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패닉 - 코로나19는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었는가 팬데믹 시리즈 1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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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현 팬데믹 상황을 영화나 문학 작품을 통해 은유하는 시선은 지젝답구나 싶어서 무척 흥미롭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바이러스가 아닌, 이런 상황을 가져온 자본주의적 시스템 자체라는 주장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 대안이 ‘새로운 공산주의’라는 것에는 좀 의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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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0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도 사놨는데요!!!

잠자냥 2021-01-09 20:15   좋아요 0 | URL
금방 읽어욧-!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부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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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1960년대에 소련을 방문했던 보부아르와 사르트르를 생각나게 한다. 젊음과 노년에 대한 통찰력이 빛난다. 중간중간 억압받는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도 그렇고. 60대쯤 읽으면 이 부부의 생각에 더 공감하면서 읽을 듯. 이제 레 망다랭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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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 2호 Maniere de voir 2021 - 문학, 역사를 넘보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 Maniere de voir 2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월간지) 편집부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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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보다 더 좋은 2호! 문학이 주제라 완전 즐겁게 읽고 있다. 책 받자마자 ‘페미니즘과 SF를 융합한 휴머니스트, 어슐러 르 귄‘ 꼭지부터 읽었다. 아, 너무 좋아. ˝셰익스피어는 진짜 존재했을까˝? 다 읽고 알려드리겠음! 나딘 고디머, 자크 루보 글도 기대된다. 이 고급진 잡지 저처럼 정기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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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1-07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2월호는 구매하려구요~~잠자냥님은 정기구독하셨군요~역시!

잠자냥 2021-01-07 16:47   좋아요 1 | URL
이거 읽으시면 왠지 지성미가 뿜뿜 넘치는 듯한 착각을 굿즈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시간은 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2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지음, 김혜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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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러시아 작가, 그러니까 남자 작가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컸다. 그런데 요즘은 여성 작가의 글을 읽는 기쁨이 크다. 작년에 빅토리아 토카레바를 발견했다면 올해는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를 그 반열에 올려본다. 빅토리아 토카레바와 닮은 듯, 다른 작품 세계. 두 사람 모두 현대 러시아 여성 작가라 그런지,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많이 쓰고 있다. 그다지 화려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고단한 여성들의 삶.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의 작품이 훨씬 어둡다. 너무나 어두운 이야기를 썼다는 이유로 1980년대 중반까지 소련에서 출간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하니 짐작이 가지 않는가.

얼마나 어둡기에? 호기심이 인다.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새해 첫 권으로 읽기에 부적절하지 않을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으나 새로운 러시아 작가를 만나고 싶은 욕심이 더 앞서서, 2021년은 《시간은 밤》으로 시작한다. 이 책에는 중편인 <시간을 밤>을 비롯해 아주 짧은 단편 열 두 개 등 모두 열 세편이 실려 있다. 첫 번째 단편인 <알리바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윽고 나는 페트루솁스카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크고 까만 눈에 평범하고 교양 있어 보이는 유대인 여자 알리바바는 선술집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사실, 알리바바는 전에 사귀던 남자가 어이없는 이유로 집에서 내쫓았고, 자기만의 공간이 없었기에 눈치 보이는 엄마 집을 제외하고는 딱히 갈 곳이 없다. 알리바바는 이 선술집에서 술을 사마시기 위해 집에서 블로크 전집 여덟 번째 권을 들고 나왔다. 아홉 권짜리 부닌 전집은 이제 네 권밖에 남지 않았다. 아나톨 프랑스는 세권 밖에 남지 않았고. 술값으로 쓰기 위해 책을 팔아치운 것이다. 이런 묘사에 조금씩 반한 나는 알리바바의 사연이 더 궁금해진다. 책을 팔아서 술을 사마실 정도인 그녀는 알코올중독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그날은 운이 좋아서 아내도 엄마도 없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는 남자를 낚는 데 성공하고 그의 집에 함께 가게 된다. 친구들 집을 전전하는 일도 이제는 더 할 수 없는 알리바바는 이 남자의 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는 지나치게 암울한 이야기를 쓴다는 이유로 출간 금지당한 작가였다. 알리바바의 삶 또한 그리 쉽게 행운의 햇살이 비치지는 않을 것이다.

