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럴 여유가 없다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새로이 읽을 책이 쌓이고 쌓였는데 읽은 책을 또 읽는다니!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가끔은 해를 지나, 몇 년에 한번쯤 생각이 나서 읽고 또 읽는 책들이 있다. 며칠 전 읽은 <소세키의 말>의 나쓰메 소세키 작품이 그렇다. <마음>이나 <행인>, <한눈팔기> 등은 모두 두 차례 넘게 읽었고, <산시로> <그 후>도 두 번은 읽은 것 같다. <소세키의 말>을 읽노라니 이번에는 왠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흥미롭게 읽기는 했지만 소세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좀 유치하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그런데 <소세키의 말>에 나오는 명문장들의 출처 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과거 <나는 고양이....>를 읽었을 땐 내가 무려 집사가 되기 전이었다. 고양이란 존재를 잘 모르면서 읽었을 때와 여러 마리 고양이님들을 모시고 사는 집사가 된 지금 이 책을 읽는 감상은 아마도 많이 다르리라.

내가 다시 읽기를 주저하지 않는 또 다른 작가는 안톤 체호프이다. 워낙 단편을 많이 남긴 작가이고 단편의 속성상 읽고 나면 금세 휘발되기 때문에(물론 그렇지 않은 작품도 분명히 있기는 하다), 몇 해가 지나 읽으면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고 예전에는 몰랐던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게다가 체호프 또한 담백하면서도 진솔한 문장에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다. 나이 들수록 무릎을 치게 만든다. 예컨대 내가 몹시 좋아하는 체호프의 문장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인생은 아주 천박해. 원수라 해도 이런 인생을 권하고 싶지 않아.”(안톤 체호프, <벚꽃동산>, 열린책들, p.33) 또 이런 구절은 어떠한가? “당신은 명성, 행복, 어떤 산뜻하고 흥미로운 인생에 대해 말하는데,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그 모든 멋진 말들이 내가 먹어보지 못한 마멀레이드와 똑같아요.” (안톤 체호프, <갈매기>, 《체호프 희곡 전집》, 시공사, p.426) 지금 이 구절들을 읽으며 또 한번 감탄한다. 이러니 체호프는 두고두고 읽지 않을 수가 없구나.

소세키와 체호프 두 작가의 공통점은 (내겐) 또 있다. 두 작가의 신간 알림을 해두었다는 것이다. 둘 다 죽은 지 한참 지났고 국내에 소개될 만한 작품은 이미 다 소개되었다(특히 나쓰메 소세키는 더 나올 게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이 두 작가들의 작품이 혹시라도 새롭게 발굴되는 게 없는가, 아직 못 발견했던 단편이라도 나오는 게 아닌가 싶어서 언제나 눈을 빤짝이며 기다린다. 체호프의 경우에는 그 수많은 단편모음집 가운데 내가 읽지 못한 작품이 실려 있기라도 하면 침을 꿀꺽 삼키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다. 읽고 싶다. 읽어야 한다! 최근에 읽은 《아내/세 자매》도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세 자매>는 이미 희곡으로 여러 차례 읽은 터라 이 책을 사? 말아? 고민 또 고민 하던 중 ‘밀리의 서재’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쾌재를 불렀다. <아내>를 펼쳐서 허겁지겁 읽던 나는 이 작품의 초반부터 역시 체호프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과 같은 구절 때문이었다. 


25년에서 35년 전, 이 집에 와서 먹고 마시며 가면무도회를 벌이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지겨울 정도로 자기의 사냥개 무리와 말들을 자랑하며 떠벌렸던 숱한 지인 가운데 오직 한 사람, 이반 이바니치 브라긴만이 살아 있다. 그는 무척 활발했고 말이 많고 목소리가 컸고 쉽게 사랑에 빠졌으며, 여자들뿐 아니라 남자들까지 매료하는 독특한 표정과 뚜렷한 견해로 유명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늙어 살이 찌고 자기 견해도 표정도 없이 하루하루 여생을 이어 가고 있었다. -(안톤 체호프, <아내>, 《아내/세 자매》, 열린책들)


