뒀다가 닥치는 대로 읽어보고 있습니다. 당장 입시를 치르는 것도 아니고 해서 제 맘대로 감상하고 도움받고 하니까 좀 뿌듯한 감도 있네요. ^^

2007-09-15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8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9-27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넘 오랜만이죠? ㅎㅎ 추석은 잘 지내셨지요? 보름달도 보셨구요?
가끔 들러 좋은 댓글로 힘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홀로서기'에 대한 기억도 아련하네요. 이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님의 리뷰로
대신 조금이나마 느껴봅니다. 통속적인 '사랑'이 그리워지는 나이, 그걸 넘어서는
어떤 나이가 느껴질 때가 올 것 같아요. 요즈음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요.
님, 늘 몸도 마음도 건강히 지내시기 바래요^^
 
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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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두 번째로 집어들었다. 요즘 한창 추리소설 붐이 일고 있는 이때 지인들과 고수들의 추천서에 포함되어 있는 책이기에 보관함에 고이 모셔뒀었다. 그런데 '모방범'을 읽고 나서 주저없이 그의 책을 모다 사버렸다. 그래서 읽은 것이 바로 이 '이유'란 책이다. '살육에 이르는 병'이 많이 회자되기에 기꺼이 그 책을 먼저 읽었는데 후회막급이었다. 식스 센스에 버금가는 반전이라고 선전을 해대기는 하는데 어째 읽고 난 다음 드는 찝찝한 마음. 한동안 추리 소설을 들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한 동안 건전하고(?) 유쾌할 듯 한 책을 읽어주다가 다시 집어든 책이 바로 이것이다. 이 소설을 단순히 '추리소설'이라고 명명하기엔 뭔가 부족할 듯 하다. 해설가도 밝혔다시피 르포르타주 형식을 빌어 사건의 발생부터 원인, 그 결과까지 서술해가는 작가의 솜씨에는 '억' 하고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이다. '모방범'을 읽었을 때에도 어떻게 저런 분량의 글을 한 순간도 흐트러지거나 느슨해지지 않고 써 나갈 수 있는가 싶었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책 대부분이 그러한 듯 하다. 엑스트라라고 치부할 듯도 한 사람인데 섬세하게 묘사한 그의 필치를 보면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책 속에서 허우적 대느라 곡기를 몇 번이나 놓쳤던지...

이 책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늘 그렇듯이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게다가 한창 부동산 경기로 시끄럽던 일본과 한국의 입장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주상복합지구에 있는 고급 아파트를 소유하고자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들을 그냥 사치로 치부하지 않고 가족의 의미와 연관시켜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할 수도 있다니... 나는 사건의 방사선 어드매 쯤 위치하고 있을까 생각하게 해 준다.

작중 인물이 말한다.(p553)

사람을 사람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과거'라는 것을 야스타카는 깨달았다. 이 '과거'는 경력이나 생활 이력 같은 표층적인 것이 아니다. '피'의 연결이다. 당신은 어디서 태어나 누구 손에 자랐는가. 누구와 함께 자랐는가. 그것이 과거이며, 그것이 인간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만든다. 그래야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를 잘라낸 인간은 거의 그림자나 다를 게 없다. 본체는 잘려버린 과거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것이다.

 라고 말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과거나 경험 따위 대충 던져버려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 나의 시점에서 보면 의미 심장한 말이다. 부부의 결합을 제외하고는 가족이 선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부부의 결합조차 선택의 범주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구성된 가족이 사회를 구성하고 국가를 구성하고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가족의 해체를 너무나 무관심하게 지켜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체된 가족을 지켜본다 하더라도 우리의, 나의 가족을 제외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존재한다.

'나는 소중하니까'라든지 '나는 나야'라는 광고 카피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아이덴티티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우린 가족을, 우리의 과거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나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이런 구구한 설명을 제외하더라도 미야베의 책은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고 재.미.만.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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