두 번째 단편 <밀그롬>에서는 자기 옷을 처음 만들어 입는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라고 해서 어린아이인줄 알았더니, 웬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갓 대학생이 된 18세 소녀이다. 고등학교 내내 교복 하나로 지내다가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처음으로 장학금에서 일부를 떼어내 옷을 지어 입을 천을 산 것이다. 그런데 이 옷 만들기는 실패로 돌아가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소녀는 재봉틀을 갖고 있는 ‘밀그롬’이라는 여성을 소개받게 된다. 소녀는 망가진 천을 들고 밀그롬을 찾아가고, 혼자 사는 노파인 밀그롬의 안타깝고도 서늘한 삶을 마주하게 된다. 첫 번째 단편에서도, 두 번째 단편에서도 여성들의 삶은 순탄하지 않다. 젊은 여자도, 중년 여성도, 노년 여성도 하나같이 삶은 힘겹기만 하다. 이어지는 모든 단편에서도 그렇다.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아가는 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모두가 가난에 쪼들리고 미혼모이거나 남편 없이 홀로 자식들을 키운다. 그러다 보니 알코올중독이거나 정신병을 앓기도 한다. 제대로 된 남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멀쩡(해 보일)한 때는 그저 여자를 침대로 데려가기 직전 그때뿐이다. 여자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을 때면 다들 어디론가 사라졌거나, 사라져간다. 그렇지 않은 남자들은 병상에 누워 돌봄의 대상이 되거나, 집 안에 있더라도 아내나 엄마 등 여자에 기생해서 살아간다.



그런 부류의 인간들의 사랑은 언제나 고상하고 플라토닉해서 어떤 것에도 대가를 치르려고 하지 않는다. 비물질적인 사랑인 것이다. 혼자 쓰기에도 늘 돈이 부족해서, 그네들은 동전 한 닢에도 목을 맸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동차, 컴퓨터, 비디오카메라 등을 사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를 위해 평생 돈을 모았으며, 공짜로 ‘결혼하기’를 아주 좋아했다. 아무래도 여자에게 들어가는 자신의 물건을 무슨 현금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시간은 밤>, 204쪽)

가난하고 불완전한 삶이 가져다주는 고통과 걱정은 온통 여성의 몫이다. 남편도 없이, 이렇다 할 변변한 직업도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며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다 보니, 여자는 자기 의지와는 달리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쉽게 뒷골목 아이가 되고, 자기에게 아주 작은 애정과 관심을 보이는 남자만 있어도 금세 마음을 열어 결국 미혼모가 된다. 그러면 또 그 아이는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게 되고, 가난과 고독과 절망, 알코올중독과 정신병이 또다시 대물림 되고 만다. 끊고 싶어도 도무지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이다.

중편이자 이 책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은 밤>에는 이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인공 ‘안나’는 가난한 오십대 중반의 시인으로 남편 없이 딸과 아들을 키운다. 시인이라고는 해도, 그녀의 시는 일 년에 오직 한 번, 여성의 날에 시 두 편이 잡지에 실리는 게 고작이다. 안나는 아버지 없이 컸으며 엄마는 늘 그녀에게 상처만 주었다. 딸 ‘알료나’ 또한 안나가 그랬듯이 책임감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남자를 만나 미혼모가 된다. 그런 딸을 한심하다고 구박하면서도 손자만큼은 보물처럼 키우며 돌보는 안나. 한편 아들은 패싸움에 휘말렸다가 가난 때문에 다른 애들의 죄까지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가 있다. 출소한 후로도 변변한 일자리를 얻기는커녕 알코올중독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머니와 자식만으로 이루어진 가족 형태가 반복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 것이다. 안나가 자신의 엄마에게 상처받았듯이 이제는 안나가 딸 알료나를 아프게 한다. 모녀는 애증의 관계, 상처 주고받기를 일삼는다. <시간의 밤>은 버림받은 여자와 아이들이 어떻게든 가정을 이루려 애쓰다 실패하는지, 그런 그들이 나이 들어가며 고독과 절망 속에서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를 세밀하게 그린다.