이 짧은 묘사에는 내가 체호프를 좋아하는 이유가 모두 담겨 있다. 한때는 빛났을 그러나 결국 지나가버린, 시들어버린 삶, 씁쓸함과 서글픔만 남은 인생. 그럼에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인간. 그걸 담은 담백하면서도 어딘지 쓸쓸한 문장…. 더 읽어나가노라니 이런 문장과 묘사들이 폭죽처럼 터진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처럼 아름답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내>는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 내가 진작 읽은 작품인가? 아닌데?!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아! 하고 무릎을 친다. 기시감의 근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본 영화 <윈터 슬립 Winter Sleep>(2014)이 떠오른 것이다. 이 영화는 2014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황량하지만 아름다운 튀르키예 카파도키아를 배경으로 결코 아름답지 않은, 서늘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러닝타임만 196분으로 장장 세 시간이 넘는 영화인데 흡인력이 있어서 보는 내내 몰입한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체호프의 단편을 바탕으로 각색했다는 기사를 읽었고 그래서 그런지 보면서도 체호프 작품 같기도 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로 이 영화가 <아내>를 각색한 것이었다니! 드디어 퍼즐이 맞춰졌다. 영화의 주인공 ‘아이딘’은 전직 배우이자 작가로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서 호텔 ‘오셀로’를 운영하면서 그 마을에서는 보기 드문 ‘지식인’으로 행세하면서 살아간다. 남부럽지 않은 명성과 많은 부를 누리고 있는 그는 늘 양심과 도덕을 운운하며 주변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면서 자신이 공정하고 자비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주변 사람들은 그의 부에 의지하거나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살아가기는 해도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니, 도리어 그를 불편해한다. 그를 기피하는 듯한 태도는 가족이 더욱 심한데 여동생 ‘네즐라’는 그를 보면 신랄하게 비난하기 바쁘다. 더 지독하게도 그의 아내 ‘니할’조차 그를 매우 싸늘하게 대한다. ‘아이딘’을 보는 그녀의 시선은 경멸에 가깝다. 사랑과 애정, 존경, 존중 같은 것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부부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영화는 ‘아이딘’의 시선으로 둘 사이 권태의 뿌리를 찾아간다.




<윈터 슬립 Kış Uykusu/Winter Sleep>(2014)- 체호프의 <아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만 후반부는 원작과 조금 다르다.



체호프의 <아내>도 <윈터 슬립>과 비슷하게 시작한다. 대기근과 역병이 휩쓸고 간 1890년대 초의 러시아 한 마을. 지식인 ‘파벨 안드레예비치’는 저술 활동에 집중하고자 시골 영지로 거처를 옮겨 지내지만 어딘지 늘 마음이 불편하다. 농민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이런저런 사업을 구상하지만 굶주리고 병든 지역 농민들은 죄다 미개하게만 보이고, 집에 도둑까지 들어 마을 사람들이 왠지 다 도둑 같기만 하다. 춥고 우중충한 러시아의 겨울 날씨도 못마땅하고, 설상가상 아름답고 젊은 아내와는 오랜 불화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은 귀족이므로 이 지역 구호 사업에 큰돈을 기부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윈터 슬립>의 ‘아이딘’과 <아내>의 ‘파벨’은 완전히 닮은꼴이다. 원작인 <아내>는 좀 더 세밀하게 그들 부부의 내밀한 속사정과 ‘파벨’이라는 인간이 지닌 근본적인 모순을 통렬하게 폭로한다.


“당신은 대단한 가문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무척 정직하고 정의로우며, 확실한 원칙을 지닌 사람 아닌가요.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당신이 어딜 가든, 당신이 있으면 사람들은 숨이 막히고 부담스럽고 멸시받는 몹시 굴욕적인 기분이 들지요. 당신은 자신이 고결하다고 생각하니까 온 세상을 미워해요. 신앙이 있는 사람은 그 믿음이 무지와 미숙함의 표현이라며 미워하고, 신앙이 없는 사람은 믿음과 이상이 없다며 미워하지요. 노인은 보수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싫어하고, 젊은이는 자유분방하다고 싫어하죠. 농민과 국가의 이익은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개인적으로 농부를 만나면 혹시 도둑이나 강도가 아닐까 의심하면서 미워해요. 스스로 옳고 항상 원칙의 토대 위에 서 있다고 여기기에 소작농이나 이웃을 끊임없이 심판하려 들지요. 호밀 스무 자루를 도둑맞았을 때도, 질서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면서 도지사와 여러 관청에 농부들을 고발하다 못해 페테르부르크에까지 고발했어요. 원칙의 토대라니!” 아내는 웃음을 터뜨리며 계속 말했다. “그렇게 대단한 규범과 도덕을 내세우며 당신은 내게 여권도 주지 않고 있어요. 자존심 있는 젊고 건강한 여자가 무료와 갈망과 끊임없는 불안에 휩싸여 살아가면서, 대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한테 식사와 집을 제공받으라는 도덕과 법규라도 있나보군요. 당신은 규범을 속속들이 아는 데다 대단히 정직하고 정의로워서 결혼과 가정의 기반을 존중한다지만, 실상은 일평생 선한 일을 한 적이 없고, 모두가 당신을 싫어하고, 누구를 만나든 충돌하고, 또 결혼한 7년 동안 아내와 겨우 일곱 달을 같이 지냈을 뿐이에요. 당신에게는 아내가 없고, 내게는 남편이 없죠. 당신 같은 사람과 함께 살기란 불가능해요” -(안톤 체호프, <아내>, 《아내/세 자매》, 열린책들)



아내의 눈에 비친 남편 ‘파벨’은 돈은 많지만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능하고 속물적인 지식일 뿐이다. 게다가 그 위선이란! 이런 남편에게 여권을 빼앗긴 채 자유마저 박탈당하고 그의 재산에 기대어 기생충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내 ‘나탈리야’ 또한 불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녀의 얼굴에 오로지 웃음이 번지는 순간은 집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왁자지껄한 가운데 구호 활동을 도모하는 때이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이 집은 남편의 집인 데다가 남편 파벨의 명성이 없었다면 ‘나탈리야’가 벌이는 자선사업이 그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그게 어떤 인생인지 도대체 알지 못해 궁금할 뿐이고, 이제는 되돌릴 수조차 없다고 한탄하는 아내. 이 두 부부에게는 서로가 지옥이다. 이 지옥을 벗어날 방법이 과연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파밸’(이자 ‘아이딘’)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며 인정받고 영향력을 행사하길 바라지만 그들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느끼지는 못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위선을 꿰뚫어 보는 사람들은 아내인 ‘나탈리야’처럼 그를 경멸하거나 무시하거나 아니면 대놓고 불편한 감정을 털어놓기도 한다. 당신은 내면이 근본적으로 미개하다고,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않고, 혐오나 하는 폐쇄된 삶을 살기 때문이라고, 책을 읽어도 공학 서적만 읽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좋은 책도 많다고 아내는 소리친다. 그를 찾아온 오랜 지인조차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마침내 털어놓는다. 자넬 무척 좋아하긴 해도 높이 사지는 않는다고, 존경하지는 않는다고. 외모만 보면 자네는 진실한 사람 같긴 해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도 고상하게 하고 지적이고 쳐다보기도 힘든 높은 공직에도 있었지만 자네의 영혼은 진실하지 않다고. 영혼의 힘이 없어 그렇다고.... 

파벨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도 인생도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았던 자기, 창작에 임하는 행복한 순간에조차 죽음, 파괴, 소멸을 내내 생각했기에 자신의 작품을 이루는 선들은 무의미하고 유한하며 소심하고 초라할 뿐이라고..... 자, 이 깨달음은 그를 구원해줄 것인가? 체호프도 소세키도 인간이라는 존재를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소세키 쪽이 더 염세적이다. 인생에도 사랑에도 사람에도. 그럼에도 그들의 작품이 빛을 내는 것은 그런 인간일지라도 인생일지라도 끝내 구원의 희망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나 또한 인간이란 존재를 딱히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혐오하기 일쑤이고 인간의 저급한 속성을 보면 혀를 끌끌 차기 바쁘다. 그런데 혹시 나는 파벨을 닮은 인간은 아니던가. 영혼이 진실하지 않은, 겉보기에만 진실해 보이는 그런 속물적인 인간은 아닌가. 이번에는 체호프의 저 문장들이 나를 향해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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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6-26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을 무려 ‘빤짝이는‘ 잠자냥이라니 🤩
거참 잠냥님이 이렇게 극찬하시는데 빨리 좀 읽어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한숨)
아내가 하는 말이 참 통렬하네요. 혹시 나는 그런 인간이 아닐까 뜨끔합니다.

잠자냥 2025-06-27 09:35   좋아요 1 | URL
뻥입니다. 사실 제 눈은 늘 동태눈입니다....ㅋㅋㅋㅋ
괭님 아직 소세키나 체포흐 안 읽어봤나요? 행운입니다. 앞으로 읽을 책이 많다니! ㅋㅋㅋ
저도 저 아내 말에도 뜨끔했어요....; ㅋ

파란놀 2025-06-27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찮은 책이건 대단한 책이건, 한 벌을 훑고서 ‘읽었다’고 여기는 마음이기에, 오늘날에는 책을 ‘많이 사는’ 사람은 많아도, 막상 책을 ‘알아보는’ 눈길은 드물다고 느낍니다. 온누리에 안 바쁜 사람은 아무도 없게 마련이라서, 어느 책이건 여러 벌 차근차근 되읽을 틈을 스스로 내지 않을 적에는, 어느 책이건 겉이며 속을 제대로 모르는 채 지나가기만 하겠지요.

‘읽기’란 스스로 이곳에 고이 있으면서, 나하고 너(나를 둘러싼 모든 숨결)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면서 이으려고 하는 몸짓이라고 봅니다. ‘읽다’란 ‘일다 + 익다’이기에, 마음에 일어나고 마음으로 익히는 ‘읽다’를 이루려면, 더 많은 책을 더 많이 눈으로만 훑을 적에는 ‘훑다’에서 그칠 테지요. 틈이 없이 밭아서 훑는 하루에서 그친다면, 스스로 이곳에 있으면서 물결을 일으키는 읽는 살림에는 못 닿는구나 싶어요.