모든 것이 허공에 매달린 날붙이 같았고, 우리 삶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져버릴 듯했다. 덫이 탁, 하고 닫힌다. 매일같이 우리 뒤로 그렇게 덫이 닫혔고, 때로는 위에서 통나무가 떨어지기도 했다. (<시간은 밤>, 228쪽)


페트루솁스카야의 작품을 읽는 일은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수세미처럼 너덜너덜해 인간’(198쪽)의 삶이, ‘마치 늪으로 빠져들 듯 모스크바의 삶 속’(155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과장도 미화도 없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는 말한다. ‘직장과 남자는, 아이들이 자라온 시간을 되짚어보건대, 체호프 작품에서 나오는 것과 똑같다. 하나같이 속물적이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 보면 무엇인들 속물적이지 않겠는가?’(237쪽)하고. 이 속물적인 인간의 삶이 날것 그대로 까발려진다. 그토록 힘겨운 그들의 삶을 지켜보노라면 소비에트 사회의 모순도 자연스레 눈앞에 그려진다. 가난하고 힘없는 여성과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잔혹하기만 한 소비에트 사회. 그러나 그 가난은 결국 그들의 아버지(스탈린 또는 국가)가 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그 아버지는 나 몰라라 방관만하는 사회. 이런 날선 비판의 시선이 작품 전반에 스며있다. 러시아에는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 같은 위대한 작가들이 있다. 그러나 그 뒤에는 그들의 아내였던, 소피아, 안나 같은 여성들이 있었다. 남자들의 삶에 가려져 희생을 강요당하고 그러고도 악처 소리나 듣는 그 여성들. 그런 여성들의 참모습을 페트루솁스카야는 생생히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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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1-06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책 샀습니다. ㅎㅎㅎㅎㅎ

잠자냥 2021-01-06 15:52   좋아요 2 | URL
그런데 이 책 읽다 보면 술 마시고 싶어져요! ㅋㅋ

Falstaff 2021-01-06 16:03   좋아요 2 | URL
앗,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요. 하, 좋아요 한 열 번 클릭하고 싶어요!!!! ㅋㅋㅋㅋ 산 김에 토카레바도 얹었습니다!

레삭매냐 2021-01-06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렁 집에 가서 책 찾아봐야겠습니다.

잠자냥 2021-01-06 17:55   좋아요 0 | URL
쉽게 찾게 되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1-01-06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은데, 암울한 분위기가 잠자냥님 리뷰만으로도 완벽하게 전해지네요. 러시아에 이런 훌륭한 여성작가가 있었다니요.
톨스토이랑 도스토예프스키만 아는 나란 사람 ㅠㅠ

잠자냥 2021-01-06 22:12   좋아요 0 | URL
빅토리아 토카레바랑 이 작가는 꼭 읽으세용~ ㅎㅎ

syo 2021-01-06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을 것들 자꾸 쌓아주시는 잠 모님과 fal 모님. 이 애증의 고수들....^ㅂ^

잠자냥 2021-01-06 22:12   좋아요 0 | URL
읽으세용~ ㅎㅎㅎ

coolcat329 2021-01-07 13:13   좋아요 1 | URL
아! ㅋㅋ 동감입니다.

다락방 2021-01-07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믿고 따르겠습니다!

잠자냥 2021-01-07 10:47   좋아요 1 | URL
토카레바 좋아하셨으니까 이 책도 마음에 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닷!
 
시간은 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2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지음, 김혜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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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고독하고 지독한 절망에 시달리는 러시아 여성들의 삶을 담담히 그리고 있는데 감탄이 나올 만큼 잘 썼다. 이 참담한 이야기 속에서도 언뜻언뜻 보이는 역설적인 유머도 빛난다. 러시아는 대체 어떤 나라이기에 이런 빼어난 작가들이 이토록 많은 걸까? 빅토리아 토카레바 만큼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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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1-05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문학동네, 이젠 세계문학전집 접었을까요? 같은 표지로.... 이거 좀 반칙 같은 기분이 듭니다. 씨, 나왔는지도 몰랐는데.
어, 그것도 아니네요. 세계문학전집으로 검색하니까 뜨긴 뜹니다. 하긴 뭐 지들 맘대로니까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1-01-05 11:10   좋아요 1 | URL
이거 문동 세계문학전집 맞아요. 이 책 뒤쪽에 보면 전집 리스트 쭉 써 있는데, 이 책이 챈들러 <빅슬립> 다음인 192번입니다. 근데 알라딘에서는 왜 192번으로 표기가 안 된 것인지 모르겠네요.

레삭매냐 2021-01-05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작년 가을에 사두었습니다...
언제고 읽어 보려고요.
하도 좋다들 하여서 ㅋㅋ

근데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잠자냥 2021-01-05 13:04   좋아요 0 | URL
어여 찾아보세욧! ㅎㅎ 레삭매냐 님 마음에도 들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