마음에 드는 몇 가지 책이나 글바치만 되읽을 적에는 으레 몇 가지 눈길에 고이거나 닫힌다고 느낍니다. 마음에 안 드는 모든 책이나 글바치도 언제나 나란히 되읽으면서 차분히 새길 적에는 스스로 새롭게 피어나는 눈길로 깨어난다고 느낍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읽눈(문해력)을 잃고 잊는 까닭이라면, 먼저 어른 자리에 있는 사람들부터 읽눈을 되찾을 일이라고 봅니다. 모든 책을 꾸준히 지켜보고 살펴보고 돌아볼 적에, 모든 일과 이웃과 들숲메바다를 찬찬히 헤아리고 알아보고 품을 적에, 나부터 읽눈을 틔우고서 아이어른 모두 읽빛을 밝힐 테고요.

바람돌이 2025-06-2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이 두번 읽는 책, 소세키와 체홉, 도대체 너무 유명한데 저는 어느 지점에서 이들과 만날 기회를 한번도 만나지 못한걸까요? 맨날 언젠가 읽겠지래...ㅠ.ㅠ 소세키와 체홈 여러번 반복하면서 다음 도서관 갈때는 이들 책 한권씩 일단 들고오자 다짐 다짐합니다. ^^

잠자냥 2025-06-27 09:36   좋아요 0 | URL
우앙 바람돌이 님도 아직 못 만나셨어요? 이런 행운이22222
바람돌이 님 나이 대에 읽으시면 더 풍성하게 느껴질 작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25-06-2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여권을 빼앗았다는 것에서 깊은 분노를 느낍니다. 아내는 자신이 원할 때 움직이는 걸 할 수 없다는 거잖아요? 도망가고 싶다, 진짜..

러시아 작가들은 제가 얼마 읽어본 건 아니지만, 진짜 그 어떤 내적 갈등과 인간의 찌질한 모습과 이런걸 정말 잘 쓰는 것 같아요. <아내>도 읽어보고 싶은데 제가 가진 책은 아닌거라는거죠?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장바구니로..

잠자냥 2025-06-27 11:24   좋아요 0 | URL
(그런 일은 절대 없으리라고 생각합닌다만) ㅋㅋㅋ 여권 빼앗긴 다락방 상상하니....🤣🤣
저 아내도 여권 빼앗은 남편한테 진짜 분노하고요, 또..... 분노하는 일이 있는데 그 장면 읽을 땐 저도 진짜 빡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러시아 작가들이 인간의 내적 갈등&찌질한 모습 묘사는 정말 잘 하는 것 같아요(본인들이 그런 걸까요? ㅋㅋㅋ) 아무튼 <아내>... 는 제가 갖고 있는 체호프 단편선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이라서 다락방 님도 그럴 것 같네요.

단발머리 2025-06-27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놀람 포인트는 그래도.... 사람들이 같이 살아간다는 거에요. 파밸도 아이딘도 사람들 안 좋아한다 하면서도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하길 원하는 그런 마음이요. 자신이 뭔가 더 나은 위치에 있음을 내내 드러내고 싶어하는 거요. 애정을 갈구하는 거. 그런게 저는 많이 신기합니다.

잠자냥님이 소세키를 여러 번 읽으신다니 소세키가 다르게 보이네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마음>이랑 <그 후>는 좀 더 나이가 들어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어요. 아직 안 읽은 소세키 책도 많이 있지만서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6-27 12:42   좋아요 1 | URL
인간은 사람하고 어울려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고 사람 위에서 군림하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뭐 물론 사람과 떨어져서 지내면서도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겠고요(아니 대체 사람이란 단어를 몇 번이나 쓰는 것인가....! ㅋㅋㅋ) 파벨(아이딘)은 아내하고 사랑하면서 살고 싶은데 사랑하는 방식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나쓰메 소세키를 달리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ㅋㅋㅋ 소세키는 아내한테 보낸 편지 같은 것들 보면 좀.... 파벨(아이딘)과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으로서는 좀 싫은 면도 많은 그런 일남? ㅋㅋㅋ 그렇지만 작품만큼은 (이런저런 의미로) 아름답습니다. 늙어서 읽어도 좋을 그런 작품들인 것 같고요.

Forgettable. 2025-06-2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윈터 슬립.. 보고 대차게 전남친이랑 싸웠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 체홉이 원작이었군요!

잠자냥 2025-06-27 13: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구남친이 아이딘 같았나보군요…?!🤣